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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움톡톡 - 경쟁작부문] 그 여자, 박제된 공주, 충심.소소, 플라맹코 소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9. 20:26

“각기 다른 위치에, 상황에 놓여있는 네 명의 여성의 삶이 한 자리에서 보여지는 순간”
_ 15회차 경쟁작 상영부문 ‘그 여자’, ‘박제된 공주’, ‘충심, 소소’, ‘플라맹코 소녀’

7번째 여성인권영화제의 3번째 날을 맞았다. “각기 다른 위치에, 상황에 놓여있는 네 명의 여성의 삶이 한 자리에서”보여지는 순간 관객들은 이 여성들의 삶에 공감하고 직면했다. 여느 때 보다 긴장되는 시간 15회 차 경쟁부분 상영작은 총 4개. ‘그 여자’, ‘박제된 공주’, ‘충심, 소소’, ‘플라맹코 소녀’가 관객들의 긴장 속에서 연속 상영되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그 여자>

영화 ‘그 여자’ 에서 이십 여 년 전 성전환 수술을 한 윤희는 누가 봐도 여자이고 법적으로도 혼인신고를 위해 호적정정을 할 정도로 ‘여자’의 삶에 의지가 있다. 어느 날 윤희의 형인 민식이 윤희를 찾아와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과 더불어 어머니를 만나자고 이야기 하지만 오랜 시간 가족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윤희의 내적갈등에 관한 영화.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박제된 공주>

 ‘박제된 공주’ 에서 명진은 전세금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자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 위기에 처하자 누가 봐도 좋은 조건의 월세 집으로 이사를 갈 기회가 생겼는데 그 집은 여성 연속 성폭행 살인사건의 가해자의 집이고 명진은 이 사실을 모른다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충심, 소소>

 세 번째 영화인 ‘충심, 소소’ 는 불법 탈북자 충심이 안마방에서 일하면서 공안의 단속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자신의 거처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플라맹코 소녀> 

 마지막으로 상영된 영화 ‘플라맹코 소녀’ 에서 고등학생 정혜. 낮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취업을 준비한다. 하루하루 녹록치 않은 삶이고 자신감 없이 무기력하게 사는 명진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주는 건 바로 플라맹코다. 

 

※ 톡톡 현장

트랜스 젠더 여성(M to F), 성폭력을 피했지만 결국 성폭력이 일어난 장소애서 벗어나지 못한 명진, 중국 단동의 불법 탈북자 여성, 취업을 준비하는 여고생. 다양한 네 여성의 스토리텔링이 끝나고 곧바로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졌다. GV에는 플라맹코 소녀의 이찬호 감독, 박제된 공주의 전하영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드는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전 감독은 “영화를 상영할 때 관객들의 반응하는 부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달라서 오히려 재미있었다.”라고 이 감독은 “매번 새로운 느낌이 든다. 관객의 반응에 촉각을 세우게 되는데. 이 기회를 통해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GV의 시작을 이어갔다.

Q. 관객1 : 영화 ‘플라맹코’에서 소녀가 마지막에 분노의 춤(플라맹코)을 춰서 좋았다. 떨림과 불안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플라맹코 만큼은 열정적인 것을 보면서 소녀가 춤을 추는 의미는 감독에게는 무엇일까?
A. 이 감독 : 여고생의 삶을 개입 없이 그려내고 싶었지만 플라맹코 만큼은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취업을 해야 하고 현실 속에서 주인공 정혜에게 무언가 믿는 한 구석 내지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하나의 자신감으로 플라맹코를 표현했다.

Q. 관객1 : “이어진 질문이다. 영화 ‘박제된 공주’에서 여성의 안전과 더불어 집값 때문에 여려움을 겪는 스토리 등 여러모로 실제로 자기의 공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살 것이라 생각한다. 공간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는데 작품을 풀어내는 의도를 직접 듣고 싶다.
A. 전 감독 : 당시의 일상적 표현의 요소들이 많이 들어갔다. 당시 내 주위엔 뉴스에서 수많은 사건들을 접하는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던 때였다. 집이라는 공간으로 축소시켰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불안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Q. 관객2: 왜 굳이 플라맹코라는 춤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A. 이 감독 : 집시의 춤처럼 자유를 갈구하는 느낌과 애상을 마음껏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의도다. 실제로 제작 전에 어떤 여고생이 자기는 스페인에 가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어찌 되었건 그 여고생이 좋은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막연한 바람이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게 플라맹코를 선택한 이유다. 

Q. 관객3 : ‘박제된 공주’의 시작 부분에 폭력에서 벗어나고 혹은 피해를 입은 두 사람이 동시에 두 길을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 의미를 묻고싶다.
A. 전 감독 : 사건이 영화로 다뤄질 때 보통 사건 자체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속에서 벌어지는 시각적 폭력 혹은 쾌락이 불편했다. 약간 떨어져 있지만 느슨하게 연결되어있는 관찰자의 위치에 대해 고민했다, 두 길을 나누었다.


경쟁작인 만큼 감독들에게도 긴장된 시간이지만 특히 GV가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질 정도로 관객들에게도 열정적인 시간이었다. ‘여성의 삶이 이렇다!’ 라는 말 대신에 20분의 짧은 영화에서 느껴지는 메시지 그리고 이를 섬세하게 담아내려는 감독들의 고민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