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 2020)

출품 공모전 본선 진출작 발표일정이 연기되었습니다.


14회 여성인권영화제 출품 공모전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출품 공모전 본선 진출작 발표를 5월 중 발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확산으로 14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일정이 변경되면서 본선 진출작 발표 일정이 연기되었습니다. 이에 변경된 본선 진출작 발표 일정을 재공지 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의 양해에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6 24()~6 28()까지 개최 예정이었던 14회 여성인권영화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확산으로 8월로 일정이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정확한 개최 일정은 추후 공지 예정이오니, 여성인권영화제 홈페이지와 SNS를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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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움 한국여성의전화

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2019년 10월 2일(수)~10월 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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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x 2020.07.22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2017년 방통위에 EBS 라디오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보낸 후 EBS 임직원들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습니다.
    EBS 임직원들은 도청, 해킹, 불법촬영을 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인신공격했습니다.
    불법수집한 정보를 다른 방송사와 출판계에 퍼뜨려 피해자가 심각한 2차 가해와 착취까지 당하게 만들었습니다.
    불법사찰과 불법촬영과 사전검열과 집단괴롭힘에 반대하신다면 아래 청원에 참여해 주세요!
    https://petitions.gg.go.kr/view/?mod=document&bs=3&uid=13849&page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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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_여성인권영화제_이제_멈출_수는_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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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지나간 10월의 어느 날! 압구정 CGV에서 "이제 멈출 수는 없어"라는 슬로건으로 5일간 13회 여성인권영화제가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는 여성인권영화제 트레일러 못 보신 분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트레일러 다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FyPRMykut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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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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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란희 님의 진행으로 영화제의 막을 올리는 개막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공동 집행위원장인 미주, 근양 님의 개막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는데요. 개막식에 참석한 다양한 관객들 덕분에 CGV 본관이 들썩였다는 후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신 가운데 몇 분을 사진으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찡긋) (미소)

 


 

10월 2일 개막식에는 국회의원 정춘숙 님, 당진고 교사 박순정님과 학생 여러분, 배우 손수현 님, '마음대로, 점프!' 공연팀을 비롯해 늘 감사한 내빈 여러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포토월에서 존재감 뿜뿜 해주신 신승은 님과 손수현 님. 심장 떨리게 웃지말아요. 전 이미 팬이라구욧!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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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국 57편 46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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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3회 상영작은 18개국 57편의 작품으로 46회차 상영되었는데요. 본격적인 영화상영이 시작되고 총 6회의 GV와 12회의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답니다. 기대했던 작품도 보고 피움톡톡과 GV도 참여하는 역시 핵이득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영화도 다 보고, 피움톡톡과 GV까지 즐기셨다면 여성인권영화제의 또 하나의 재미! '난리피움'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는, 재미도 있고 모두가 꼭 해야하는 서명까지.. 여성인권영화제 스탭 슨생님들, 왜 이렇게 준비가 철저해요. 너무 감동이에요. (주륵)

 

 

맞아요. 시작이 있으니 끝도 있는 거겠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건 저 뿐인가요? 폐막식 사진을 보니 다들 멋지십니다. 명MC 피움족 근영, 문숙 님의 사회로 마무리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폐막작으로는 경쟁부문 수상작이 상영되었는데요. 피움상 수상에는 허지은, 이경호 감독의<해미를 찾아서 Finding Haemi>와 심사위원 특별상으로는 마르지에 리아히(Marziyeh Riahi) 감독의 <운전 연수 Class Ranandegi>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더불어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언급된 신서영 감독의 <비하인더 홀 BEHIND THE HOLE>을 상영하였는데요. 영화가 끝난 후 기립박수가 끊어지질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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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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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바로 피움족 여러분 덕분입니다. (아, 물론 그 외에도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답니다.) 기술팀, 번역팀, 안내팀, 티켓팀, 운영팀, 이벤트팀, 프로그램팀, 홍보팀, 자막에 도움주신 분들과 트레일러를 멋지게 만들어주신 스탭분들. 그리고 인쇄물도 깔끔하게 작업해주신 분들까지! (여성인권영화제를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들 사,,아니, 모두 감사합니다!) 13회 여성인권영화제는 호평을 받으며 시작되었고, 대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덕분이랍니다. 우리 내년에 또 만날 수 있겠죠? 아프지 말고 건강히 잘 지내다가 내년에 또 만나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13회 여성인권영화제 FIWOM 스케치영상 보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FI2t4MByONk 

