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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여성인권영화제의 질주

한국여성의전화 2014. 9. 28. 19:30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여성인권영화제의 질주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RUSH)’ 폐막


 

‘질주(RUSH)’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가 9월 28일(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총 4일간 열린 이번 영화제는 전 세계 13개국에서 초청된 29개 작품이 상영되어 영화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상 수상작 <수지>의 배우 박소담

 

폐막작으로는 경쟁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수지>가 상영되었다. 관객 심사단 양성은 씨는 "이 영화에서, 억지로 참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 통쾌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수지>의 김신정 감독은 “부족함이 많은 영화지만, 어이없을 정도로 과감하고 호쾌한 결말을 오히려 좋게 봐주신게 아닐까 생각해본다."며, "모든 수지들이 화가 날 땐 화를 내고, 울분이 들 땐 울분을 터뜨리며 기꺼이 지지않고 살아나가길 응원한다.”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반짝이는 박수소리>

 

관객상은 이길보라 감독의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차지했다. 장애를 가진 부모와 비장애인 감독 보라씨, 동생 광희씨 가족에 관한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관객평가단 양성은씨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어린 시선을 깨고, ‘일반적 가족'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길보라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해내는 이야기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훌륭한 지지자인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다큐멘터리를 함께 만든 조연출과 미술감독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 후에는 4일간의 여정을 담은 여성인권영화제 스케치 영상을 통해 길고도 짧았던 영화제를 함께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열심히 준비하고 진행한 스텝들과 영화를 보러 온 많은 관객들의 모습에서, 여성인권영화제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정춘숙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환기를 준 것 같다"며,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에서 보여 주었던 열정, 에너지, 헌신을 통해 앞으로도 모두가 평등한 세상, 여성에 대한 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우리 여성인권영화제와 함께하신 모든 분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발언으로 폐막 선언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씨의 축하공연으로 폐막식의 막이 내렸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식 현장


이번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를 만들고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여성인권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란희는 "개막식 영화 <가볍게, 더 높이>의 주인공 뚤라시(Thulasi),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의 디나 월터스, 그리고 <수지>, <원더우먼>, <수전 손택에 관하여>등의 여러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이 머리를 스쳐갔다"며, "이 분들이 보여줬던 용기와 도전이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으면 좋겠고, 영화제 기간동안 관객들이 설문 조사를 통해 보여준 문제의식이 우리에게도 감명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에 관객으로 참여한 조은(동국대학교 사회학과 명예 교수)는 영화 <수전 손택에 관하여>를 보고 “감동적이면서도 자기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수전 손택의 용기를 부러워하면서 봤다"며, "그 사람이 느끼는 고통이 전염되기에 오는 아픔과, '우리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양가적인 마음이 들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인 유지나(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수전 손택에 관하여>에 대해, "영화가 찡하면서도 짠했다"며, "잘난 여자는 세계 도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해서 즐겁습니다.”라는 유머섞인 영화평을 전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을 때, 곳곳에서 여성 인권 운동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같은 여성의 위치을 보며 우리는 좌절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는 고군분투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작은 한 걸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희망을 전해 왔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우리의 치열한 고민과 뜨거운 행동을 멈추지 않고 질주할 것을 약속해본다. 이번 여성인권영화제 질주는, 멈추지 않았던 당신에게 바치는 격려이자 헌사이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황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