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나의, 홈]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이야기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잔인한 나의, 홈> 포스터 / 스틸컷

 

영화를 보는 내내 울음이 몇 번씩 터질 뻔했다. 영화 속 주인공.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야 할 한 사람인 ‘돌고래’ 가 울 때면 나도 울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터지려는 울음을 꾸역꾸역 눌러 담았다. 그와 비슷한 경험, 그와 같은 아픔을 간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녀의 밝은 미래를 진심으로 빌어주고 싶어졌다.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누군가의 행복을 간절하게 바라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던 많은 관객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지극히 사실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잔인한 나의, 홈’ 은 잔인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공간이 집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 집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고, 내 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내 가족과 평안하게 사는 삶을 꿈꾼다. 길을 지나다니다 불쑥 누군가에게, 세상을 살면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누구인 것 같냐고 묻는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가족’ 이라고. 이 영화는 집과 가족이 유일한 나의 안식처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의 통념을 깨뜨린다. 영화는 불쾌하고 불편하게도 친족 성폭력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영화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친족 성폭력을 당한 돌고래가 자기에게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에게 고소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전까지도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고 15살 때 처음 아버지로부터 삽입 강간을 당한 돌고래는 집을 나와서 열림터로 가 생활하면서 아버지에게 소송을 건다. 1심 재판에서 판사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인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돌고래는 아버지가 무죄를 선고받은 것보다 자신의 말을 누구 하나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판사가 자신의 말을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것에 기뻐하던 돌고래의 울음을 보던 순간은 안타까웠다. 가족이 나를 괴물취급하고, 외면한다. 그 순간 돌고래는 세상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떨어진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적은 외부에 있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가족인데 돌고래에게는 적이 아빠고, 나를 도와줄거라 믿었던 엄마와 다른 가족들은 나를 외면해버린다. 대체 누구를 믿고 따르고 의지해야 하는 것인가?

 

아빠에게 당한 것이 성폭력이라는 깨달음을 갖고, 고민 끝에 어렵게 엄마에게 시실을 털어놓지만 엄마는 잔인하게도 “너도 즐긴 거 아니야? 네가 먼저 유혹한 거 아니야?” 라는 믿기 힘든 질문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1심 재판에서 아빠가 무죄로 풀려나고 검사가 항소한 2심 재판에서 아버지측의 증인으로 나온 엄마는 피해자가 딸인 돌고래임에도 불구하고, 아빠 편을 든다.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사실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말들은 또 다른 돌고래를 향한 폭력 같았다. 돌고래에게 가족은 아빠는 적, 엄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믿지 않고, 동생들마저도 돌고래를 외면한다. 믿음의 반댓말은 두려움이라고 한다. 돌고래의 가족은 전부 안정적인 가정이 깨어지는 것을 두려워해 돌고래를 믿지 않았다. 사람은 때로 이기적이다. 내가 힘들어지면, 힘들어지는 원인을 외면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진실을 부정한다. 그게 나 아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도, 내 고통을 덜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문제에 직면하는 순간, 마주할 수 있는 수 많은 상황들이 있다. 돌고래 가족의 경우는, 아빠가 돌고래에게 정말로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믿는 순간 평화가 깨진다. 아빠는 당장 감방에 들어가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가족들은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믿었던 아빠가 비윤리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사람은 한 번 생각의 방향을 정하면 그 생각을 줄곧 일관한다. 같은 방향을 고집하느라 때로는 다른 방향에 흐트러져 있는 진실을 외면하려고도 한다. 그렇게 이기적으로 굴었기 때문에 가뜩이나 외로웠을 어린 소녀는 마침내 세상에 고립되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잔인한 나의, 홈> 스틸컷

 