 


※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에 시작된 영화제 입니다. 많은 분들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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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2019년 10월 2일(수)~10월 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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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여성이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 열쇠는내 욕망 알기

<빛나는 인생> 피움톡톡

 의정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노년 여성의 삶을 다룬 제13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도나의 사랑>, <빛나는 인생>의 상영 이후 진행된 피움톡톡의 주제다. 106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할배의 탄생>,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를 쓴 최현숙 작가와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 활동가 정이 여성, 성소수자의 노후에 대한 빈곤한 상상력을 넘어서라는 화두를 던지고 관객과 대화했다.

행복한 노년을 꿈꾸는 관객들에게, 최 작가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 이성애중심주의, 가족중심주의 등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벗어나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됐다. 자신의 욕망을 아는 것이어떤 연애를 할 것인가’, ‘얼마만큼의 돈을 벌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등 나이 드는 법을 결정해 나가는 열쇠였다.

한국에 레즈비언 왕국을 건설하는 법

관객들은 첫 번째로 <빛나는 인생>에서의 레즈비언 공동체가 한국에서도 가능할지 물었다. 최 작가는 주변에서 레즈비언 요양원 운영을 꿈꾸는 분을 여럿 봤다“30인 이하 노인들이 같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면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제도를 통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국가 제도에 침범해 레즈비언 왕국을 건설할 수도 있겠다고 말하며 관객과 함께 웃었다. 최 작가는 성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세력화가 중요하다국가가 청년, 노인, 여성을 상대로 공공주택을 지급하는 등 여러 지원제도를 마련하는데, 이것을 레즈비언 공동체의 시작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의 연애·결, ‘정상범위에 편입되지 않아도 괜찮아

최 작가는 이성애 중심, 가족 중심 제도 탓에 성소수자로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그 제도 속으로의 편입을 요구하기에 앞서 제도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작가는 사회가 말하는 정상으로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결혼제도에서 벗어난 삶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빛나는 인생>에서 24년 결혼생활은 아직 애송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듯, 오래 만나고 친밀함을 깊게 나눠야만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게 자기 욕망이 맞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최 작가는 관계가 오래돼야 좋은 거고, ‘원나잇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에는 사회의 정상 이데올로기가 들어있다며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귀농해서 공동체를 꾸린다면 어떨까

<빛나는 인생>에서 여성 공동체를 만드는 데 구심점 역할을 했던 샐리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농촌 지역을 여성의 땅으로 택했다. 관객들은 귀농해서 공동체를 꾸리는 것의 장단점이 무엇일지 궁금해했다. 최 작가는 농촌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시골의 삶을 좋아한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신자유주의적 삶에서 벗어나고 싶을 땐 농촌으로 가는 것이 제격이라면서도, “문화적 혜택, 의료시설에의 접근성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도시에서 공동체적 삶을 꾸려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의 폐쇄성, ‘텃세가 걱정된다면

한 관객은 여성들이나, 다른 소수자들이 도시에 살고자 하는 덴 이유가 있는 것 같다농촌의 폐쇄성이 두렵기도 하고, 그 지역 문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상상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 작가는 농촌 적응의 어려움으로 텃세가 꼽히는 데 대해, ‘텃세가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인들이 거부성이 강하다고 하지만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의 선입견이 강한 측면도 있다며 처음 농촌의 문화를 접했을 때 불편할 수도 있지만, ‘농촌 사람들은 이렇다’, ‘노인들은 이렇다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 것을 권했다. 활동가 정은 “<빛나는 인생>에선 서로 섞여 살며 일어나는 변화를 사랑이라고 말하더라. 그것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최 작가는 먼저 좋은 관계를 만들고 난 뒤에 불편한 지점을 얘기하며 타협해 갈 수 있다우리가 농촌에 가서 살려면 그들의 삶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들의 문화와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청년세대와 노년세대의 한 마을 공동체’, 가능할까

