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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개막

한국여성의전화 2019. 10. 3. 02:38

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개막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오늘

 

13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식 현장

102일 제13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여성폭력 문제를 조명하고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2006년 시작된 여성인권영화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많은 관객의 축하 속에서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올해의 슬로건은 이제 멈출 수는 없어, 최근 몇 년간의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달라진 우리를 응원하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이번 여성인권영화제에서는 18개국 57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역대 최다인 총 300편의 경쟁 부문 출품작 중에서 엄선된 25편이 피움 초이스에서 상영된다.

고미경, 박근양 집행위원장의 개막선언을 시작으로 다양한 내빈들이 무대에 올라 축사와 함께 상영작을 소개했다. 먼저 손수현 배우는 영화계를 다룬 두 영화 <시네마토그래퍼><우먼인할리우드>를 소개했다. 손 배우는 여성 배우 당사자로서 영화계에서 자주 여성이 대상화되는 위치에 놓이는 것을 체감한다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용기를 가득 채워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담당하는 인권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영화제를 찾은 박순정 당진고 교사가 축사를 전했다. 박 교사는 왜 보지는 낯부끄러운 것이 되었는지 질문을 던지는 <아마레타>와 네 살배기 아이들의 미인대회 출전을 그린 <미니미스>를 소개하며, 영화제가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춘숙 국회의원은 미국의 청소노동자였던 주인공이 주의회 의원이 되어 마주하게 된 현실을 그린 <여성의원>이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토요일에 <여성의원> 상영 후 왜 여성 정치인이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정춘숙 의원이 출연하는 피움 톡!!’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직접 만드는 문화공연 마음대로, 점프!(이하 점프)’ 프로젝트의 참여자들이 영화 <날아오르다>를 소개했다. <날아오르다>는 다양한 나이대와 직업의 여성폭력 생존자들이 교외에서 함께 주말을 보내며 자신들의 경험과 느낀 바를 담담하게 털어놓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소개 후 점프 참여자들은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직접 구성한 노래와 춤으로 이루어진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가면을 쓴 채 무대에 나타난 공연자들은 처음에는 춤을 추듯 옷자락을 나풀나풀 흩날리는 동작을 하다가 점점 힘 있고 절도 있는 동작을 내지르고 신이 나서 감탄사를 내지르기도 했다. 공연 후에는 점프 참여자들이 직접 가사를 지은 노래를 합창하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공연 당사자들의 삶과 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어 더욱 뜻깊은 축하 공연이었다. 목요일에는 여성폭력 피해 생존자와 지원자를 위한 특별초청 상영회가 예정되어있다.

축하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여성 인권을 주로 다루거나 이와 관련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소재로 한 30분 미만 단편영화 시나리오라는 주제로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가량 접수를 한 공모전은 올해 첫 시행임에도 총 110편의 시나리오가 제출되었다. 그중 심사위원의 평가를 거쳐 김다민 님의 <형선의 이해관계>, 김은진 님의 <포스트잇>, 고범중 님의 <내 이웃의 남자들> 3편이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수상자에게는 소정의 고료와 감독들의 멘토링을 받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특히 <포스트잇>으로 선정된 김은진 님은 가르침을 받은 교수에게 네 글은 너무 여성중심 서사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렵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기에 수상이 더욱더 값지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상작품을 영화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개막작 <최강레드!>가 상영되었다. <최강레드!>는 미국의 한 강간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피해자의 증언과 출연 없이 어떻게 강간문화를 낱낱이 드러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박수갈채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개막식이 마무리되었다.

13회 여성인권영화제는 오늘 개막식을 시작으로 10 6일 일요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SF, 임신중지,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여성인권의제들을 다룬 50편이 넘는 영화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내용을 곱씹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감독과의 대화 피움 톡! !’이 마련되어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와 굿즈도 준비되어 있다. 이제 멈출 수는 없는 당신에게, 이번 영화제가 계속해서 나아갈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