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Pussy Riot: A Punk Prayer

 

마이크 러너, 막심 포즈도롭킨 Mike Lerner, Maxim Pozdorovkin

2013 | HD | Color | Documentary | 88’ | RUSSIA, UK

                                                                                       

11. 07. Thu. PM 19:00

11. 09. Sat. PM 20:00 피움 톡!! Fiwom Talk!Talk!

 

 

 

 

 

“성모님이시여, 페미니스트가 되소서, 성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내고, 독재자를 거둬주소서” 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남자들만 오를 수 있다는 대성당 제단을 차지한 여성들이 나타났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뛴다. 철지난 유행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용기’, ‘신념’, ‘정의’, ‘연대’ 같은 단어들이 그녀들 안에서 팔딱팔딱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차별주의, 정교분리, 독재 등의 이슈를 한 번에, 그것도 1분 안에 성공적으로 제기한 대가는 가혹했다. 그들의 재판을 충실히 기록한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사회의 원칙과 규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지배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때로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내는 것조차 힘이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쩌면 직면의 원천적 힘이 아닐까. 

푸시 라이엇의 공연과 체포, 그리고 공판과정이 오늘의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푸시 라이엇’은 익명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연한 조직체이다. 고정된 멤버도 없다. 그러니 세상의 잠재적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여, 직면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형광색 복면과 의상, 노래뿐이다. 이 영화를 ‘직면의 힘’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이게 되어 더 없이 기쁘다. 

 

 

 

 

감독 : 마이크 러너/막심 포즈도롭킨


개막작 감독의 이야기

마이크 러너 Mike Lerner

저는 항상 사회를 변화시키는 예술의 힘이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2월 러시아 붉은 광장에서 있었던 푸시 라이엇의 공연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마스크를 쓴 이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들이 바라는 건 무엇인지 궁금했죠. 그들은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펑크 프레이어라는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에서 가장 흥미롭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됐습니다.

 

호기심을 안고 간 모스크바에서 저는 예술가, 활동가들의 모임을 접했고, 그들의 에너지, 기발함, 용기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정치 현실에서 겪기 쉽지 않은 이 순간을 영화로 꼭 만들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뒤 6개월 동안은 러시아 사법 체계의 복잡한 절차를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듯했고, 그러면서 기이하고도 희비극적인 이 사건의 우여곡절을 뒤따라가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나디아, 마샤, 카티아 세 영웅들의 도덕적 용기와 진실성이었습니다. 그들의 정치적, 도덕적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저는 이 젊은 여성들이 푸틴의 독재 정권 해체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과 현대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자라나기 어려운지 전 세계에 보여준 모습들에 놀랐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정치, 종교, 민족 정체성, 성평등, 자유의 본성, 펑크 락의 꺼지지 않는 불꽃 등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푸시 라이엇이 이룬 것들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나디아가 법정에서 말했던 것처럼, “모든 문을 열어젖히고, 제복을 벗어던지고,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자유를 맛보세요!” 그거면 됩니다.

 

막심 포즈도롭킨 Maxim Pozdorovkin

익명의 페미니스트 예술 그룹 푸시 라이엇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과 유럽의 행위 예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펑크 락과 페미니스트 펑크 운동의 에너지와 점령운동의 전략을 결합했죠. 그들의 정치적 저항 정신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또한 명백한 러시아의 이야기입니다.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했던 40초간의 공연이 큰 논쟁을 불러왔다는 사실은 오늘날의 러시아에 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줍니다. 저는 푸시 라이엇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했어야 할 질문들을 제기했거든요. ‘펑크 프레이어는 정치, 종교, , 그리고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해 전국가적으로 전례 없는 논의들을 하게 했습니다. 그들은 현 상태를 흔들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켜 준 용감한 이들입니다.