노인들과 청년이 함께 사는 마을을 꿈꾼다는 관객이 손을 들어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물었다. 최 작가는 가능하다고 답하며 신자유주의 사회가 청년세대와 노인세대가 함께 살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젊은 층은 일터로 몰아넣고, 노인들은 요양원에 몰아넣는다며 노인들이 요양원에 수용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 작가는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일본의 한 농촌마을에 요양시설을 만들고, 주변에 유치원, 시장, 학교와 산업을 유치했더니 노인, 아이와 함께 사는 가구들이 입주했다며 이러한 공존이 가능하려면 신자유주의의 효율성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최 작가는 노인을 부담되는 존재로만 보고 요양원으로 내쫓을 생각만 하지 말고, 지역사회 안에서 노인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늙는 건 별개 아냐늙음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문제

정 활동가는 내 몸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이 사회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내가 하는 노후대비란 칼슘영양제 먹는 것밖에 없다며 노년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최 작가는 늙는 건 별게 아니다. 그냥 하루하루 무릎이 조금씩 안 좋아지는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어떤 능력은 퇴화되고 어떤 능력은 확장되니까 집중할 것을 선택해 살아가면 된다고 말하며 나는 기억력과 순발력은 떨어졌지만 통찰력이 발달하고 있다. 글 쓰는 데 그것을 활용해 살아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늙으니까 소변이 자주 마렵다. 아까 영화 상영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왔다창피해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노화를 겪는 몸이 젊은이의 속도에 안 맞는다고 불편해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나답게살기 위한 물질적 조건

최 작가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노년을 잘 보내는데 필요한 건 결국 돈이 아닐까 생각한다나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물질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하고,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정도는 살아야 멋진 삶이라고 신자유주의 사회가 주입한 욕망인지, 내 욕망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작가는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며 관점을 세상과 나누는 일이 최 작가답게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것을 위한 물질이 충족되면 된다고 말했다. “작은 원룸에 사는데 청소할 일이 없어서 좋다. 나한테 필요한 조건은 그 정도인 거다. 해외여행 같은 것엔 욕망이 없다.”

 

어떻게 죽고 싶은지 알아야 나이 드는 법도 알게 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도 이날의 중요한 화두였다. 최 작가는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며 어디까지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노년은 남의 돌봄을 받으면서도 독립성, 주체성,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 각자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작가는 내 마지막을 정하고 나니 무엇을 추구하며 살지 더 명확해졌다며 나이 드는 것을 고민하는 과정에는 어떻게 죽을지를 결정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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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2019년 10월 2일(수)~10월 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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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멈출 수는 없어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식 현장

 

한국여성의전화 9기 기자단 지은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식

 

106일 오후 530, CGV압구정 아트하우스 3관에서 13회 여성인권영화제(13th Film Festival For Women's Rights) ‘이제 멈출 수는 없어의 폐막식이 진행되었다. 양질의 상영작과 풍성한 행사들로 가득 채워졌던 5일간의 일정은 열렬한 환호 속에 마무리되었다.

 

폐막식은 이번 영화제 기간의 현장을 담은 스케치 영상 상영으로 그 막을 올렸다. 영상에서는 피움톡톡, 감독과의 대화, 다양한 관객들의 인터뷰 등 영화제 구석구석의 생생한 모습이 공개되었다. 이어진 폐막식 축사로는 영화제를 사랑해준 관객들의 감상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한 관객은 여성인권을 위해 모인 사람들로 현장이 정말 뜨거운 것 같다라고 운을 띄우며, “여성인권영화제가 단순히 독립영화제를 넘어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주류 영화제가 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페미니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느껴가고 있으니 멈출 수는 없을 것이며 이 길에 모두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 특별상 <운전연수>
피움상 <해미를 찾아서>

다음 순서는 여성인권영화제가 자랑하는 경쟁 부문 수상작의 시상식 순서였다. 경쟁 부문으로 선정된 작품 중 심사위원들과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 두 편의 작품을 시상하는 자리이다. 심사위원장 유지나 영화평론가는 심사평과 함께 용감하고 탈주하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여성 영화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남겼다. 올해의 심사위원 특별상으로는 마르지에 리아히(Marziyeh Riahi) 감독의 <운전 연수(Class Ranandegi)>가 선정되었다. 본 작품은 운전 연수를 받는 상황을 통해 가부장적인 이란 사회가 어떤 식으로 여성들의 실제 삶을 옥죄는지 날카롭게 드러냈다. 피움상으로는 허지은, 이경호 감독의 <해미를 찾아서>가 선정되었다. 대학 내 교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하는 학생들의 용기 있는 모습이 담긴 작품이었다. 감독 대리 수상으로 참여한 한선화 배우는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만든 영화가 좋은 결과까지 얻어 뿌듯하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관객들은 모두 큰 박수로 수상을 축하했다.

