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IN 서울북부해바라기센터

'내 몸'의 권리를 위한 싸움, 파도 위의 여성들



여성인권영화제FIWOM은 2011년부터 매년 ‘여성인권영화제 지역상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성인권영화제 지역상영은 서울에서만 진행되던 여성인권영화제를 확대하여 더 많은 지역 주민이 여성인권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7월 한 달 동안 찾아가는 이동상영회를 개최하여 총 11편의 상영작을 20개 지역 43개 기관에 나누었습니다.


본 후기는 2017년 7월 11일 서울북부해바라기센터의 해바라기 문화모임에서 '파도 위의 여성들' 상영회 진행 후기입니다.




낙태 합법 vs 불법, 찬성 vs 반대에 대한 실상을 전세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자, 여러 국가의 여성의 힘, 생생한 목소리와 연대감을 보여주는 뜻깊은 작품이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의 직원들이 관람한 덕분에 소감의 내용도 다채로웠는데 일부를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사후피임약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임신중절약은 처음 듣는다. 새로운 정보에 대한 적잖은 충격도 있었고, 과연 우리나라 국민의 알권리는 잘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남자로서 임신한 여성의 입장을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반성한다. 태아의 생명은 종교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당연히 중요하다 생각했었는데, 산모의 존재가 새로이 각인되어 생명의 소중함이 곱절의 무게로 느껴졌다.


약의 부작용에 대한 부분이 염려스러웠고, 이 영화에서 소개된 중절약이 우리나라 약국에 보편적으로 취급될 시의 부작용 (제약회사 영리추구에 급급하게 된다던지, 소비자의 무분별한 남용 발생 등) 이 우려된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등 안전하고 인증 받은 기관을 중심으로 저변을 늘려갈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원치 않는 아이의 임신은 여성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양육부담으로 인한 가족문제, 사회문제의 불씨가 된다. 또한 안전하지 않은 전통적 낙태방법으로 소중한 여성의 생명을 잃느니 ‘파도위의여성들’과 같은 운동이 적극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다큐형식의 영화라 극적인 사건전개나 흥미를 이끄는 요소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지식전달의 내용도 아니라서 전반적으로 밍밍한 느낌이다.


‘파도위의 여성들’ 단체 활동가들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랜 항해와 낯선 이국, 배타적인 시위대들에도 굴하지않는 그들의 씩씩함이 신기하고 부러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피움리뷰공모전 수상작] 델라웨어 12번가(12th & Delaware)를 보고

 

 