 

푸시 라이엇의 이야기는 또한 저의 개인적 삶을 떠올려보게도 했습니다. 그들처럼 저도 소비에트 연합 시절 유년기를 보내고, 러시아의 첫 20년 동안 성년이 된 세대입니다. 나디아, 마샤, 카티아가 법정에서 진술하는 걸 들으며, 우리가 같은 시인들과 철학자들의 저술을 읽었고, 똑같이 시끄러운 음악을 들었으며, 부모님들과 비슷한 논쟁을 했었다는 걸 알았죠. 정치, 종교, 역사라는 바탕 아래 푸시 라이엇 이야기는 전형적 이야기입니다. 푸시 라이엇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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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가장 파격적이고 용감한 그녀들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피움톡톡

 

 

 

7회 여성인권영화제 셋째 날 마지막 상영된 <푸시 라이엇>은 러시아에 있는 페미니스트 펑크락 그룹 푸시 라이엇이 대성당에서의 공연 이후 기소가 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개념예술(완성된 작품 자체보다는 제작상의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로 보는 반미술적 제작 태도)과 퍼포먼스 그리고 펑크락을 접목해 부당한 정부에 대해 저항하는 모습이 담긴 <푸시 라이엇>을 보고,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와 양효실 서울대학교 미학과 강사가 관객과 함께 피움톡톡을 진행하였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의 포스터(좌)와 스틸 컷(우)

 

