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204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 <능력소녀>, <썬데이>, <여름방학숙제>, <환불>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 , ,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정재인 9월 13일 오후 3시,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초이스 섹션에서 단편영화 네 편 , , , 이 상영되었다. 상영 이후에는 의 김수영 감독, 의 이서희 감독, 의 김아현 감독, 의 송예진 감독과 수진 역을 맡았던 조민경 배우와 함께하는 GV도 진행되었다. 존재감이 없다가 우연히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능력소녀’가 된 주리와 학교 친구들 사이의 미스터리를 그린 단편영화이다. 하지만 주리의 능력은 폭주하기 시작하고, 주리와 학급 친구들은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맞는다. 주인공 혜진은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일요일이 ‘노는 날’이 아니다. 심지어 생리통 마저 혜진을 괴롭힌다. 혜진이의 하루 남짓한 시간을 따라가며 생리대를 공공재로..

피움뷰어 2018.09.14

이겨내는 새벽의 영화 - <여자의 아내>, <선화의 근황>, <신기록>, <골목길>

이겨내는 새벽의 영화, , ,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한지원 밤의 시간이 지나고 다가오는 새벽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 , , 은 단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치열한 고민으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나’와 ‘너’의 관계, 이것은 우리가 살면서 이루는 최소 단위의 관계인데도 때때로 매우 버겁게 느껴지곤 한다. 각 영화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작중에서 차별받는 피해자 혹은 소수자들과 감정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물이지만, 숨겨왔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가장 낯선 타인이 된다. 사랑했던 남편은 MTF 트랜스젠더로서의 정체성을 공공연히 드러내려고 하고(), 성차별적인 직장 안에서 유일한 동지였던 이와는 밥그릇 싸움에 던져지며(), 우연히 마주친 낯선 중년여성의 삶은 평범했던 일상에 묘한 불안감을 ..

피움뷰어 2018.09.14

<살아남은 이유> 리뷰

당신은 이 목소리들을 들어야만 한다 - 리뷰 -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김지은 미국에서 “여성 4명 중 1명은 살면서 가정폭력에 노출된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여성과 아동들이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그 사실을 쉽사리 드러내거나 신고하기도 힘든 현실이다. 는 이런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가정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이들은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는 사법 시스템과 사람들의 시선에 강력한 반문을 던진다. 가정폭력을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알고 싶다면, 가정폭력 생존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를 적극 추천한다.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60년 동안 폭력적인 결혼 생활을 견딘 샬로타 해리슨의..

피움뷰어 2018.09.12

나누고, 싸우고, 이기는 ‘말하기’

나누고, 싸우고, 이기는 ‘말하기’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피움톡톡 린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9월 22일,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 후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영화 제목과 같은 ‘말하기의 힘’을 주제로, 재재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국장과 오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었다.은 브라질에서 진행되었던 ‘말하기의 힘(FACES OF HARASSMENT)' 캠페인을 주제로 한다. 영화는 참여자와 촬영 장비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26명의 여성의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장면을 담고 있다. 영화에 담긴 증언은 일부고, 실제로는 140명의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냈으며, 이후에도 더 많은 여성이 캠페인에 참..

피움뷰어 2017.09.22

여성노인에 관한 영화를 의심한다.

아흔 살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이보다는 몸과 인지능력의 어떠함으로 삶의 끝을 떠올리는 나는, 아흔 근처에도 자기 삶을 스스로 주관하며 즐겁게 사는 두 할머니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부럽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래의 메모는, 두 젊은 여성감독이 카메라로 포착한, 늙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말들이다. 따스하고 각별하며, 때로는 역설적이어서 맛있고, 혹은 내 마음에 걸리적거린 장면과 대사들이다. ["미용실 사장님 메이블"]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 한국여성의전화파마 롤에 몇 가닥 잡히지 않는 할머니 고객의 숱 없는 머리카락, 당사자의 생전 부탁으로 시신의 머리를 염색했던 이야기, 미용 작업에 집중하는 메이블의 눈과 표정과 손길, 미용 의자에 앉으며 수다를 위해 보청기를 꽂는 할머니 고객, '내..