이후 영화제를 직접 꾸려낸 자원활동가 피움족들이 다 함께 폐막을 선언하고, 앞서 수상한 두 작품에 더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비하인드더홀>까지 연속 상영하며 폐막식은 막을 내렸다. 한 피움족은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며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라는 소회를 나눠주었다. 또 다른 피움족 역시 영화제 활동을 통해 여러 페미니스트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여성 인권 문제를 다양한 결로 다루는 상영작들을 보며 울고 웃은 경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2019년 여성인권영화제는 이제 변화를 멈출 수 없는여성들의 투쟁을 다루는 영화와 행사들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내년에도 이처럼 소중한 자리에서 더 많은 페미니스트 관객들을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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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해

- 13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회상> -

 

보배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영화 <회상> 스틸 컷

이따금씩 비극을 빚어낸 무수한 동기들을 헤아려볼 때가 있다. 크고 작은 인과관계들을 하나씩 헤아려 볼 때면 이런저런 유약한 감정들이 사무치곤 한다. 그것은 트라우마와 분노, 죄책감이라는 단어가 되어 우리를 괴롭힌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 대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것이다. 에스테르 로츠의 영화 <회상>은 폭력의 피해자가 된 한 여성의 시선을 통해 그 고통의 무게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관객은 평화롭던 일상이 어느 사건으로 180도 바뀌어버린 한 여성의 내면 심리를 따라 그 날카로운 균열의 자국을 되짚어보게 된다.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주인공 미테는 둘째를 출산하며 휴직기에 들어선다. 남편의 출장이 겹치며 혼자 육아를 떠안게 됐지만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며 새로운 행복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휴직 신청을 위해 들른 직장에서 이전에 자주 상담소를 찾았던 데이트 폭력 피해자 미셸이 다시금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듣게된다. 미테는 그녀를 걱정하며 남편의 출장 동안 자신의 집에 머무르길 권유한다. 이따금씩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는 미셸과 그녀를 찾는 프랭크, 그리고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까지. 평화롭던 미셸의 일상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며 점차 한 사건을 향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영화 <회상> 스틸 컷

영화는 출산 후 아이들을 돌보던 미테의 시간과 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는 미테의 시간을 뒤섞어 보여준다.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영화는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말을 아낀 채, 그저 미테가 되짚어보는 기억의 시간을 같이 따라갈 뿐이다. 그 과정 속에서 영화는 한 여성이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폭력들을 함께 보여준다. 불쾌한 신체접촉부터 위협적인 언행과 행동까지, 위에서 내려다보는 커다란 남성의 시선 앞에서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는 여성의 공포를 세밀하게 드러낸다. 또한 주변 인물들이 피해자를 향해 쏟아내는 거침없는 대사를 통해 이들이 마주해야 하는 사회적 편견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어떻게 그들이 타자화 되는지를 표현한다. 그럼에도 영화가 안고 있는 연대의 메시지가 중간중간 녹아있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영화 <회상> 스틸 컷

마치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보여주듯이 진행되던 영화가 마침내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될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우린 파이터잖아요, 당신과 나. 고무로 만들어져 벌떡 일어나잖아요.” 용기 내어 함께 가해자에 맞서고 대항하며 연대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어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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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2019년 10월 2일(수)~10월 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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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자를 향한 어떤시선

-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톡!! <회상> -

채연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영화 <회상>은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일하는 메트의 파편화된 기억을 시점을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그녀의 기억에서 중심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그녀의 가족과 그녀가 지원하는 가정폭력 피해자 밀러이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밀러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회상> 상영 이후 진행된 피움톡!!<여성폭력을 마주한 얼굴들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여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이 사회의 시선을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진행을 맡고 <혼자서 본 영화>의 저자이자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인 정희진이 함께하였다.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수많은 얼굴을 그대로 마주하기