영화 델라웨어
12번가의 중심 주제는 낙태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경계로 찬반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여전히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정확히 결론 나지 않은 사회적 쟁점. 고등학교 때 낙태를 주제로 한 토론에 참여했을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델라웨어 12번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나는 낙태를 찬성하는 편은 아니었다. 낙태는 살인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했고, 본인의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닌 태아에게 너무 몹쓸 짓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던가, 출산을 하게 될 때 산모가 위험해지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되도록 낙태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처음 영화가 시작되었을 때, 낙태시술소를 찾는 여성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설득하고 상담하는 낙태금지센터 관계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영화가 중반부를 지나 막을 내릴 때쯤, 지금까지의 나의 믿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의문점이라면, ‘과연 낙태시술소를 찾는 여성들은 낙태를 원하는 걸까이었다. 그 누구도, 물론 원치 않은 결과로 인한 임신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몸속에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원치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명백한 살인이라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 느끼게 될 죄책감이 상당히 크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 테니 말이다. 그러나 낙태금지센터의 사람들이 낙태시술소를 찾는 여성들에게 하는 말을 보면, 마치 그 여성들이 낙태를 원해서 시술받는 것처럼 묘사된다. 낙태시술소를 찾는 여성들은 조건이나 환경면에서 어쩔 수 없어 낙태를 결심하게 된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그들은 왜 낙태를 결심하게 되었는지를 파악하기 보다는 왜 낙태를 포기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데 열을 올린다. 마치 그 여성들은 생명의 존엄성에 무지하고, 죄책감에 둔감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여성들이 환경, 조건 면에서의 어려움을 표현하면 무조건 도와주겠다는 말로 그들의 마음을 바꾸어놓고자 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낙태시술소를 찾은 한 여성에게 낙태금지센터 관계자들 다수가 찾아가 아기를 키우는데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해 낙태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과연 이들의 약속에는 계획성이나 현실성이 가미된 것일까? 낙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던 내가 봐도, 그들이 약속한 경제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다. 생명에 대한 무책임함을 비난하면서도, 낙태금지센터의 관계자들은 스스로 무책임한 약속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모순덩어리다.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바인 생명권의 존중또한 충분히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 보면 사진이나, 직접적인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주장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낙태시술소 또는 낙태금지센터를 찾아온 여성들의 상담내용을 듣다 보니, 낙태가 무조건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권이 어떻게 정의되는지에 따라 침해당하는 것일 수도 있고, 오히려 존중받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여성들이 낙태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이를 키울 경제적, 환경적 여건이 적절치 못해서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게 된다면 이 아이가 크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기본적인 혜택을 받는데 소외될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생명권은 좁은 의미에서는 생명의 침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로 해석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그 생명이 일생을 살아가며 기본적인 혜택을 받을 권리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낙태금지센터 관계자들은 생명에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지키고자 하면서, 그 이후 살아가면서 기본적인 혜택을 받을 권리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태어난 후 접하게 될 부정적인 환경 요소, 기본적 혜택의 소외 등을 경험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낙태를 하는 것이 생명권을 존중하는 길로 해석될 수 있지도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낙태가 장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임신이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해 무산시키는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산모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심하면 이 후 임신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낙태를 장려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낙태 시술의 제한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낙태금지센터 관계자들은 낙태 시술의 제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경제적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 그저 좁은 의미의 생명권을 바탕으로 무책임한 약속을 통해 우선적인 낙태 포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낙태에 대해 상당히 제한적이다. 델라웨어 12번가의 낙태금지센터 관계자들의 요구가 가장 잘 받아들여진 낙태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다. 영화 속 이들이 낙태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말리고 있듯이, 우리나라도 종교 측의 강한 저항을 반영하여 정치적으로 낙태를 제한하고 있다. 낙태는 생명의 존엄성이 훼손되어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결과로도 볼 수 있겠다. 낙태에 대한 제한을 조금 더 완화하여 생명만큼이나 인간다운 삶을 존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기창주 /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이 글은 지난 9월 말 개최된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FIWOM)의 영화 리뷰 공모전에서 1등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저작자 표시
신고
블로그 이미지

피움

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델라웨어 12번가는 우리사회에서 이슈화되고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바로 '낙태'에 대한 문제다. 


영화에는 임신중절센터와 임신관리센터(낙태금지센터)가 너무나도 희극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생긴 임신중절센터 앞에 임신관리센터란 유사한 이름으로 낙태금지센터가 생겨나고, 이 센터는 끊임없이 앞의 임실중절센터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생명권을 우선시 하는 프로라이프의 논리는 굉장히 당연한 논리다. 태아도 생명이고, 그런 생명을 함부로 죽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맞는 말인데, 과연 낳기만 한다고 그것이 생명권이 지켜지는 일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낙태에 대해 프로라이프 의사들이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들을 고발해 헌재에서도 4:4판결을 내려 합헌한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낙태는 형법상 위헌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여성들은 자신들을 왜 아이낳는 도구로만 여기냐며 분개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낙태가 가능하고, 시술되는 경우는 극히 적다. 강간 생존자가 임신했을 때나 가능하기는 한데, 이것도 강간 사실이 입증되야 가능한 일이다.(아이가 다 크고 낳을 때까지 가해자가 강간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강간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범죄자의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상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여성은 생명권이 없는 건가? 프로라이프와 나름 대립되는 프로초이스 의사들의 심볼은 바로 옷걸이다. 낙태시술이 불가능해지자, 옷걸이를 가지고 스스로 임실 중절을 시도했던 한 여성이 끔찍하게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영화에서도 나왔지만, 그 누구도 낙태를 원하지 않는다. 