2심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돌고래와 주변 사람들은 노력한다. 가족은 적이어도, 돌고래의 주변에 가족보다 더 나은─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사람은 많아 보여서 다행이었다. 돌고래를 도와주는 사람은 많았다. 감독인 아오리는 물론, 열림터의 선생님.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그리고 전 남자친구. 전 남자친구가 ROTC에 가기 위해서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분노했다. 아빠 측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전 남자친구에게 군대 가야지? 라며 말을 늘어놓기 시작할 때는 세상의 더러움에 자조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마침내 돌고래의 재판이 2심에서 승소로 끝나면서 보상 받았다. 판사는 돌고래의 편을 들어줬고, 돌고래의 아빠는 7년 형을 선고 받았다. 그 순간 막혀 왔던 무언가가 뻥 뚫리는 느낌, 희열마저 느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장 통쾌하고 벅찬 순간이었다.

 

재판을 하면서 판사가 돌고래에게 해줬던 말이 뇌리에 남았다. “세상엔 믿을만한 사람이 많이 있어요. 주변 사람들 믿고 의지해도 괜찮아요.”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었다고 느낀 순간에 구원의 손길을 받는다. 이따금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지? 왜 내 세상은 평온하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은 잘 지낼까? 의문과 함께 분노가 차오르지만 의지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웃을 수 있다.

 

재판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 어느 추석날. 돌고래는 엄마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한다. 모든 상황이 끝난 직후,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화를 받는다. 평소에 딸을 대하듯이 “어딘데? 역 앞에서 전화하지 그랬어.” 아무 일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녀의 대화를 보면서 나는 그래도 돌고래가 아주 가족의 끈을 놓고 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상황은 일어났던 모든 어지러운 문제들을 해소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폭풍이 온 뒤엔 고요해진다. 몰아치는 폭풍 뒤 잔잔하게 가라앉은 모래 바닥 위로 다시금 새로운 모래성을 쌓을 수 있다. 폭풍이 지나간 다음의 돌고래의 삶에도 새로운 모래성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_우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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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잔인한 나의,

다큐멘터리/ 77/ 감독 아오리

 

"잔인한 직면 보다 더한 회피"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잔인한, 나의 홈> 포스터

 

잔인한 나의, 홈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직면되기 어려운 친족 성폭행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 소재의 무거움 때문에 어두운 영화를 생각했었다. 영화의 분위기는 소재의 특성보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았다. 최대한 무감각하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때문에 돌고래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재가 주는 무게감 보다 '돌고래'의 여정이 주는 감정의 변화는 잔잔하게 파고들어 예상치 못한 때에 나를 무너뜨렸다. 돌고래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아버지와 믿어주지 않는 어머니와 동생들을 떠나 집을 나왔다. 나는 사실을 안 순간이 직면의 도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돌고래가 세상과 맞닿드린 것은 중학교때 아버지의 범행사실을 안 후도 친구들에게 토로한 이후도 아니었다. 몇차례의 상담후 변하지 않는 가정의 모순된 논리를 벗어나 집을 나왔을 때 돌고래의 직면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던 깜깜한 앞날에 감사함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돌파하고 있는 지금의 투쟁이 재판의 승소가 마냥 기쁠 수는 없었다. 돌고래가 지키고 싶고 이 승소를 함께 하고 싶은 가족들은 돌고래에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상처를 낳았다.

 

돌고래는 말했다. "이제는 믿고 싶어요."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인 가족이 불신의 표본이 된 돌고래의 말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믿고 싶다는 말 끝에는 아직 치유되지 못한 '외로움'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돌고래가 원한다고 치유될 수 없는 곪아버린 상처 중 하나였다. 돌고래가 추석에 집에 내려갔을때 엄마 외 동생들은 돌고래를 보는 것을 거부했다.

 

돌고래와 엄마가 메신저를 보내는 장면에서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그들의 복잡한 심경이 전해져왔다. 가정을 지키고 싶지만 딸도 포기할 수 없는 엄마. 그런 엄마에게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내쳐진 기분을 느끼는 딸. 둘의 마음은 서로를 포기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메신저에서는 어떠한 감정적 교감도 찾을 수 없어 보였다. 문자 메세지에 드러난 오해와 묵은 감정의 대립보다 더한 응축된 서로를 향한 표출되지 못한 마음이 느껴졌다. 엄마는 분명히 돌고래에게 안식처가 되주지 못하지만 돌고래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는 점이 어쩌면 더 잔인하게 다가왔다.

