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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2회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후기 - ②

한국여성의전화 2018. 8. 1. 19:56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여성인권영화제가 26편의 상영작을 통해 13개 지역 26개기관, 학교, 공동체를 찾아갔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을 통해 각 지역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지금부터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후기 바로가기 : http://fiwom.tistory.com/447



영화 : 파도 위의 여성들

파도 위의 여성들은 어떤 의사의 기발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다. 전 세계에서 낙태가 불법이 된 암담한 현실에 충격을 받은 레베카 곰퍼츠는 이 문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바로 미국 영해를 벗어나, 국제 수역에서 낙태 시술을 하는 것. 레베카의 프로젝트, “파도 위의 여성들(Women on Waves)”은 정부와 군사기관의 압박으로 항구가 봉쇄당한 상황 속에서 부적절한 행사’라는 언론의 지탄을 받으며, 드디어 첫발을 뗀다. 그러나 다가올 현실은 그보다 더 험난한 법. 레베카는 수많은 암초를 헤치며, 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간다. 다큐멘터리는 출산에 대한 권리가 여성에게 있음을 믿는 사람들이 레베카와 어떤 관계망을 형성하며 그를 실현해 내는지를 보여준다.


7.6 동북여성민우회


"활동력 짱, 강한 언니들, 멋지다. 진정하게 세상을 구한 여성들, 나도 그런 그룹에 끼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용기를 얻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

"낙태 반대는 왜 그리 남성들이 주도적인가.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을 왜 하려고 하는가. 낙태죄의 문제를 가시화하는 것은 기존 사회에서 다른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난다. 운동도 각 나라의 상황, 문화에 따라 다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 마리아상 앞의 현수막이 인상적이었다. 분노 보다 웃으며 대응하라, 웹상의 여성들,, 올해는 낙태죄 폐지의 해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를 없애야겠다. 어떤 여성에게도 임신, 낙태를 강요할 수 없다. 임신의 권리! 낙태의 권리!"


"여성들의 생명권을 위해 일하는 여성전사들 같았어요. 시련을 통해 단단해지고 거대해지고 자기 속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멋진 영화에요. 감동적이구요. 레베카 곰버츠. 세상은 변할 거라는 말,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미래일 것이라는 말. 이제 우리나라도 낙태죄 폐지를 이루고 여성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우리나라에서도 낙태 때문에 죽어가는여성이 없도록 미소프로스톨에 대한 정보를 알려야 할 듯) 해야 겠다. 레베카가 활동가들에게 요령및 자세를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유연한 활동가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또 배를 운전하고 닻을 내리고 항해를 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내 스스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구나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멋졌어요~




영화 : 폴리티컬 애니멀

폴리티컬 애니멀은 레즈비언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네 여성의 시선을 통해, 현세기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어려움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그들이 어떻게 법안을 바꿔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지, 그리고 권리를 쟁취하기까지 어떤 어려운 투쟁이 있었는지를 보여 주며, 평등을 향한 싸움에서 선구적인 성공을 거머쥔 이들을 축하한다. 



7.10 한국해양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마린페미'

미국의 여성 성소수자 활동가들의 일대기를 찍은 ‘폴리티컬 애니멀’을 상영하였습니다. 영화는 주역인 활동가들이성소수자 의제를 법제화하여 공론화하기 이전의 호모포비아 적이던 미국의 모습과, 치열한공론화, 연대를 통해 퀴어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바뀐 최근의 미국이 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 어떠한 혐오와 반발이 있었으며 어떻게 하여 조금이라도 권리를 보장해 나갔는지를 보여주며, 현재 퀴어포빅적인 한국의 상황과 대조하면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영화가 끝나고 관람자들끼리 모여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저마다의 의미와 해석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때로는 파편화된 수많은 정보, 텍스트 보다 정리된 영상을 통해 생각을 재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또한 여럿으로 

모여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여 의식을 발전해나갈 계기가 되어 인식을공유,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주었습니다.


영화 : 할머니배구단

최소 66세, 최고 98세의 여성으로 구성된 배구단, 낙천주의자들’.

매주 연습은 꾸준히 해왔지만, 지난 30년간 시합에 참여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제 확실한 계획이 생겼다. 상대는? 소문에 의하면 잘생긴 스웨덴 남자 배구단이라는데…… 

98세의 고로는 보라색 컨버스화를 신고 강인한 의지를 불태운다. 그리고 그들의 필승 전략은 웃음이다. 

