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피움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를 돌아보며]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

한국여성의전화 2014. 10. 16. 17:23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

-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를 돌아보며 -

 

 

지난 9월 25일부터 3일간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는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가 펼쳐졌다. 국내 유일의 여성인권영화제인 피움(FIWOM)은 한국 여성의 전화의 주체로 여성들이 받는 폭력과 부당한 현실을 알리며 개선하기 위해 2006년부터 이어져온 문화소통이다.
이 사회 속에서는 아직까지도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와 평등, 안전을 누리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런 어두운 현실에 동떨어져 있지 않다.
시각적인 영화를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여성폭력, 부당함, 차별 등의 사회적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점을 폭로하고 직면하게 하여 쉽게 다가가고 알리고 있다.

 

영화제는 문제적 현실을 알리고 폭로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어떠한 사건을 해결할 때에 우리들이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하는 일은 주어진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과 원인을 완벽히 파악한다면, 그 다음 해결의 과정은 수월하다. 문제가 부피가 크고, 깊이가 깊을수록 이런 첫 번째 단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우리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는 크기에 상관없이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덮으려는 데에 급급하다. 그렇기에 문제의 발생 자체가 세상에 드러나기도 전에 사회적 장막에 덮어져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가린 문제는 언젠가는 뿌리가 썩어 부패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썩은 모습을 마주하기 전에 우리는 커다란 장막을 걷어내고 문제를 바라보고 폭로하여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이런 노력을 하는 이들은 ‘소수’이다. 한국 여성의 전화 단체는 ‘소수’의 입장에서 ‘다수’인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영화제라는 소통을 선택하였다.

 

여성은 끊임없이 ‘질주’한다


올해의 피움은 ‘질주’라는 주제를 정하였다. 지난 25일 개막식에서 수석 프로그래머 송란희는 올해 주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였다.
“우린 아마 안 될 거야”라는 요즘의 말이 있다. 농담조의 이야기지만 항상 대화의 마지막은 “우린 아마 안 될 거야”으로 장식한다. 아마도 이것은 사회적인 억압과 환경으로 내제되어 있는 패배 의식에서 비롯된 농담일 것이다. 이에 피움은 이러한 억압되어 생긴 두려움을 탈피하고 넘어서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의미를 담아 ‘질주’라는 주제를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피워내는 아름다운 꽃


3일간 영화제를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영화제는 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진다. 영화제의 주제를 잡고 영화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선정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영화제는 완성된다.
비옥한 토지에서 따뜻한 햇볕과 애정으로 피어나는 꽃처럼 영화제는 스텝 하나, 하나가 비옥한 토지가 되어 탄탄한 토대를 만들고 관객의 애정이 양분이 되어 하나의 꽃처럼 피어나게 된다. 또는 영화, 스텝, 관객 모두 하나의 꽃송이가 되어 더 큰 꽃다발을 만들게 된다. 이런 ‘피움’의 과정에서 어느 하나 허투루 대할 수 없으며, 어떤 것도 빠져선 안 되는 소중한 것이다. 더 많은 꽃들과 애정이 더해져서 8년간 여성인권영화제는 점점 더 큰 꽃을 만들어왔으며 앞으로도 세상을 보이고, 알리는 큰 꽃을 피우길 바란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한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