먼저, 양효실 서울대학교 강사는 영화에 대해 절대로 반성하지 않는 점. (푸시 라이엇이) 양심의 가책이나 도덕적인 반성이라는 부분에서 고개를 까딱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듯이 얘기하는 것이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고 버르장머리 없이 폭동을 일으키는 여자들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 점이 재미있고 후련했다.”라고 하며 지금까지 개념예술 혹은 퍼포먼스에서 어떤 남성 미술가보다도 가장 급진적인 그룹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각종 장소에서 복면을 쓰고 성차별주의, 독재정권, 동성애 혐오, 종교 부패라는 사회문제를 모두 가사에 담아 노래하고 춤추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낯설지만 어느새 그녀들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양효실 강사는 푸시 라이엇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강도를 연상시키는 복면을 쓰고, 총 대신 기타와 가사지를 들고 혁명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귀여운 큐트걸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예술이 가지고 있는 혁명적인 힘, 즉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충격의 힘을 보여줬다는 데에서 소련의 개념미술의 범위를 확장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유쾌하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체포 된 푸시 라이엇은 절대 침울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공연할 때도, 체포당할 때도, 재판을 받을 때도, 그녀들은 항상 유쾌하게 웃었고 부당한 정부를 향해 비웃는 것 같았다. 한 관객은 푸시 라이엇을 보고 여성저항의 측면에서 초점을 맞추고 봤을 때, ‘제정 시기 말기 러시아 여성 정치범들의 전통이 살아나는 구나하고 확인했다. 1905년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는 여성 정치범 사진을 봤는데 정면으로 혀를 내밀고 조롱하는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보고 푸시 라이엇 멤버들의 표정을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푸시 라이엇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들게 해준다. 그만큼 문화적으로 충격적이기도 하고, 한 분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예술·정치·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풍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이 영화를 어떻게 포커스를 두고 보느냐에 달라질 것 같다.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만났을 때 저렇게 강한 전략을 사용하는 페미니스트 액티비스트들이 있었다니! 우리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한국 여성운동을 반성해보게 되었다.”지금까지 여러 면의 다양한 측면에서 한 사건을 보고 있는데, 직면의 방식이 그런 것 같다. 볼 때 한 방향으로 직면한다고 다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방향에서 뭔가를 봤을 때 직면이 완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효실 강사도 그런 체험들을 늘 하곤 하지만, 그 때 그 느낌과 돌아선 다음의 느낌이 다를 때가 있다. (예술에 대한 것들이) 계속 머리속에 남는다. 그러면 (비평을) 아 다시 써야겠구나 하는 느낌을 또 받는다. <푸시 라이엇>도 그랬다. 이 영화 자체가 정말 풍부한 텍스트인 것 같다.”며 다양한 방향으로 <푸시 라이엇>을 볼 수 있음을 시사하며 피움톡톡 시간을 마무리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최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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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라는 피움족의 메시지가 이보다 더 잘 표현된 영화가 있을까 싶다. 7회 여성인권영화제의 개막작답게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이하 푸시 라이엇)은 당찬 세 여성이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온몸으로 저항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그녀들의 이름은 러시아 페미니스트 펑크락 그룹 푸시 라이엇이다. 시위 공연 때마다 형광색 스키마스크와 레깅스를 시위복장으로 갖추어 입는, ‘여자생식기(X) 봉기단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의 주인공인 이들은 2012221, 모스크바 러시아정교회 구세주 대성당 제단에 올라 반푸틴을 골자로 한 게릴라 락 공연 형식의 시위를 벌인다. 경비원과 성당 신도들의 저지로 공연 시위는 단 30초 만에 끝났지만 그들은 정교회 신도들의 엄청난 비난은 물론, ‘종교증오 및 난동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2년형을 선고받는다. 영화 <푸시 라이엇>은 이 대성당 공연의 6개월 전부터, 공연 당일, 그리고 이들이 재판에 회부되어 형을 언도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져나간 이들의 행동은 전 세계적으로 자유 탄압 반대 시위와 반 푸틴 시위가 열리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내게 <푸시 라이엇>이 특히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녀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떠한 현실에 직면하게 하는 방법이 예술을 통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자본주의, 법치주의, 자유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현재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매끈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있다. 하지만 직접 그 문제점에 대해 직면하는 것은 회피하고 싶어 한다. 그 실제를 직면하는 순간 우리가 느껴야만 하는 불안, 공포, 역겨움과 같은 감정들은 너무나 괴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푸시 라이엇멤버들은 음악과 노래, 춤이라는 예술적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알림으로써 우리가 실제적 현실에 직면했을 때 겪어야 하는 많은 고통들을 크게 줄여준다. 그녀들은 예술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며 은유적인 가사와 신나는 펑크 락 음악, 그리고 격렬하고 신나는 춤사위(통쾌하면서도 시적인 재판장에서의 진술까지)를 통해 정치적 시위를 이어간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혁명을 지향하는 반 정부 시위, 재판, 탄압집회와 같은 심각한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 내내 여러 번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의 공연을 본 전 세계 사람들이 그녀들에게 지지를 보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예술을 통해 결집된 정치적인 힘이 정녕 놀라웠던 부분이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많은 부분들 가운데 계속해서 나를 생각하도록 이끌었던 부분은 그녀들과 정교회 신도들의 날선 대립각 때문이었다. 정교회 대성당 제단에서 그녀들이 벌였던 공연은 정교회 신도들에게 신성을 모독하고 증오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큰 분노를 느끼게 만들었다. 그들은 푸시 라이엇을 두고 재판을 통해 그녀들이 저지른 죗값을 반드시 치러야 할 뿐 아니라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나 감히 여자의 몸으로 맨살을 드러낸 채 제단에 올라간 행위는 그녀들을 마녀로 불리게 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제단이 주는 신성함의 의미나 경건한 자신들의 집에서 난동을 피운 그녀들에게 분노하는 신도들의 행동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들이 자신들의 부조리하고 잘못된 문제점에 대해서 어떠한 반성이나 각성 없이 오로지 분노만 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나는 한편으로 당혹감을 느꼈다. 대성당에서의 시위는 푸틴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정권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지만 이들과 결탁, 유착하여 본래의 신성함을 잃어가는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시위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교회 수장인 추기경을 비롯해 기사들이나 신도들 그 누구도 자신들의 문제적 현실에 대해서는 직면하길 거부한 채, 오히려 러시아 당국과 더욱 밀착하는 양태를 보이며 그녀들을 마녀사냥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답답했다. 아마 이들과 다르지 않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게 되면서 더욱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답답한 마음은 영화 후반부 그녀들의 변론을 들으며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예술로써 정치운동을 하는 그녀들답게 주옥같은 변론 명대사들이 있지만 특히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진실은 기만을 이긴다.”는 말이었다. 자유를 이야기 하지만 무늬만 가질 수 있는 자유, 선택을 이야기 하지만 법체계 내에서 제한된 선택만이 가능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때로 나는 위선과 위악을 휘두르며 타인과 나 자신까지도 기만하곤 한다. 실제를 직면하면 너무도 무섭고 괴로울까봐 나는, 혹은 우리는 손쉽게 기만을 택해온 것은 아닌지. 그녀들이 허술한 법체계 위에서 군림하는 재판장에게, 그리고 영화를 관람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이 일갈은 나를 어느 정도 깨닫게 해 준 것 같다.