 

돌고래는 피해자임에도 자신의 말이 믿어지지 못하고 되려 가해자로 불리는 친인척들의 비난 속에 꿋꿋이 삶을 개척한다. 이러한 몸부림에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동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지방순회 상영을 했을때, 어머니들의 반응이 돌고래의 어머니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들도 돌고래를 가정의 파괴자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영화를 감상한 어머니들이 동화된 것은 돌고래가 아닌 돌고래의 어머니였다. 이것은 돌고래의 어머니처럼 그들이 자식을 낳은 어머니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같은 시대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주입된 인식은 그들이 가진 가정에 대한 인식을 뒤틀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유지를 위한 희생이 정당화가 되어온 그들의 삶. 이들은 이제껏 얼마나 많은 희생들이 있었기에 이렇듯 당연하게 참아야한다고 생각할까? 살아온 이들의 삶 속에 얼마나 많은 회피가 있었을지 지레 짐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유지된 이들의 울타리는 과연 견고할 수 있을까? 돌고래의 가장 외로운 직면의 순간의 가족 되어 준 것은 친족이 아닌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판사는 재판 후 돌고래를 불러 이야기 했다. “생각보다 주변에는 너를 도와줄 사람들이 많다.” 영화는 범죄의 직면 뿐 아니라 가정이란 개념에 대해 재정립하게 만들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잔인한 나의, 홈> 스틸컷

 

영화를 보는 내내 억눌려 있는 나의 인권의식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돌고래의 가족들에게 약간의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내가 돌고래의 자매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내가 돌고래 편에 설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고소한다고 했을때 그것을 도울 수 있을까? 돌고래의 자매들에게 아버지는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를 수감시키는 법적형벌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질문은 확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범죄를 저지른 자가 당연하게 받아야 되는 형벌을 고민하는 내 모습에서 모순된 나의 인권의식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 드러나지 않은 2차 가해자가 될 가능성은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높다고 할 순 없지만 낮은 인권의식을 가졌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것은 내가 뱉는 말들이 머릿 속에서 만들어진 사실일 뿐 진실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정답을 안다고 해서 그것이 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영화를 통해서 부셔질 것이라고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아는 인권에 대한 '정답'이 고정된 것이 아닌 '내 삶' 속에 동행하는 해답이 되기를 기대한다.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 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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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잔인한 나의, 홈 - 감독과의 대화(GV)


 

감독 인사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전작은 내 이야기로, 성폭력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 놈에게 복수하는 법>이라는 전작을 보고, GV가 끝나고 나서 돌고래가 찾아왔다. 이 영화를 만들게 해 준 영화제니까, 감사하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잔인한 나의, 홈> 스틸컷

 

‡ 1

Q. 영화를 찍는 다는 것은 주인공과 무언가를 함께 해야 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직면하기 싫어하는 친족성폭력의 과정을 함께하면서 어떻게 감정이나 에너지를 조절했는지 궁금하다.

A. 비슷한 질문을 좀 받는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답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몇 번의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봤는데, 만드는 과정 자체가 노는 것이었다. (돌고래와) 성격이 비슷해서 어떤 심각한 고민을 안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과정은 둘이 노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 2

Q. 보면서 감정이 잘 안 추슬러졌다. 영화제 제목이 직면이다. 첫 영화제 때 출품했던 작품 얘기를 하셨는데, 찍으면서 어떤 직면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A. 제 자신을 잘 못 보는 사람이어서 순간순간의 느낌을 잘 설명 못하는 사람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영화를 다 만들어 놓고 상영을 하면서 이렇게 상영을 하고, 이렇게 주인공이 얘기를 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해서 다 공감해주시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역 상영회를 돌 때마다 많은 어머니들이 돌고래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신다. 처음에는 어떻게 돌고래를 믿느냐, 나는 영화를 다 봐도 돌고래를 이해할 수 가 없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 분이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영을 할 때마다 많은 어머니들이 돌고래가 엄마와 여동생의 피해자를 낳은, 집안을 말아먹은 또 다른 가해자다.”라고 얘기를 하시 길래 그 때의 분위기가 어쩌면 이 공간에서 많은 어머니들이 저 어머니와 같은 생각을 하시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그제야 현실에 대한 직면의 순간을 맞닥뜨렸다.

