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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이가 함께하는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한국여성의전화 2017. 8. 4. 19:54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IN 퍼플레이

퍼플레이가 함께하는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은 2011년부터 매년 ‘여성인권영화제 지역상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성인권영화제 지역상영은 서울에서만 진행되던 여성인권영화제를 확대하여 더 많은 지역 주민이 여성인권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7월 한 달 동안 찾아가는 이동상영회를 개최하여 총 11편의 상영작을 20개 지역 43개 기관에 나누었습니다.

본 후기는 2017년 7월 29퍼플레이에서 진행한 '할머니 배구단' 상영회 후기입니다.




총 27명이 신청하고 25명이 참석해 무료 상영회로는 참석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그만큼 할머니배구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참가자 중에는 기존 영화제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이미 몇 번을 보고 온 마니아도 있었다. 90분의 상영 시간 내내 유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때로는 할머니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감격해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관객들은 막바지 배구시합 장면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후 “나이든 여성들이 열정적으로 공동체를 이루어 배구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부럽고, 당장 운동팀을 만들어 운동하고 싶다“는 공통된 의견 속에 다양한 감상평이 나왔다. 


“노르웨이니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나라라면 아마도 할아버지들이‘할매들이 밥이나 하지 무슨 운동이냐’‘집이나 지켜라 나돌아 다니지 말고’라는 말이 나올 것이고, 배구를 하다가도 밥 때가 되면 밥을 하러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우리나라로서는 현실가능성이 없는판타지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다는 방식을 보면 우리나라가 나이든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가 보인다. 원제는 낙천주의자들이다. 이 제목은 팀 이름 그대로 사용했고 나이나 성별에 대한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여성인권영화제에서 할머니배구단으로 바뀌었다. 이정도도 비교적 담당하고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 하지만 이후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에서 제목을 ‘내 나이가 어때서’로 바꾸었다. 처음 그 제목을 보면서 분개했다. 단순히 배구단으로서 그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이든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 즉, 특이하고 웃긴 존재로 바라보는, 그런 의식이 투영돼있어서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중고등학교시절 여학생들이 함께 운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공간도 많지 않고 여학생들에게는 단체 운동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혼자 운동했던 쓸쓸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함께 운동하고 시합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격스럽고 울컥해서 한참을 울었다. 현재는 농구단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너무 즐겁고, 할머니배구단처럼 나이 들어서도 계속 운동하고 싶다.” 


할머니배구단을 통해 여성의 나이 듦, 공동체생활, 운동,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생각을 나눠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를 진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