피움뷰어 2017.09.22

당신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당신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 , , -지원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9월 21일 목요일, CGV압구정 아트하우스에서 진행되는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가 두 번째 날을 맞았다. 이날 ‘피움 초이스’ 부문에서 강희진 감독의 , 김예영·김영근 감독의 , 안정연 감독의 , 심혜정 감독의 네 개의 작품이 연이어 상영됐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남은주 한겨레 기자의 진행으로, 각 작품의 감독들과 의 주인공 ‘페루자’가 참석한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녀들의 ‘보내지 못한 편지’를 대신하여 - 의 주인공 ‘금’과 ‘은’은 저마다의 이유로 북한을 떠나 남한 땅을 밟았다. 북한에서 녹록하지 않았던 생활 형편을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 도전' 삼아 고향을 떠나온 ‘금’과 남한에서는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

피움뷰어 2017.09.22

너무나 가벼워 보였지만실은 사소하지 않았던

너무나 가벼워 보였지만실은 사소하지 않았던11회 여성인권영화제 경쟁작 GV 현장린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9월 21일, 압구정 CGV 아트하우스에서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경쟁작 , , 이 상영되었다. 은 성폭력 피해자인 주인공이 김장을 위해 할머니댁에 갔다가 다시 가해자인 이모부와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다. 는 고등학교 여학생의 자살을 중심으로, 데이트폭력을 현실적으로그려내는 영화이다. 은 오래전 성폭력을당한 여성이 다시 그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겪는 고통을 다뤘다. 이렇게 세 영화가 연달아 상영된 후, 의 이수아 감독과 슬아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이함께한 영화제 첫 GV가 진행되었다. 숨겨진 진실, 그 속의 폭력는 행복해 보였던 소미와 지훈 사이에 사실은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내는 데 초점을..

피움뷰어 2017.09.22

성별 이분법을 시원하게 박살내는 언니들

성별 이분법을 시원하게 박살내는 언니들 피움톡톡 명희수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여성이 스스로를 진정 여성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람이 많아. 여자란 건 무슨 의미지?에는 4명의 부치가 등장한다. 체크셔츠와 짧은 머리 그리고 적극적인 태도로 대표되는 부치들은 젠더 질서에 교란을 준다. 남성의 특성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전유하면서도 여성의 정체성을 갖고 사는 부치는 다양한 의심을 받는다. 남녀 이분법의 질서를 위반하고 도전하는 이들의 삶에 사람들은 “남성 흉내를 낸다”, “트랜스젠더가 분명하다” 등 편견 섞인 말을 던진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네 명의 부치들은 그 오해와 편견들에 대답하며 또 다른 교란을 가져온다. 그 재치있는 대답은 결국 남녀 이분법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위선적인지 고발한다.여성인권영화제 첫날..

피움뷰어 2017.09.22

모든 가현이들과 지원이들에게 내미는 손

모든 가현이들과 지원이들에게 내미는 손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 감독과의 대화 현장 명희수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여성인권영화제의 첫째 날,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처한 여성들의 현실을 그린 두 편의 영화가 함께 상영되었다. 는 기간제 교사로, 휴가를 얻어 떠난 이들의 자리를 때우며 유목민같은 비정규직 생활을 하는 지원의 삶을 다룬다. ‘내 자리’가 아닌 ‘오늘의 자리’를 찾아 떠도는 지원에게, 지원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역시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이유로, 다른 직종의 ‘알바 인생’을 살아오던 세 명의 가현이들이 ‘알바노조’ 결성 초기부터 함께해 온 이야기를 그린다. 세 명의 가현이들은 ‘알바’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처음 만났고, 알바노조 활동을 시작으로 각자의 미래를 꾸며 나..