 

기소된 세 명의 푸시 라이엇멤버 중 두 명은 여전히 감옥에서 복역중이다. 그리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나머지 한 명 역시 익명성이 곧 정체성이었던 이 게릴라 팀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푸시 라이엇의 노래와 그 안의 메시지는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갔고 그들은 뜨겁게 노래하고 싸웠지만 사법적 판결은 끝났다.

 

영화를 보고 드는 한 가지 의문, 혹은 걱정. 그녀들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진 엄마에, 남편이 있는 아내에, 자신을 걱정하는 아버지가 있는 가녀린 그녀들이? 이 물음에 그녀들은 행동을 통해 열렬히 예스!라 대답한다. 편견과 압제와 마녀사냥의 위험이 만연한 현재 상황 속에서도 그녀들은 여전히 노래하고 춤춘다. 재판장에서 선처를 구걸하지도, 잘못을 뉘우쳤다는 거짓을 고하지도 않는다. 그녀들은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이야기한다. 아주 유쾌하게. <푸시 라이엇> 영화의 첫 시작에 브레히트의 예술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현실을 만드는 망치라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그녀들의 전투복인 형광 스키마스크와 레깅스를 입고 기타와 마이크라는 망치를 여전히 들고 있다.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그녀들이 결국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나와 우리들 역시도 또 한 명의 용감한 푸시 라이엇멤버가 될 수 있기를.

 

 

 

 


제 7회 여성인권 영화제 피움뷰어_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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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포스터

 

