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여성인권영화제 '우린 흔들리지 않지'

2020년 12월 1일(화)~10일(목)

피움톡톡

감독과의 대화 [잔인한 나의, 홈 - 아오리 감독]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10. 01:43

잔인한 나의, 홈 - 감독과의 대화(GV)


 

감독 인사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전작은 내 이야기로, 성폭력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 놈에게 복수하는 법>이라는 전작을 보고, GV가 끝나고 나서 돌고래가 찾아왔다. 이 영화를 만들게 해 준 영화제니까, 감사하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잔인한 나의, 홈> 스틸컷

 

‡ 1

Q. 영화를 찍는 다는 것은 주인공과 무언가를 함께 해야 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직면하기 싫어하는 친족성폭력의 과정을 함께하면서 어떻게 감정이나 에너지를 조절했는지 궁금하다.

A. 비슷한 질문을 좀 받는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답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몇 번의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봤는데, 만드는 과정 자체가 노는 것이었다. (돌고래와) 성격이 비슷해서 어떤 심각한 고민을 안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과정은 둘이 노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 2

Q. 보면서 감정이 잘 안 추슬러졌다. 영화제 제목이 직면이다. 첫 영화제 때 출품했던 작품 얘기를 하셨는데, 찍으면서 어떤 직면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A. 제 자신을 잘 못 보는 사람이어서 순간순간의 느낌을 잘 설명 못하는 사람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영화를 다 만들어 놓고 상영을 하면서 이렇게 상영을 하고, 이렇게 주인공이 얘기를 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해서 다 공감해주시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역 상영회를 돌 때마다 많은 어머니들이 돌고래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신다. 처음에는 어떻게 돌고래를 믿느냐, 나는 영화를 다 봐도 돌고래를 이해할 수 가 없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 분이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영을 할 때마다 많은 어머니들이 돌고래가 엄마와 여동생의 피해자를 낳은, 집안을 말아먹은 또 다른 가해자다.”라고 얘기를 하시 길래 그 때의 분위기가 어쩌면 이 공간에서 많은 어머니들이 저 어머니와 같은 생각을 하시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그제야 현실에 대한 직면의 순간을 맞닥뜨렸다.

 

많은 지역에서 성폭력 예방 영화라고 초청을 했다가 친족 성폭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가족까지 그럴 수가 있어. 이건 말도 안 되는 영화다.”라고 해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직면을 이제야 하고, 이제 이 상영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 3 

Q. 친족성폭력 문제가 어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면하기 어렵게 하는 어떤 게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감독님도 공동체 상영을 하시면서 그러한 부분이 걸리셨다고 했는데 그런 걸 돌파할 수 있는 것을 찾으셨는지, 찾고 계시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이 영화를 만들고서 가끔씩 돌고래 가족들이 비난을 받는 상황이 불편한 지점이다. 어떻게 해아 하나 고민이 있지만, 어쨌거나 제가 알고 있는 친족 가해자가 남편, 아들, 딸일 경우에 대부분이 돌고래의 엄마와 같은 모습을 취했다. 가족뿐만이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유명한 조직 내에서도 대부분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게 태반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표현하는 방식이 모른척하는 방식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계속 고민 중인 상황이다. ‘영화를 틀지 말아야 되나?’라는 고민까지 하는 상황에 와있다.

 

‡ 4

Q. 돌고래와 돌고래의 어머니의 관계가 영화를 찍고 난 후에 변화가 있었는지 알고 싶다.

A. 2년 정도 지났는데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건이 있고나서 추석 때 내려가고 그 이후의 기간 동안 엄마와 돌고래가 카톡한 내용을 돌고래가 보여줬다. 그 내용이 굉장히 쓸쓸했던 게, 일상적인 내용을 보낸다. “내가 요즘에 난을 키웠어.” 뭐 이런 이야기를 하시거나 또 어떨 때는 되게 화가 나신 이야기를 하시거나

 

그래서 이 모든 감정들을 봤을 때 판단하기로 돌고래 같은 경우는 성폭력을 맞닥뜨린 순간에 감정 기복들이 심해서 지금까지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면, 어머니나 여동생들은 이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해서 그동안은 부인만 했으면 됐을 텐데 감옥에 들어간 순간부터 이 감정기복이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도 카톡으로 가끔 주고받는 상황이다. 슬픈 것은 그 전까지는 (돌고래가) 막내 동생과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가 아버지가 감옥에 가고 메일로 너는 우리 가족을 파탄한 악마야라는 식의 연락을 받았다. 동생 또한 감정을 다친 부분이 있다.