영화가 다루는 가정폭력에 대해 정희진은 여성폭력 가운데에서도 가정폭력은 가정이라는 제도 하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나이, 계급, 인종과 같은 사회적 변수가 미치는 영향이 다른 폭력보다도 적다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학력 여성이든 저학력 여성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나이가 많은 적든 상관없이 여성들이 일단 가정 내에서 성역할 규범에 묶이고 남성과 상호작용하는 과정 자체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는 피해자 정체성을 갖기가 쉽고 외부에서도 이들을 피해자화 하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피해자 여성의 대응과 리액션이 핵심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피해 당사자와 가해자 간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가정폭력에 대응하는 개인의 매뉴얼이 존재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반응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다양한 피해자의 모습을 재현하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영화 <회상>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모습을 전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정희진은 피해는 하나의 사건이자 에피소드로서 발생하는데 이 피해가 마치 여성의 일생을 좌우하는 것처럼 만들면서 피해자화하는 사회와 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그는 모든 행위나 피해는 상황과 맥락이지 그 사람의 인생이나 본질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주인공들이 투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영화는 여성의 삶에서 일부분일 수 있는 폭력을 그 개인의 정체성의 전부로 보는 우리의 시선을 비틀어낸다. 피해자 여성에게는 폭력 이외의 사회적 관계와 경험 등이 있고 이에 대한 개인의 대응과 실천은 삶의 궤적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아무도 누구를 구원해줄 수 없다.

주인공 메트는 가정폭력 피해자인 밀러를 지원하고 돕고자 한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계속해서 일그러지고, 그러한 일방향적 관계도 아닌 것처럼 묘사된다. 이에 대해 정희진은 아무도 누구를 구원해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비록 영화에서 메트는 피해자에 대한 지원활동을 하지만 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거짓말을 하기도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더하여 메트와 남편 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결국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는 밀러가 메트의 도움으로 폭력에서 벗어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자기 자신조차 구원할 수 없는 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구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변화할 뿐이다.

 

혼란 속에서 찾는 새로운 가능성

관객들은 영화 전반에 대해 과거와 현재 시점이 지속적으로 교차되면서 등장인물의 상황과 전 반적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혼란스럽다는 평을 전했다. 이에 대해 정희진은 이러한 전개 방식이, 구조는 간단하지만 개인의 복잡한 상황과 맥락이 관여되어 문제의 해결이 어렵고 혼란스러운 가정폭력의 특징을 잘 살렸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한 관객은 남녀 사이는 둘만이 안다라는 말은 방관자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피해를 입은 당사자 또한 간단하지 않다고 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누군가가 고통받을 때 그건 두 사람의 문제야라고 말하며 방관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정희진은 문제가 사회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으로 이분화되지 않기 때문에 구조 속에서 개인의 실천과 대응이 다르다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가부장제 하에 있지만 모두가 같은 가부장제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니고,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은 다르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정희진은 변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구조가 고정된 것이라면, 그리고 개인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해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들을 임파워링할 때, 성차별적 구조는 무너지는 것이다.”라는 정희진의 말은 우리가 구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준다.

사회는 혼란스럽고, 그 속의 개인은 더욱 혼란스럽다. 하지만 왜 우리는 여성폭력 피해자에게는 혼란을 허용하지 않는가? 정희진은 이러한 혼란을 재현하고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인식론의 자원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혐오는 끊임없이 여성의 경험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의미화할 수 있는 여성의 언어를 억압한다. 따라서 결국 페미니즘은 의미 투쟁이자 해석 투쟁일 수 밖에 없다. 영화 <회상>은 혼란 속에서 새로운 여성의 언어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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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가깝고도 먼 관계 속의 연대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톡!! <연락처> <쓰라린 바다> <프라이머리 컬러스> <그녀> <파티전 거리>-

 

재인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영화 <연락처>에는 가정폭력 생존자들이 머무르는 쉼터에 갑자기 찾아온 가해자가 등장한다. 영화 <쓰라린 바다>에는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을 피해 낯선 곳에서 일하며 딸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고, 영화 <그녀>는 가정폭력 피해자인 엄마와 딸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을 담았다. 영화 <프라이머리 컬러스>는 한 명의 주인공이 카메라 앞에서 가정폭력 생존자들이 강요받았던 침묵을 꺼내놓는다. 영화 <파티전 거리>는 오디션을 보러 가는 주인공이 아이가 혼자 남겨졌다는 전화를 받은 후 엄마로서의 역할과 커리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다섯 영화는 모두 가정폭력 생존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특히 엄마와 딸의 관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음에도 엄마와 딸의 관계는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네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에 대해 영화 상영 이후 ‘<'엄마와 딸'이라는 연대> - 폭력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엄마와 딸, 그 가깝고도 먼 관계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서재인 시설장이 진행을 맡고,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칼리가 패널로 참여했다.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 엄마와 딸

상영된 네 영화 모두 가정폭력이라는 상황 속에서 엄마와 딸의 연대에 대해 다룬 만큼,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엄마와 딸의 연대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피움톡톡이 시작되었다.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칼리는 빨리 가정폭력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조급했던 자신과는 다른 엄마를 보며 왜 엄마는 결단을 내리지 않지?’, ‘왜 선택을 하지 않지?’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엄마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누구 한 명만 노력하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는 것에 있어 그 행동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연대하는 관계 속에서 엄마와 딸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함축한 말이었다.