하고 싶어서 낙태를 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단지, 낙태가 정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여성의 배 안에 있는 태아에만 집중하면서 생존권을 주장할 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는다. 여성 혼자서 아이를 만든 것도 아니고, 나중에 애를 낳더라도 여성이 길러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인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쏙~ 빼놓고 침묵하면서 낙태에만 집중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생겼을 때 정말 이 아이와 공감하면서 수천번 수만번 생각하고 고민하고 슬퍼하는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누가 뭐라고 해도 결국 산모일 수 밖에 없다. 낙태라는 것은 절대 쉬운 선택이 아닌 것이다. 


낙태를 자꾸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합법화하는 것이다, 이미 프로초이스라서 그렇다라는 식으로 몰아가는데 이는 절대 틀린 말이다. 낙태는 여성이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지키는 것에 있어서 가장 기본되는 방법 중 하나다. 임신에 대해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그 어디에서도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찾기 힘들다. 여성이라서 쫓겨나고, 여성이라서 승진하지 못하고...


임신중절은 말 그대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그만두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에 소개되는 프로라이프 측의 논리가 너무 어거지라서 말이 안 나온다. 아이가 둘이고 키울 여건이 되지 않는데도 무조건 낳으라고 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심지어 콘돔을 사용하지 않아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다는 여성 앞에서 콘돔은 어차피 85%밖에 못 막으니 어차피 임신했을거라는 등의 말을 하는 사람 등. 올바른 성관계와 임신방지에 대해, 그리고 정확한 임신주를 말해주지 않으면서 개월수를 늘려서 아이를 무조건 낳게 하는 그 행태는 나름 종교적 신념으로 생명을 존중한다고 외치지만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심지어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본 적도 없고 가족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을 가족이 없는 신부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어이가 없기 시작한다. 당사자의 입장은 커녕, 그 입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도 못할 집단들이 마치 자신들이 뭐라도 된양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외치는 것을 보면, 무지에 대한 '악'이 생각난다.


그들은 임실중절에 대해 악이라고 말하면서 악마에 씌였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들도 그러한 악에서 자유로워보이지는 않는다. 무조건 낳는다고 끝인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그 과정은? 돈은? 그 무엇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환경 속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결국 아이에 대한 학대일 수 밖에 없다. 환경적 요건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임신과 출산은 결국 그 아이와 산모를 둘러싼 모두의 불행을 불러온다.(그렇지 않은 경우는 무척 드물다.) 왜, 그들의 논리로 여성과 아이의 인생을 망치고 조종하려고 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모순적인 일이 있다면, 낙태가 합법화된 나라일 수록 오히려 낙태율이 적다는 것이다.(그리고 낙태가 위법인 나라일 수록 낙태율이 높다.) 낙태를 보장하는 곳은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인정하는 곳인데, 그러한 곳의 여성일수록 자신의 몸과 임신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준비한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아이가 생길 경우, 여성뿐 아니라 아이의 부친에게 혼인을 했든 안했든간에 무조건 부양비를 주게 법을 만들어 놓아서 남성 쪽에서도 피임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해 낙태가 일어날 사건부터 원천봉쇄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성교육부터가 참~ 안된 나라다. 성과 관련된 일이 일어나면 성폭력이나 성희롱 임신까지 무조건 그 책임을 여성에게 묻는다. 말 그대로 남성을 처벌하지 않는 나라라고 해야하나... 여성들은 자신들을 자기 방어할 것들이 필요하다. 무조건 피임도구를 활용해서 성관계를 가져야 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성은 쾌락과 동시에 임신이 뒤따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모두 프로라이프와 프로초이스를 대립시켜 극단적으로 치닿게 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두개를 함께 합쳐 여성들이 진실로 임신을 한 뒤, 제대로 된 정보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적+정시적+물리적 센터가 필요하다. 한 곳에서 중절과 출산을 모두 할 수 있고 말 그대로 선택과 책임이 뒤따르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명존중을 외치면서, 정작 생명을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명과 평등은 모두 필요한 요소다. 여성 역시 중요한 생명이다. 단순히 임신중절을 여성의 선택으로만, 여성의 실수로 인한 처리과정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진실된 생명존중은 바로 여성과 태아의 낳을 권리, 낳아질 권리, 그리고 제대로 키울 권리,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권리에서 피어날 것이다.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웹기자단_유재은


저작자 표시
신고
블로그 이미지

피움

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