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뉴스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제4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

한국여성의전화 2010. 10. 12. 12:21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제4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



 


연두색 풍선을 활짝 피우며 그 시작을 알렸던 제4회 여성인권영화제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가 10월9일 폐막했다. 메인 슬로건에 맞는 섬세하고 파워풀한 공연으로 힘찬 시작을 알린 4회 여성인권영화제는, 영화제와 함께한 관객들의 힘찬 박수 덕에 영화제의 끝을 성대하게 맞이하게 되었다.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여전히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피움 줌인’,‘피움 줌아웃’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 영화들은 여성들의‘생존’,‘현실’,‘치유’에 대한 의미 있는 물음을 던져주었다. 이번 영화제의 집중과 확장인‘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연애의 이해와 실제’ 섹션은 우리 사회의 이슈인 낙태와 연애에 포커스를 맞추며 많은 화제와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

 

영화제 기간동안 제일 화제였던 작품은 개막작 <침묵을 말하라>였다. 올리비아 클라우스 감독의 이 작품은 가정폭력에 의해 희생된 여성들이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저질렀던 살인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용기 있는 투쟁을 이야기한다. 살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한 생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의 뜨거움 외침에 관객들은 감동했다. 상영이 끝난 후에도 많은 갈채가 이어지며 상영관을 뜨겁게 달구었다. 개막작의 입소문을 타고 두번째 상영에서도 관객석이 가득찼던 <침묵을 말하라>. 4회 여성인권영화제의 히트작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는‘연애의 이해와 실제’섹션의 <헷갈린다>, <쌍둥이들>, <죽기직전 그들>, <가희와 BH>였다.‘사랑을 하면 행복하다’라는 뻔한 관점에서 벗어난, 연애의 다른 측면을 볼 수 있었다. 항상 멋있고 행복하기만 한 순간이 아닌, 연애의 상처와 이기, 이별 후의 허무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와 여성인권의 연관성을 모르겠다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인권의 문제가 단순히 폭력으로만 연결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섹션이었다.

 

공모당선작이었던 네 편의 영화 <꽃님이>, <놈에게 복수하는 법>, <요구르트 아줌마>, <파마> 는 빈곤여성, 성폭력 피해 여성, 이혼 여성, 이주여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그들의 일생과 투쟁의 나날을 전해주며 관객들에게 아련한 여운을 남겼다.

영화상영뿐만 아니라‘감독과의 대화’와‘피움 톡톡’은 관객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영화이야기를 통해, 피움톡톡에서는 생생한 현장 경험담을 통해 여성인권에 대한 생생한 생존의 현장을 만들었다.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위한 풍성한 부대행사도 마련되었다. 피해 받은 여성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추모연못’과‘멈춘 그녀의 신발’,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강인함을 표현해주었던‘가정폭력생존자 미술치유 그림전시’, 여성인권에 무지한 발언들을 모아보았던‘그 입 다물라’ 등의 행사는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 중에서 피움족이 야심 차게 준비한‘나는 폭력에 반대합니다’서명캠페인은 많은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냈는데 한국여성의전화와 연대하고 있는 필리핀의 가브리엘라에서 진행되었던 캠페인으로 폭력 피해 여성들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자는 의미가 담긴 행사였다.

또한, 데일리뉴스 뒷면에 준비되어 있는 함께 풀어보는 가로세로 퀴즈도 인기 만점이었다. 퀴즈 문제를 바르게 푼 관객들을 위하여 챕스틱, 세럼, 빵, 구두 등 푸짐한 상품도 준비되어 있었다. 간혹, 정답을 모르는 관객을 위한 스텝 찬스도 있어 관객과 스텝이 정을 나누는 소탈한 인간적인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10월9일, 여성힙합퍼의 이야기를 담은 폐막작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을 끝으로 영화제의 막은 내렸다. 두려움 없이 달려온 제4회 여성인권 영화제는 끝나지만, ‘여성인권’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은 이제 시작이다.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