많은 사람이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그런 두려움에 대해 어떤 반문을 던져줄까?




7.6 상구네 행복발전소


좋은 곳으로 가는 게 힐링이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힐링이 되고 저렇게 늙고 싶다. “나이는 먹는 게 아니라 익는 것이다”라는 말에 동의 한다.

할머니의 도전을 보면서 모든 인생은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열심히 살자고 마음 먹었다.

저렇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노력을 해야겠다.

어울린다는 것, 친구가 많다는 게 좋은 것 같다. 나이가 많으면 친구가 없는데...

60~90대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서로 맞추고 생각해주는 배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해 좋다.

90세에도 도전한다는 것, 그 정신이 사람을 젊게 만든다. 나이 든다는 게 뭘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늙었다고, 다칠까봐 조심 하는 게 아니라 자꾸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7.5 널리널리 야홍통

영화 말미에 결국 홍홍이 울고 말았다. 시작할 때부터 마음이 찡하다고 하더니 결국…. 명랑하게 삶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선 어떤 의연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역시 하루하루 삶의 한 걸음을 떼는 일이 누군가에게 흔적을 남길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7.6 달팽이책방

한 달에 한 번 ‘달팽이관’이라는 이름의 영화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달은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후원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총 신청자 12명이었으며, 조금 늦게 오신 분이 있어서 사진에는 빠졌네요. 신청자는 20대 대학생부터 직장인 및 40대 후반 – 50대 초반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상영 후 별다른 후속 모임은 가지지 않았으나 관람하신 분들 모두 <할머니 배구단>의 유쾌한 내용에 흡족해하시며 이런 영화를 상영해주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몇몇 분은 이런 영화를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물으셔서 여성인권영화제를 안내해드렸습니다.


7.10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관


할머니 배구단 구성원의 다양한 몸에 대해 유심히 봤습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작고 마른 몸의 할머니, 커다란 체격의 할머니,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르게 움직이고 모두가 핀잔을 주거나 불평함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 노인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노인의 모습이었습니다. 활기차고 의욕이 넘치는 모습에서 부모님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한국의 노인의 모습, 노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햇살이 비추는 바닷가에서 할머니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모네그림의 한 장면인 듯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아름다운 한때를 생각할 때 어린 시절이나 젊은 청년이었던 시절을 떠올리는데 나이가 지긋하게 든 할머니들의 모습도 아름답다는 것을 새롭게 보았습니다.




영화 : 해방의노래

1979년 이란 혁명은 여성 가수가 공공장소에서 공연하는 것을 금지시킨다. 여성 가수의 솔로 공연은 오직 여성 관객들 앞에서만 허용되었다. 그러나 사라 나자피는 1920년대와 60년대의 유명한 여성 가수들이 테헤란 거리를 누비던 그 시절을 부활시키고 싶다.

끊임없는 검열에도, 그녀는 끊어졌던 교류를 다시 잇기 위해 이란과 프랑스 여성 가수들과 공연을 기획한다. 2년 반 동안, 감독 아얏트 나자피는 테헤란과 파리를 오가는 그녀의 아슬아슬한 준비 과정을 따라간다. 사라는 거듭 문화부에 항의하지만, 그들의 독단은 견고하기만 하다. 다른 문화와의 연대, 그리고 음악에 담긴 혁명적인 힘이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기나긴 여정에도 <해방의 노래>는 여성의 목소리’라는 진짜 핵심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7.7 부산 페미니즘 세미나_사색하는 뱀

tv를 틀면 아직도 소녀 아이돌들은 귀여운 몸짓과 영향력 없는 애교가 가득 찬 안무를 뿜뿜 뿜어대고 있다. 여성은 파워풀해서는 안 된다. 거만해서도 안 된다.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포스터는 찢겨지고 사라졌어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세상에 넘쳐나는 ‘개거만한 포즈의’남성 정치 후보들의 포스터는 ‘자신감 있어’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개시건방진’ 여성은 꼴도 못 보는 게 대한민국 꼰대들이다. 이란의 꼰대들은 무엇을 무서워하는 걸까? 