 

많은 지역에서 성폭력 예방 영화라고 초청을 했다가 친족 성폭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가족까지 그럴 수가 있어. 이건 말도 안 되는 영화다.”라고 해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직면을 이제야 하고, 이제 이 상영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 3 

Q. 친족성폭력 문제가 어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면하기 어렵게 하는 어떤 게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감독님도 공동체 상영을 하시면서 그러한 부분이 걸리셨다고 했는데 그런 걸 돌파할 수 있는 것을 찾으셨는지, 찾고 계시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영화를 만들고서 가끔씩 돌고래 가족들이 비난을 받는 상황이 불편한 지점이다. 어떻게 해아 하나 고민이 있지만, 어쨌거나 제가 알고 있는 친족 가해자가 남편, 아들, 딸일 경우에 대부분이 돌고래의 엄마와 같은 모습을 취했다. 가족뿐만이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유명한 조직 내에서도 대부분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게 태반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표현하는 방식이 모른척하는 방식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계속 고민 중인 상황이다. ‘영화를 틀지 말아야 되나?’라는 고민까지 하는 상황에 와있다.

 

‡ 4

Q. 돌고래와 돌고래의 어머니의 관계가 영화를 찍고 난 후에 변화가 있었는지 알고 싶다.

A. 2년 정도 지났는데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건이 있고나서 추석 때 내려가고 그 이후의 기간 동안 엄마와 돌고래가 카톡한 내용을 돌고래가 보여줬다. 그 내용이 굉장히 쓸쓸했던 게, 일상적인 내용을 보낸다. “내가 요즘에 난을 키웠어.” 뭐 이런 이야기를 하시거나 또 어떨 때는 되게 화가 나신 이야기를 하시거나

 

그래서 이 모든 감정들을 봤을 때 판단하기로 돌고래 같은 경우는 성폭력을 맞닥뜨린 순간에 감정 기복들이 심해서 지금까지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면, 어머니나 여동생들은 이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해서 그동안은 부인만 했으면 됐을 텐데 감옥에 들어간 순간부터 이 감정기복이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도 카톡으로 가끔 주고받는 상황이다. 슬픈 것은 그 전까지는 (돌고래가) 막내 동생과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가 아버지가 감옥에 가고 메일로 너는 우리 가족을 파탄한 악마야라는 식의 연락을 받았다. 동생 또한 감정을 다친 부분이 있다.

 

‡ 5

Q. 친족 성폭력을 영화화한 이유가 무엇인가? 영화를 통해서 어떤 영향을 미치길 원했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A. 원래는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70~80%라고 하길래 그 주제로 아는 사람에 의한 3명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다. 학교 친구, 직장 동료, 친척에 의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 3명에 대한 이야기를 기획을 하고 제작 지원을 받고 거의 시작부를 만들고 있었는데, 한 명씩 한 명씩 못하겠다고 한 순간이었고, 마지막 한 명만 남았다. 그랬을 때 돌고래를 영화제에서 만났다.

 

솔직히 말하면 돌고래가 왔을 때는 조금 고민했다.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왜 일어날까?’라는 가벼운 질문으로 만들어가면서 답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두 명이 빠지고 친척에 의한 피해자와 돌고래가 남았는데, 그러면 친족 성폭력에 의한 성폭력을 이야기해야 했다.

