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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12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폐막

한국여성의전화 2018. 9. 16. 20:55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12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폐막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의정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가 9월 16일 폐막했다. 20개국 51편이라는 역대 최다 상영작과 풍성한 행사로 채워졌던 5일간의 일정은 박수 속에 마무리되었다.




  폐막식은 닷새간의 영화제 현장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주제가 있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함께 만드는 영화제'라는 피움의 5가지 주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제를 만들어 낸 '피움족'들이 폐막을 선언하고, 폐막작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 상영으로 막을 내렸다.



  경쟁부문 수상작인 '피움상'으로 <자유로>가 선정되었다. 황슬기 감독이 연출한 <자유로>는 고단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낸 두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여성들의 모습으로 연대의 가능성과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환불>이 수상했다. <환불>은 갑작스레 입사취소를 받은 여성의 모습을 그리며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기업들의 행태 속에서 취업준비생의 현실을 보여준 영화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그 속에 사는 여성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시상을 맡은 유지나 영화평론가는 "리얼하게 그려낸 한국의 N포세대를 보며 현실을 깊이 느끼고, 배운 게 많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환불>의 송예진 감독은, "나도 <환불>의 주인공 수진이처럼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고 있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영화를 그만둘 생각도 했는데,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게 되니 영화를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폐막식 현장을 찾은 다양한 관객들은 사회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영역을 가시화시키고 담론을 활발하게 만드는 여성인권영화제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여성인권영화제를 처음 찾았다는 한 관객은, "여성인권에서 출발해 다양한 주제로 확장시킨 상영작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인권에 대한 존중과 치열한 고민이 느껴진 영화제였다"고 말했다. 자원활동으로 영화제에 참여한 한 피움족은 "이번 영화제 이후 여성인권 관련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었다. 그리고 여성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주변 친구들과 영화제를 즐기고,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영화제에 왔다는 한 여성 관객은, "평소 아버지에게 잘 와닿지 않는 것 같았던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들이, 영화를 통해서 훨씬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2018년 피움의 여정은 그 슬로건 처럼 서로의 존재가 질문이 되고, 동시에 답이 될 가능성을 확인한 과정이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여성인권영화제는 앞으로도 폭력을 낳는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해 계속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