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톡톡

피움 톡톡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10. 01:43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사회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혁명가들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 피움 톡톡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 스틸컷

 

9일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는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을 상영하고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와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관객과 소통하는 피움 톡톡을 진행했다.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은 쿠바와 이란, 중국에서 정부의 인권 유린과 언론 탄압에 맞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세 여성들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이들을 반체제인사로 규정하고 가택에 감금하거나 해외출국을 금지하고, 인터넷과 전화를 끊고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등 억압하는 정부의 모습을 비판한다.

 

여성인권영화제에 게스트로 초대된 점에 대해 근데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왜 하필 날 불렀지? 딱히 떠오르는 이유가 없네요.”라는 트윗을 올렸던 진중권 교수는 영화를 보고나니 나를 왜 불렀는지 알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영화만큼 억압적인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측면도 있다. 나는 영화를 보고 80년대 학생운동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그 때는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최첨단 기술은 없었지만 가리방 등사기와 롤러로 유인물을 만들어 여자 후배와 데이트 하는 척 손을 잡고 인천 공단에 배포하곤 했었다. 오늘날은 그런 모든 활동을 인터넷으로 대신 하는 셈이다. 예전에 인터넷이 있었으면 전두환 정권 금방 무너졌을 텐데.”라며 소감을 말했다.

 

피움톡톡 현장스케치 : 사회자 - 최선혜 활동가/게스트 - 진중권 교수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이에 여성인권영화제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다룬 영화가 많다.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은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는 여성들을 그린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하며 객석에 마이크를 건넸다.

 

영화를 본 한 관객은 진중권 교수에게 국정원과 사이버 수사대, 일일 베스트 게시판 등 인터넷 공간에서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의식 있는 개인 네티즌들이 어떻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가질문해 인터넷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서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진 교수는 온라인은 오프라인 없이는 찻잔 속의 태풍일 뿐, 과거엔 말할 것이 있어도 전파할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있다. 인터넷은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터질 시점에 변화의 촉매가 되고 스파크가 된다. 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회가 또 다시 활성화될 거라 믿는다. 그 때까진 고양이랑 놀면서 기다려 보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객은 SNS와 블로그 등 뉴미디어가 사회개혁을 이끌어낸다는 긍정적 측면을 다룬 <금지된 목소리: 혁명을 시작한 블로거들>과 대조적으로 온라인 네트워크로 인해 파멸되어가는 사람들과 SNS의 폐해를 다룬 최근 개봉작 <디스커넥트>를 언급하며 SNS의 역효과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다. 진 교수는 비행기와 더불어 추락도 발명됐다는 폴 비릴리오의 말을 인용하며, “모든 것은 역효과를 가지기 마련이다. 러다이트 운동도 아닌데 뉴미디어를 모든 불행의 원인으로 생각해 때려 부숴야 한다는 식의 논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뉴미디어를 바라보는 태도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점점 더 발전하는 기술, 앞으로 등장할 또 다른 사회관계와 정치의 장이 기대된다. 그래서 나는 뉴미디어에 대해 진보적인 편이다.”라고 응했다.

 

관객과 게스트가 영화로 소통하는 피움 톡톡은 여성인권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우리 사회에서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를 드러내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최선혜 활동가의 마무리와 함께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