2012년 모스크바의 구세주 대성당의 제단에서 형광색 복면을 뒤집어쓰고 어깨를 내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올라가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노래하고 외쳤다. '성모마리아시여 페미니스트가 되시고 푸틴을 제거하소서', '신이란 제길' 등등. 이 엄청나다 못해 쇼크를 일으킬만한 사건은 단 30초만에 제압되었지만 그녀들의 이러한 반란은 러시아 사회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녀들은 바로 '푸시 라이엇'이었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는 크게 구세주 대성당에서의 공연으로 체포된 세 푸시 라이엇 단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디야, 카티야, 마샤 이 세사람이 푸시 라이엇으로 활동해 왔던 모습과 다른 푸시 라이엇 단원들의 공연을 통해 그들이 사회 속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그녀들의 모습은 현재 러시아의 독재체제에 대한 반감을 좀 더 획기적인 모습으로 재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들의 영리함을 엿볼 수 있다. 이 세 주인공들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체포된 이후 이 세명의 이야기와 법정에서의 모습들을 통해 러시아의 현 체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조금 더 자세하게 이 이야기를 풀어 나가자면 먼저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 세 주인공의 모습을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법정에 서게 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익명성 대신 좀 더 구체적인 개체가 되며 나타나는 모습들에서 그녀들이 사회에 대해 굉장히 용기와 소신을 가지고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체에 속해 있지만 또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들은 자유를 희망하고 그 자유를 억압하는 현 체제에 대해 냉소할 줄 아는 쿨한 언니들이었으며 또한 분명 법정에서 선 이후부터 계속해서 회피하고 싶었을텐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이 무죄임을 주장하고 이미 정부의 입맛대로 조종되는 사법부를 비판하며 그 자신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카메라와 다른 사람들 앞에 섰다. 영화는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 이 세 명의 주인공들의 유년시절과 자라온 과정을 이야기하며 굉장히 특이하기도 하지만 또한 어떤면에서는 일반적이기도 한 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푸시 라이엇이라는 존재가 어떠한 경계를 구분하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누구나 푸시 라이엇이 될 수 있었으며 또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꽤나 평범한 그들의 다른 모습-이를테면 누군가의 딸로서 누군가의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모습은 바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가림으로서 상징되는 익명체로서의 푸시라이엇이라는 단체일 것이다. 익명성의 힘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엄청나서 때로는 그 익명성 때문에 인터넷에서도 실명제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것은 곧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좀 더 거리낌 없이 표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왜인지 나를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또 다른 나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 좀 더 나를 용기있게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익명이라는 것은 불분명한 다수일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푸시 라이엇이 될 수 있고 그 존재들이 누구나가 될 수 있다는 힘을 내재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를 보며 인상 깊은 것을 두 가지 정도 말하라고 한다면 첫번째는 잠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굉장히 낯선 음악을 가지고 사회속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모습이다. 물론 단지 이들이 러시아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는 펑크락을 통해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말했기 때문에 엄청나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기존의 체제 반대자들과는 다르게 좀 더 노련하게 게릴라성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짧은 시간 내 메시지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면에서는 굉장히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행위의 주체가 여성들이었다는 것, 그리고 러시아의 독재 체제상 목숨을 걸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회피하지 않고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기도 하다.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러시아의 러시아정교는 기독교의 여러 갈래들 중 하나로 러시아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의 순기능도 많기는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정치와 종교가 이미 하나가 되어 온갖 비리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종교는 때로 이성을 누르고 선동의 도구가 되기도 하는데 사실상 그 선동은 권력자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종교 자체만으로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미 정치와 종교가 한 배를 탄 러시아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어떻겠는가? 명확하게 푸틴 정부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푸시 라이엇의 노래는 어느 순간 러시아정교를 모욕하고 푸시라이엇을 무신론자로 비난하기에 이른다.

 

시간이 지날 수록 푸시 라이엇의 이야기가 알려질 수록 그녀들을 지지하며 세계의 여론은 물론 러시아 내의 여론도 바뀌어가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세 명의 푸시라이엇들 중 한 명은 집행유예를 두 명은 현재까지도 유형지에서 형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중 나티야는 유형지에서의 가혹한 노동행위로 인해 단식투쟁을 한 상태이기도 하다.
 
그녀들은 어떠한 면에서 봤을 때는 급진적 사회운동가로 현재 러시아를 지탱하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일탈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자신이 처해 있는 사회 문제를 문제라고 자각했을 뿐 아니라 그 문제에서 회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직면하고 끊임없이 독재체제에 대해 비판했으며 그것은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 도구는 예술이라는 펑크 음악일 수도 있고 그 획기적이며 낯선 음악, 그리고 유튜브라는 세계적 채널일 수도 있으며 그녀들 스스로가 일종의 어릿광대가 되어 출연한 언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정말 당당히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철창 안에 있었음에도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자유로워 보였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푸시 라이엇의 단원들은 끊임없이 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소신을 외치고 있으며 세계의 다른 유명인들과 언론들 역시 그녀들의 용기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디야와 미샤가 복역중인 것과 같이 아직도 러시아는 얼어붙은 정권이 진행중이다.

 

푸시 라이엇을 자유롭게 하라. 뜨거운 그녀들의 외침과 음악이 사람들의 지지를 모아 러시아를 조금씩 녹여가고 있다.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_유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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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2016년 10월 10일(월)~10월 16일(일)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  그녀들의 외침, 세계를 울리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포스터

 

직면의 힘.