 

서재인 쉼터 시설장 역시 폭력 상황을 오랫동안 견디고 참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자녀이고, 역설적으로 쉼터에 오게 만드는 것도 자녀라는 말을 듣곤 했다며 엄마와 딸이 같은 여성으로써 삶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런 경험을 기반으로 딸들이 엄마를 더 지지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연락처>에서 재현된 가해자의 폭력과 경찰의 무능함, 그리고 지금

서재인 시설장이 쉼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후 피움톡톡은 자연스럽게 쉼터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첫 번째로 상영되었던 영화 <연락처>는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 생존자 쉼터에서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비공개 쉼터에 무단으로 침입했고, 경찰이 이에 방관했던 사건에 관해 서재인 시설장은 추운 겨울날 힘들게 피신하던 사람들을 보면서 굉장히 분노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가정폭력 위험성 척도 등 여러 대응책이 마련했지만, 여전히 가정폭력 현장에서는 이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전히 폭력적인 가해자와 무능한 경찰

영화에 등장한 가정폭력 가해자들과 경찰에 분노를 표하는 관객도 있었다. 피해자들이 가정폭력 피해로부터 치유를 받는 동안 폭력적인 가해자들과 무능한 경찰에게 어떤 조치가 취해지는지 묻는 말에 서재인 시설장은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경찰이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부족한 젠더 감수성 때문이고, 가정폭력 가해자 역시 정신적인 문제가 있기보다는 아내와 자녀를 소유물로 보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엄마와 딸의 연대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모두의 연대를 강조하는 말이었다.

 

엄마와 딸은 같은 시간을 다른 나이로 만나고, 같은 여성이지만 다른 역할로 서로를 대하는 사이이다. 그만큼 그들의 관계는 어렵고, 역설적으로 그 관계는 소중하다. 엄마와 딸의 연대를 그린 네 작품을 통해 이들 사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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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질문해야 할 시간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톡!! <최강레드!>-

 

하안지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최강레드!>는 경쾌한 리듬의 음악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미식축구팀의 이미지로 시작되는 영화다. 하지만 강렬한 이미지 속 군데군데 모자이크 처리가 되고 깨져 보이는 영상효과처럼, 오프닝은 이 활기찬 풍경 속에 수많은 뒤틀림과 의문점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 영화는 2012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스튜번빌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강간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다큐멘터리로, 가해자의 가족들과 지역사회 방관자 때문에 은폐될 뻔한 이 사건이 피해자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의 연대와 노력으로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105일 토요일 밤, 13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던 <최강레드!>가 두 번째 상영과 피움톡톡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이 그것은 강간까지는 아니다’, ‘피해자가 그 파티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사건의 본질을 부정할 때 객석에서는 서늘한 분노마저 느껴졌고, 기가 막힌 헛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피움톡톡에서도 이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강간문화 돌파하기를 주제로 한 이번 대담의 진행에는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이, 게스트로는 오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참여하여 관객과 함께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주었다.

 

그들이 놀이처럼 쓰는 강간이라는 단어, 우리의 언어로 전복시키기

영화에서 가해자들은 경찰 앞에서 그것은 강간이 아니었다라고 입을 모아 주장하면서도, 막상 유출된 사건 영상에서는 자신의 행위를 분명히 강간이라고 표현하고 그것이 즐거운 놀이인 것처럼 묘사한다. 오매 부소장은 그동안 많은 활동가가 강간 카르텔 철폐를 외치는 것과 같이 강간이라는 단어를 가시화, 구체화하며 그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이와 같은 강간문화는 그 무게감을 훼손하며 가해자들의 유희와 흥분의 언어로 뺏어가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강간문화가 단지 특정한 개인의 일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또 은폐하려고 하는 공동체에 원인이 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최선혜 소장은 꾸준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성폭력 공론화는 공동체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체 입장에서는 숨기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사건을 잘 해결하고 드러내면 왜 치부가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가해자에게 더 많은 질문과 책임을, 피해자에게는 더 많은 연대를

