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침묵과 외침을 반복하며 산다. 누군가의 외침에는 침묵하기도 하고, 자신의 욕망은 커다랗게 외친다. 사회는 그 중 어느 정도의 균형을 오가며 돌아간다. 그러나 때론 그 사회가 치우칠 때가 있다. 아주 교묘하게도 누군가의 외침에 지독한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여성의 외침이 그렇다. 지독하게 고독하다. 나는 적어도 20년 넘게 이것을 목격해 온 증인이다. 폭력과 강간, 살해와 같은 가시적 위협부터 유리 천장이나 임금 격차, 취업 장벽이라는 비가시적 위협은20년이 흐르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지하철역 출구에서 들려온 여성들의 외침과 에서 드러난 외침은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 사람으로서 살고자 하는 외침, 그러니까 당신이 듣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는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