피움뷰어 2017.09.22

남성적 시각의 여성상을 벗어나서

남성적 시각의 여성상을 벗어나서, , , 메리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선보이는 , , , 에서는 그동안 남성사회에서 통용된 ‘수동적 여성상’에서 벗어나 욕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여성들을 그리고 있기에, ‘여자라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을 옥죌 수밖에 없던 여성들에게 해방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사실은 터프할지도,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폐지를 찾아다니는 할머니를 바라볼 때면, 그동안 미디어에서 접해왔던 힘이 없고 고독한 모습의 할머니를 떠올려서 종종 착잡한 기분이 들곤 하였다. 하지만 영화 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희순할매’와 이화동에 새로 온 ‘부안할매’가 폐지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폐지를 줍는 할머니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뒤튼다. 희순..

피움뷰어 2017.09.21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꿈을 꾸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꿈을 꾸다, , , 송수민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 쪽 골대 방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뜻하는 비유로,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이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없도록 만들어진 불공평한 상태를 뜻한다. 최근 이 말은 가부장제 사회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곤 한다. 여성은 아무리 노력해도 남성의 자리, 즉 보편의 자리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쪽에서 공을 차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골대에 공을 넣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불공정한 세상에서도 꿈을 꾸는 여자들이 있다. 지금 소개할 네 개의 영화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도구가 아니다, 우리는 목소리다, 영화는 탈북 이후의..

피움뷰어 2017.09.21

침묵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그들이 여기에 있다.

침묵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그들이 여기에 있다.-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 김단비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총총 가벼운 발걸음 끝에 저녁을 먹으러 가는 여성들. 몸짓은 제각각이지만 춤을 추며 기쁨과 행복에 젖어 있는 여성들. 색색의 색연필로 자신의 ‘보지’를 그려내고 까르르 웃어대는 여성들. 이곳은 콩고의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쉼터이자, 그들을 리더로 양성하는 기관, ‘센터 시티 오브 조이’이다. ‘피해자의 틀’을 깨는 피해생존자 전쟁 성폭력을 겪은 피해생존자의 모습.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가. 당신과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모습은 몹시 전형적이고 제한적이다.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묘사되곤 하는 성폭력 피해에 대한 제한적인 통..

피움뷰어 2017.09.20

폭력, 그 이후의 삶

폭력, 그 이후의 삶- 국내작 , ,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린피해자에게 굴레를 씌우는 사회스무 살 무렵 수업 과제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형상화 방식과 그에 따른 2차 가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썼다. 이 보고서를 쓰면서 이 사회 전체가 2차 가해에 큰 몫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피해자의 삶은 계속되고, 그들은 누구나 그러하듯이 상처를 안은 채로 계속 살아가는데, 사회에서는 온갖 잔인한 표현을 쓰며 피해자에게 굴레를 씌우고 있었다. 결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충격적인 ‘흥밋거리’에 불과한 것처럼도 보였다. 표현하는 방식이 어딜 가나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가해자와 철저히 수동적인 피해자, 그리고 피해의 양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것까지. 현실에서는 가해자가 겉으로 보..

피움뷰어 2017.09.20

어떻게든 계속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든 계속 살아가야 한다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 프리뷰 영화관 좌석에 앉아 객석의 조명이 꺼지면, 눈앞의 거대한 스크린은일상으로부터의 도피처를 제공한다. 2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이 지나고 나면, 팝콘이 흩어진 상영관을 걸어 나오며 때로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지만, 나에게는 기한 없이 견뎌야 할 지지부진한 일상이 남아있기때문이다. 그리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대단히 비극적이지도않은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주제에 불안정하기까지 한 노동도 해야 한다.아래의 두 영화는 바로 그 지점, 영화가 끝나도 지속되어야 하는 삶과그 지루한 삶의 근간이 되는 노동을 다룬다.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 스틸컷 6,500원으로환산하기에는 너무..

피움뷰어 20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