관객과 진행자 모두 <최강레드!>에서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영화가 다른 미디어들에서 사건을 다뤘던 방식처럼 피해자의 진술만을 요구하지 않고 철저히 가해자와 방관자의 언행, 행동에 대한 증거로 사건을 설명했다는 점이었다. 가해자의 어설픈 거짓 진술이 결국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고 그들이 저지른 폭력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질 때, 사건은 투명해지고 우리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명확히 보게 된다. 오매 부소장은 평소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질문들, 가령 네 말이 과연 진실인지’, ‘가해자를 처벌할 생각이 있는지등의 물음들이 너무나 윤리적인 것들,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들로 가득하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2차 가해를 멈추고 그 시간에 가해자들에게 더 많은 질문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범죄사실을 증명하고, 고발하고, 알려지기까지에는 수많은 연대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가해자들의 가족에게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당하면서도 옳은 일을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범죄 블로거 알렉스 고디드와, 법원 앞으로 가면을 쓰고 뛰쳐나와 몇십 년 전의 강간 피해 사실을 용감히 고백하는 여성들이 있기에 묻힐 뻔한 진실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절망적으로 보일지라도, 변화는 계속되고 희망은 있다

한 관객은 이에 대해 영화를 보고 강간문화가 만연했던 학창 시절을 떠올렸고 절망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것을 어떻게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큰 역할을 한 범죄 블로거 알렉스 고더드는 그로부터 7년이 지나 가해자들의 근황을 추적하는 포스트를 올렸는데, 한 가해자는 출소 후 멀쩡히 학교의 대표 선수로 활약하는 등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미미하고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오매 부소장은 우리가 바라는 모습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유의미한 변화의 단초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마이크를 들이밀던 기자들이 먼저 활동가에게 어떻게 취재하는 것이 윤리적일까요?’라는 질문을 하고, 성희롱이 난무하는 단톡방에서 용감하게 그것을 제보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들은 우연한 것들의 합이 아니라, 분명히 페미니스트들이 집회에서 소리 높여 외치고, 청원하고, 연대한 것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향한 따뜻한 박수 소리로 <최강레드!>의 피움톡톡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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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 <게임의 규칙> 피움톡톡 현장

민정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게임의 규칙>에는 미국의 10대 운동선수들이 등장한다. 텍사스주의 레슬링 선수 맥, 코네티컷주의 육상 선수 앤드라야, 뉴햄프셔주의 스키 선수 세라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트랜스젠더이다.

남성과 여성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트랜스젠더가 자신이 선택한 성으로서 경기에 임하는 것은 불공정한가? <게임의 규칙>은 세 선수와 주변 사람들-가족, 연인, 감독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해 105일 토요일, 여성인권영화제에서 피움톡톡이 열렸다. 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란희 활동가가 진행을 맡고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의 홀릭 대표,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의 리나 활동가가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트랜스젠더가 부딪히는 장벽

다큐멘터리에서 세 선수들은 많은 것과 맞서 싸운다. 우선 사회가 만들어놓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의 이미지와 젠더 이분법이다. 홀릭 대표는 트랜스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문제에서 늘 가해의 위치로 얘기되거나, 그들이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는다고 지적했다. 리나 활동가는 성별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인터섹스선수인 세메냐 선수의 예를 들며 여성성과 남성성을 나누는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맥과 앤드라야, 세라는 젠더 디스포리아(출생 시 지정된 자신의 성별에 대해 느끼는 신체적 불쾌감)를 느끼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들의 성을 부정한다. 성전환수술(SRS)을 받아야만 이들의 성 정체성을 인정해주는 정책은 생물학적 기준으로만 성을 판단하는 사회적 시선이 드러난다.