 

말 그대로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던 주제였고, 그런데 이 고민을 되려 제가 고민해보겠다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또한 돌고래의 아버지 이야기니까. 남의 아버지 이야기를, 남의 가족사를 파헤치는 이정도 그릇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성폭력 이야기는 해도 되지만 친족 성폭력은 내가 좀 버겁다는 생각을 했던 부분인데, 인터뷰 하면서 너무 매력적인 친구여서, ‘이 친구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일주일 후에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보시는 분들이 이 영화는 믿음을 잃은 사람이 믿음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어쨌거나 주인공 캐릭터는 그렇게 잡긴 했다. 가족에 의한 피해를 입은 친구들이 정말로 사람을 못 믿는다는 말이 너무 많아서, 어쨌거나 영화를 편집할 때, 만들면서 생각이 계속 바뀌는데, 가족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가족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각각의 가족이 다 다르지만 도대체 우리가 가족에 대한 기준을 무엇에 두어야 되느냐라는 고민을 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믿음이 기본적으로 가족의 중요한 모태라면, 믿음만 있으면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 6 

Q. 여성인권영화제의 카테고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이 여성의 하나의 인물적인 부분보다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인식을 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영방송이나 이런 데 보면 틀어주는 영화가 있다. 그런데 왜 그런 곳에는 홍보가 안 되는 건지, 심의가 안 되는 건지 궁금하다.

A. 일부러 안하는 부분이다. 그 고민 지점이, 이 영화가 알려졌을 때, 단편적으로 돌고래 가족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돌고래 가족들이 안 다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해야하느냐가 고민이다. 방송에 내보낼 생각은 없다.

 

‡ 7

Q. 돌고래가 시나리오가 없냐고 묻는 장면처럼 정말 시나리오나 스토리 라인이 없었나?

A. 카메라가 돌고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로 말다툼 씬 중에 하나가, (영화에는 안 넣었지만) 너 카메라가 없었으면 이 얘기를 했을 거냐였다. 그런데 안 했을 거라는 거다. 자연스럽게 와서 타로를 봤을 거라는 거다. 그래서 제가 싫다고 대답했다. 카메라 때문에 네가 굳이 와서 이야기 하는 거 자체가 싫다고, 어쨌거나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 중에서 카메라가 들어가는 순간, 촬영이 되는 순간, 이것 개입 자체도 영화화 되어야 한다는 거를 제가 잊고 있었던 부분이다.

 

영화를 총 3년을 만들었는데, 원래 계획은 2년이었다. 1, 2심을 엔딩으로 계획을 했다. 그 엔딩이 무죄든 유죄든. 둘 다 무죄면 무죄만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유죄인 경우는 보는 사람들에게 더 기쁨을 줄 수 있으니까. 만약에 무죄로 끝났다면 관객분들이 도가니처럼 들고 일어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어쨌거나 영화 편집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영화를 3년 내내 찍고 1년 동안 편집을 해서 3심까지 다 찍을 수 있었다. 대략적인 이야기로는 재판으로는 크게 틀은 잡았지만 계획적인 것은 없었다.

 

‡ 8

Q. 계속 여성폭력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가고 계시고, 그래서 더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요즘 공동체 상영회 하고 계시는 부분이나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다.

A. 영화 상영 중일 때 밖에서 돌고래한테 카톡으로 돌고래 요즘 어떻게 지내요?’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을 할까라고 생각을 했다. 돌고래는 한 1년 넘게 비폭력 대화라는 과정을 이수했고, 오늘은 어떤 워크숍에 가있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고, 연극 영화에 관심이 있고, 예술 분야에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잔인한 나의, >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에 감상후기를 항상 검색해서 올린다. (돌고래가) 그 감상 후기를 보고 행복해하고 있으니 꼭 감상후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드리겠다.

 

앞으로는 뭘 찍을 지는 고민 중이다. 공동체 상영을 잘 모르실 수 있는데, 직장이나 학교 등 소규모로 들고 가서 트니까, 블로그에 자세한 내용 있으니까 신청 많이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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