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독이라는 이름 ‘나랑 엄마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엄마한테 막 소리를 지르더니 엄말 때렸어. 뭐 때문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나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언젠가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놀랐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그 일이 그녀의 삶에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었다. 친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었던 무지했던 내가 조금 더 일찍 영화 ‘옆집 아이’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가부장적인 사회 통념을 바탕으로 집안에서 최고의 권위와 힘을 자랑하는, 아버지라는 그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잘못된 행동에 맞서 싸워야 하며,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