참 좋은 말이다. 모든 문제는 그 문제와 직면했을 때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듯, 여성 인권 역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올바로 바라봤을 때 비로소 문제의 해결점에 서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여기에 이 '직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다.

 

이 영화는 지난 2012년 2월 21일, 스키마스크에 형광색 레깅스를 입고,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제단에 올라 펑크락을 공연한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의 세 멤버인 나디야, 마샤, 카티야가 현장에서 붙잡혀 재판에 회부된 시점으로부터 자신들과 가족, 넓게는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시민들에게 그녀들이 미친 영향을 담아냈다.


얼핏 보면 제단에서 펑크락을 공연한 것이(그것도 약 30초 동안) 재판에 회부될 만큼 중대한 범죄인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현재의 러시아라는 국가가 그렇게 닫혀있는, 특히 종교 단체가 정치와 유착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줄은 전혀 몰랐다. 그러나 영화에 따르면 '여성'은 절대 제단에 올라갈 수 없는 일종의 법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푸시 라이엇은 종교의 금기사항을 어겼으며, 더구나 그 신성한 제단에서 팔과 다리를 드러낸 옷을 입고 펑크락을 공연했으니 이 장면을 본 관계자나 신도들의 충격은 짐작이 간다.

 

이 사건의 결과로 현장에서 붙잡힌 세 명의 멤버는 종교재판에 회부되기에 이른다. 죄명은 '종교적 증오를 기반으로 한 난동죄'.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생긴다. 과연,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 원한 것이 제단을 더럽히는 것이었을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종교에 대한 믿음을 헐뜯고 비난하는 것이었을까? 답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보여진 푸시 라이엇의 노래 가사는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닌 현 정권을 향해있다. 또한 그들은 억압된 자유에 대한 목마름에 대해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교계, 정치계, 법조계를 비롯해 매체들마저 이들의 행위를 단순히 종교적 증오로 치부하며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아마도 현 정권의 거센 입김은 물론, 종교 단체의 뿌리 깊숙히 박혀있는 성차별적인 사상 때문일 것이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푸시 라이엇 : 펑크 프레이어> 스틸컷

 

이들에게는 푸시 라이엇의 행위를 차라리 종교에 대한 증오로 넘기는 것이 편리한 일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 사고를 할 수 있고, 직접 나서서 정치 운동을 이끌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임을 보여줄수록 더 많은 이들이 '생각'뿐이 아닌 '행동'하게 될 것이고, '아무 것도 모르던' 여성들이 '적'이 되어 자신들을 위협할 테니까. 심지어 이들은 푸시 라이엇 멤버들을 두고 마녀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여전히 남성의 세상에서 '소수'일 수밖에 없는 여성이 안타까운 대목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 중에 여성들도 섞여있다는 점이다. 모든 여성이 강경한 페미니스트여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여성들마저 이들의 용기있는 외침을 외면하고 비판한다면 세상이 이 문제를 직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세 명의 멤버 중 두 명은 끝내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하지만 분명 희망은 있다. 많은 이들이 그녀들의 용감한 행동을 응원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푸시 라이엇에게 자유를!' 라고 외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들 역시 그녀들을 지지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얼굴도, 이름도 드러내지 않은 채 모든 여성을 위해, 모두의 자유를 위해 노래하는 그녀들의 외침이 세계를 조금씩 변화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의식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목소리를 잃은 자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 는 푸시 라이엇의 바람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녀들은 이미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있으며, 그녀들이 대신해주지 않아도 될만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야 나는 천천히 이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이 영화 속의 여성들은 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며, 억압 당하고 상처받는 와중에도 울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곧 모든 것이 나아질 거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결국, 그녀들이야말로 문제와 직면하고, 해결을 위해 투쟁하고,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며, 동시에 여성들의 희망적인 앞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_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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