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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개막

한국여성의전화 2018. 9. 13. 00:52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개막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석희진, 정재인


9월 12일,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올 한 해 여성들이 던졌던 수많은 질문, 그리고 동시에 서로가 서로의 대답이 되었거나, 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올해에도 다양한 물음을 사회에 던질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주최하는 여성인권영화제는 그 해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이슈를 주제로 삼고자 고민해왔다. 관객들에게 용기와 치유를 주는 올해의 상영작은 총 51편으로, 해외작 31편, 국내 출품작 20편이 40회차의 상영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개막식은 무용가 이윤정의 공연 《점과 척추 사이》로 시작되었다. 하나의 점이 본인의 척추를 비틀어버렸다는 자전적 이야기를 무용을 통해 표현하였다. 사회적 시선 혹은 외모에 대한 강박감이 신체, 특히 여성의 몸을 병들게 만드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전성숙 한국여성의전화 평생회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몰지각’이 어떠한 폭력을 낳을 수 있는지 등,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않은 태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여성인권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서랑 대표는 우리가 던진 많은 질문이 이정표가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당장 질문들에 대한 응답이 없어도 우리의 질문들이 앞으로의 변화를 만드는 씨앗이 될 것”이라 전했다. 더불어 “이번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낡은 것들을 걷어내는 연대의 힘을 얻어가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 축사를 맡은 폐막작 《델마와 루이스》의 제니퍼 타운젠드 감독은 “이 영화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다섯 가지 섹션 별로 엄선한 영화들이 소개되었다. 첫 번째 섹션은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라는 주제로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그에 대한 인식의 괴리,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구조와 현실을 탐구하는 7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두 번째 섹션은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삶 자체로 권위, 역사, 사회와 통념에 맞섰던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은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으로, 연대와 소통을 통해 치유하고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그 후 그해의 이슈를 담는 ‘피움 줌인’, ‘피움 줌아웃’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피움 줌인’은 ‘당연한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예술과 체육계에 존재하는 차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피움 줌아웃’에서는 ‘이런 답변’이라는 주제로 가까워서 잘 보이지 않는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소개된다.


축사가 끝난 이후, 개막작인 조다나 스피로 감독의 《밤이 오면》이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18살 생일 전날 소년원에서 풀려난 주인공 앤젤 라미어의 이야기이다. 그는 10살짜리 여동생을 데리고 죽은 엄마의 원수를 갚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개막식에 참석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김성애 위원장은 “밤이라는 시간이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주인공인 엔젤이 홀로 밤이라는 시간을 이겨낸 후 동생과 함께 낮을 맞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개막작 상영을 끝으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식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밤이 오면》은 9월 14일 17시 45분과 9월 15일 12시에 각각 ART 1관과 ART 3관에서 상영되며, 9월 15일 상영은 영화감독 홍재희와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한상희가 출연하는 피움톡톡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12년간 많은 페미니스트에게 치유와 공감을 준 여성인권영화제는 9월 16일까지 CGV아트아우스 압구정에서 계속된다.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영화들, 풍성하게 구성된 피움톡톡, 관객과의 대화까지. 서로의 물음에 귀 기울이고 나름의 답을 안고 가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