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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성, 지금 여기서 변화를 만들다

한국여성의전화 2018. 9. 15. 19:45

10대 여성, 지금 여기서 변화를 만들다

 - <생리 무법자> & <페미걸즈> 피움톡톡 현장 -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김지은


  9월 15일,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인 <생리 무법자>와 <페미걸즈>의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은총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가 진행한 이 날 행사의 주제는 ‘10대 여성, 지금 여기서 변화를 만들다’였다. 출연자로 함께 한 김주연(이하 김 활동가), 탁지인(이하 탁 활동가) 용화여고 스쿨미투 활동가들은 스쿨미투 당사자이자 10대 여성으로서 겪은 사례들을 공유하며 현장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주었다.




  <생리 무법자>와 <페미걸즈>는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차별적인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10대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생리 무법자>의 주인공 리안은 월경용품을 유상으로밖에 얻을 수 없는 학교의 시스템과 월경에 대한 사회적 터부에 대해 재치 있으면서도 강한 반기를 든다. <페미걸즈>에 등장하는 다섯 국가, 다섯 명의 10대 여성들 역시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성차별과 폭력에 대항한다.



우리는 #스쿨미투 를 한다

  피움톡톡 현장은 두 영화의 분위기만큼이나 활기가 넘쳤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활동가들은 가해 교사들이 징계까지 받게 된 과정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해당 스쿨미투는 졸업생들이 조직한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가 교사들의 성희롱, 성추행 사건들을 폭로하며 시작되었다. 재학생들은 포스트잇 운동 등을 통해 이러한 졸업생들의 미투에 함께 연대했다. 탁 활동가는 포스트잇을 붙일 때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했다. 김 활동가 역시 “학교에서의 성폭력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당연히 지지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관객들이 여러 질문과 소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응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관객은 “입시나 진로문제 등이 걸린 고등학생으로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를 내준 것이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활동가와 탁 활동가 모두 용화여고의 스쿨미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일례로 학생들이 창문에 붙인 포스트잇을 통해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에 지지를 표명한 후, 생활지도부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운운하며 학생들에게 겁을 주었다고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분란을 일으키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붙인 포스트잇이고, 누구도 이러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포스트잇 운동을 계속했다고 한다. 김 활동가는 “나중에라도 또 이런 부당한 일이 생긴다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연대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움톡톡 자리는 한 관객이 김 활동가와 탁 활동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큰 박수로 마무리되었다. 최근 성폭력 사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불문하고 터져 나오고 있지만, 학교 당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활동가들은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용기를 내어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친구들의 응원과 시민단체의 연대 덕분이었다고 전했으며, 관객들에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길 부탁하였다. 특히 용화여고 스쿨미투의 경우 교육부 징계결과가 나오긴 했으나, 가장 심한 가해자에 대해서는 법적인 고소를 진행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12월에 있는 재판이 정의로운 결과로 끝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아직도 ‘스쿨미투’라는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전국 수많은 학교들에서 자신들이 겪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폭로하는 10대 여성들의 외침이 이어지고 있다. 이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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