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뉴스

고백에서 시작하는 페미니즘 운동

한국여성의전화 2016. 11. 8. 09:48

고백에서 시작하는 페미니즘 운동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폐막


은연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메갈리아에서, 그리고 강남역에서 발생한 여성살해 사건에 대해서 수많은 여성들의 고백이 터져 나왔다. 고민들을 숨겨놓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서로의 고백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분노했으며,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성혐오의 정서가 만연한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해 나도 그 운동에 동참하고 싶었다. 나에게 이번 피움 영화제에서 활동하는 것은 그 고백의 연장선이었다. 수많은 여성들의 ‘단순한 고백’이 영화제의 스크린에 펼쳐졌다. 나는 영화제의 관객으로서, 영화의 함의를 가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피움뷰어로서, 그리고 고백을 시도하는 한 여성으로서 영화제에 참여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고백에서 행동으로 나아갔다. 영화 <수지>(감독 김신정)와 <암사자(들)>(감독 홍재희)의 주인공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에게 강렬한 복수를 행한다. 아내 폭력의 희생자이자 남편 살해로 내몰린 여성들을 기록한 영화 <침묵을 말하라>(감독 올리비아 클라우스)는 피해 여성들이 생존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인다. 여성들은 불평등한 젠더 체계에서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되지만 이들은 ‘피해자’의 지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여성들은 고백을 통해 행동할 힘을 얻었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활동해왔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의 고백이 다른 여성들에게 울림을 전하면서, 페미니즘 운동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고백의 움직임이 더 커지길, 그리고 고백에 힘입은 운동에 내가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고백의 연장선상에서 내년에도 많은 관객들이 피움 영화제를 찾아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