 그토록 오래 누려왔던 손톱만한 권력. 집에서 마누라와 아이들을 줘 팰 수 있는 발톱의 때같은 권력. 딸들을 차별 할 수 있는 권력. 세상은 남자들 덕분에 돌아가는 거라고, 내가 너희를 지켜 줄 거라 믿는 오만과 왜곡의 신화, 한국과 이란의 꼰대들은 그것을 원한다. 어디에도 없는 자존감과 슬픈 루저의 삶을 여성을 학대하고 푸는 초라한 감정으로 대신한다. 

영화가 끝나고 모인 관객들은 서로가 당했던 차별의 경험을 나누며, 사라의 용감한 투쟁에 감동 받으며,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했다. ‘세상은 안바끼도 우리는 바끼겠지예’ 영화 <허스토리>에 나온 대사처럼 영화를 본 우리는 사람의 투쟁와 그녀들의 노래로 인해 바뀌었다. 내가 바뀌는 것, 그것이 나의 투쟁, 그리고 대한민국, 꼰대들에 대한 일격이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으로 인해 그들은 결국 바뀔 것이다. 사라의 공연은 결국엔 성공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의 관객들이 기립해서 함께 노래를 부른 것처럼, 함께 노래 부르게 될 것이다.    



영화 : 헌팅그라운드

미국의 여대생 5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한다. 이 중 단 5%만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할 뿐이며, 가해자가 처벌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영화는 미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 퍼져있는 성폭력과 이를 은폐하려는 대학 사회의 충격적 현실을 고발한다. 가히 문화라 할 만한 대학 내 성폭력의 실태는 여지껏 이를 축소, 부인하여 학교의 명예를 지키려는 대학 당국에 의해 감춰져 왔다. 범죄 사실을 신고한 생존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 측의 불신과 묵인, 비난과 보복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주저앉지 않는다. 논란을 일으키고, 다른 생존자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만든다. 새로운 전략으로 맞서 싸운다.


7.4 천안여성의전화

 동서양의 성폭력문제는 심각하고 항상 약한 자는 여자라는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영화.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한다!

자본에 잠식된 적폐에 인격말살, 답답하고 더 고민스럽다.

무엇이 선이고 정의인지? 꼭 알아야하며 성평등이 꼭 이루어내야 합니다. 젊은 여대생의 용기에 박수와 사랑을 보냅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NO라고 말할 권리! 도움을 함께

대학(사회)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무엇이 선인가, 무엇이 정의인가?

피해자라고 명하지 않고 생존자라 말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임.


7.10 카이스트 여성주의연구회 마고

미국 학내 성폭력 이슈에 대해 들어보고 그에 따라 어떻게 대처가 이뤄졌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영상에 소개된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가 많이 인용된 점이 좋았습니다.

"victim이라는 단어 대신 survivor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대학 관계자들이 사건과 촬영에 협조하지 않은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남성 강간 피해자가 존재하고 사회적 인식으로 피해를 드러내기가 어려워 연구조차 힘들다는 장면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학교가 기업처럼 수익 창출을 중심으로 돌아가면 약자인 성폭력 피해자가 어떤 부조리함을 겪는지 간접적으로 느꼈습니다.

주요 사례로 대학 스포츠 선수 가해자, 전국적으로 유명한 교내 클럽 예시가 많이 나와 한국 사례와는 동떨어졌다고 느꼈습니다. 카이스트 특성 상 학계와 연구실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7.8 부경대학교 페미니즘동아리페미실린

페미실린에서는 2015년도에 개봉한 작품인 ‘헌팅 그라운드’를 상영했습니다. 헌팅 그라운드는 대학 내 만연한 성폭력 문제와 그것을 그저 눈 감고 있는 대학 당국, 동문, 이익 단체들의 행태를 꼬집고 그것을 고발하고자 하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분투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을 봤을 때 ‘대학 내’ 페미니즘 동아리에서 관할해 상영한 것이 상당히 의미 있다고 느꼈습니다.

 상영 일시가 일요일 오후고 날씨도 썩 좋지 않아 관람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관람하러 오셔서 희망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청소년 분들도 영화를 관람하러 오셨고 가족끼리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는 중간 중간 한숨을 푹- 내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여성단체와 대학 내 여성주의 동아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나 활동이 많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특히 부경대가 위치한 부산은 페미니즘 담론이 활발한 수도권에 비해 아직 페미니즘, 여성주의 담론에 대한 지역민과 대학생들의 관심이 미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상영회와 같은 행사로 지방 여성단체와 지방 대학이 상생하고 연대하는 기회가 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