 

‡ 5

Q. 친족 성폭력을 영화화한 이유가 무엇인가? 영화를 통해서 어떤 영향을 미치길 원했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A. 원래는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70~80%라고 하길래 그 주제로 아는 사람에 의한 3명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다. 학교 친구, 직장 동료, 친척에 의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 3명에 대한 이야기를 기획을 하고 제작 지원을 받고 거의 시작부를 만들고 있었는데, 한 명씩 한 명씩 못하겠다고 한 순간이었고, 마지막 한 명만 남았다. 그랬을 때 돌고래를 영화제에서 만났다.

 

솔직히 말하면 돌고래가 왔을 때는 조금 고민했다.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왜 일어날까?’라는 가벼운 질문으로 만들어가면서 답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두 명이 빠지고 친척에 의한 피해자와 돌고래가 남았는데, 그러면 친족 성폭력에 의한 성폭력을 이야기해야 했다.

 

말 그대로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던 주제였고, 그런데 이 고민을 되려 제가 고민해보겠다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또한 돌고래의 아버지 이야기니까. 남의 아버지 이야기를, 남의 가족사를 파헤치는 이정도 그릇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성폭력 이야기는 해도 되지만 친족 성폭력은 내가 좀 버겁다는 생각을 했던 부분인데, 인터뷰 하면서 너무 매력적인 친구여서, ‘이 친구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일주일 후에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보시는 분들이 이 영화는 믿음을 잃은 사람이 믿음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어쨌거나 주인공 캐릭터는 그렇게 잡긴 했다. 가족에 의한 피해를 입은 친구들이 정말로 사람을 못 믿는다는 말이 너무 많아서, 어쨌거나 영화를 편집할 때, 만들면서 생각이 계속 바뀌는데, 가족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가족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각각의 가족이 다 다르지만 도대체 우리가 가족에 대한 기준을 무엇에 두어야 되느냐라는 고민을 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믿음이 기본적으로 가족의 중요한 모태라면, 믿음만 있으면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 6 

Q. 여성인권영화제의 카테고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이 여성의 하나의 인물적인 부분보다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인식을 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영방송이나 이런 데 보면 틀어주는 영화가 있다. 그런데 왜 그런 곳에는 홍보가 안 되는 건지, 심의가 안 되는 건지 궁금하다.

A. 일부러 안하는 부분이다. 그 고민 지점이, 이 영화가 알려졌을 때, 단편적으로 돌고래 가족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돌고래 가족들이 안 다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해야하느냐가 고민이다. 방송에 내보낼 생각은 없다.

 

‡ 7

Q. 돌고래가 시나리오가 없냐고 묻는 장면처럼 정말 시나리오나 스토리 라인이 없었나?

A. 카메라가 돌고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로 말다툼 씬 중에 하나가, (영화에는 안 넣었지만) 너 카메라가 없었으면 이 얘기를 했을 거냐였다. 그런데 안 했을 거라는 거다. 자연스럽게 와서 타로를 봤을 거라는 거다. 그래서 제가 싫다고 대답했다. 카메라 때문에 네가 굳이 와서 이야기 하는 거 자체가 싫다고, 어쨌거나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 중에서 카메라가 들어가는 순간, 촬영이 되는 순간, 이것 개입 자체도 영화화 되어야 한다는 거를 제가 잊고 있었던 부분이다.

 

영화를 총 3년을 만들었는데, 원래 계획은 2년이었다. 1, 2심을 엔딩으로 계획을 했다. 그 엔딩이 무죄든 유죄든. 둘 다 무죄면 무죄만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유죄인 경우는 보는 사람들에게 더 기쁨을 줄 수 있으니까. 만약에 무죄로 끝났다면 관객분들이 도가니처럼 들고 일어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어쨌거나 영화 편집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영화를 3년 내내 찍고 1년 동안 편집을 해서 3심까지 다 찍을 수 있었다. 대략적인 이야기로는 재판으로는 크게 틀은 잡았지만 계획적인 것은 없었다.

 

‡ 8

Q. 계속 여성폭력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가고 계시고, 그래서 더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요즘 공동체 상영회 하고 계시는 부분이나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다.

A. 영화 상영 중일 때 밖에서 돌고래한테 카톡으로 돌고래 요즘 어떻게 지내요?’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을 할까라고 생각을 했다. 돌고래는 한 1년 넘게 비폭력 대화라는 과정을 이수했고, 오늘은 어떤 워크숍에 가있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고, 연극 영화에 관심이 있고, 예술 분야에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잔인한 나의, >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에 감상후기를 항상 검색해서 올린다. (돌고래가) 그 감상 후기를 보고 행복해하고 있으니 꼭 감상후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드리겠다.

 

앞으로는 뭘 찍을 지는 고민 중이다. 공동체 상영을 잘 모르실 수 있는데, 직장이나 학교 등 소규모로 들고 가서 트니까, 블로그에 자세한 내용 있으니까 신청 많이 부탁드린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