앤드라야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통계와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게임의 규칙>에 따르면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40% 이상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회적 차별과 정체성의 혼란에 부딪히면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겪는 위기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홀릭 대표와 리나 활동가는 입을 모아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지워져있다고 말한다. 특히 경직된 한국 스포츠계에서 성소수자임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고, 트랜스젠더 성별을 바꾸는 법 자체가 없는 우리나라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트랜스젠더 관련된 통계도 없을뿐더러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도 턱없이 부족함이 지적되었다. 실태 파악이 선행되지 않으니 정책적 해결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공정한 규칙이란

맥은 트랜스남성으로 남성 선수들과 레슬링 경기를 하는 것이 소원이지만 태어났을 때의 성별을 따라야 한다는 주의 정책에 따라 여성부에 출전한다. 반대로 트랜스여성인 앤드라야는 성 정체성에 따라 경기를 출전할 수 있는 규정 덕에 원하는 대로 여성 선수들과 겨룬다. 이 두 선수는 모두 그들의 출전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람들의 거센 비판을 받는다. 그렇다면 공정한 규칙이란 무엇인가.

관객들은 스포츠 자체가 협소한 규정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기량을 줄 세워서 평가하는 시스템이며, “결국 사람이라면 모두 신체적 조건이 다르게 태어나기 때문에 애초부터 모두가 공정할 수 있는 기준 자체를 만들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이클 펠프스처럼 팔다리가 긴 선수가 수영을 재패한다고 해서 그들을 경기에서 배제하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리나 활동가는 유독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만드는 성과는 트랜스젠더라는 조건 하나로 부정하거나 반대로 시혜적인 시선으로 칭찬하는현실을 언급하며 공정한 기준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이 아니라 , 앤드라야, 세라이기 때문에 그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들이 타고난 성질을 바꿨다고 말하지만, 그들에게 여성 혹은 남성은 타고난 것일 수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

절대적으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존재하기 어렵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란희 활동가는 피움톡톡을 마무리하며 기존에 정해진 게임의 규칙 안에서 그것의 공정성을 묻는 것을 넘어서 누가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진 규칙 아래에서 고군분투하는 트랜스젠더 개개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여성과 트랜스젠더 간의 갈등으로 문제를 본다면 모두가 지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강자의 논리로 이득을 보는 집단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시스템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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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도 만연한 강간문화, 싸워보려면

- 13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톡!! <대학 내 #미투 운동의 연결고리> -

 

한국여성의전화 9기 기자단 오늘

미투 운동이 시작되고 정치계, 법조계, 예술계 등 온갖 분야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성폭력 사건들이 터져 나왔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었다. 각종 단톡방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동기간 성폭력, 선후배 간 성폭력, 교수의 성폭력 사건이 속속들이 밝혀졌다. 몇몇 대학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한 백래시로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러한 대학 내 성폭력과 미투 운동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앤드유(& YOU)>는 미국 대학의 한 성폭력 피해자가 사건 이후 어떻게 대처하고 삶을 이어나갔는지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5명의 여성 중 1명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미국 대학에서 주인공이 겪은 피해는 꽤 전형적인사건이었다. 사건 당시 목격자도 있었지만 사건 절차가 길어질수록 왜 그때 술에 취했어?’ ‘왜 가해자와 단둘이 해변에 갔었어?’와 같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늘어났다. 가해자와 공간 분리가 되지 않아 매일 가해자를 마주 쳐야 했지만, 주인공은 천천히 일상을 회복해나가면서 친구들과 함께 반성폭력학생연대(SASV)’를 조직하고 활동을 이어나간다.

105일 오후 3, <앤드유>를 포함한 4개의 단편영화 연속 상영 후에 대학 내 #미투 운동의 연결고리라는 제목으로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대학 공동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직접 대처해 본 자유인문캠프 전 기획단 안태진 패널과, 자유인문캠프 현 기획단이자 중앙대 A교수 성폭력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김누리 패널이 참석하여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진행은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 정이 맡았다.

피움톡톡은 백래시에 맞서 성평등한 대학 만들기, 더 잘 싸우는 법이 궁금해!’라는 부제에 맞게, 공동체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을 나누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앤드유>에 나오듯 사람들은 자신이 알던 동료나 친구가 성폭력 가해자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그 대처가 더욱더 까다로워진다. 공동체가 와해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알리고 가해자가 적절한 처벌을 받도록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피움톡톡에 자리해 준 패널들은 어떻게 공동체 내의 성폭력을 공론화한 뒤 가해자에게 사과문을 받아내고 가해자를 퇴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었다.

먼저 두 패널은 사건 개요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자유인문캠프는 2010년부터 중앙대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교육 운동단체로 자본화된 대학사회의 흐름에 균열을 내기 위해 연속강연, 영화제, 오픈토크 등의 행사를 주최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라고 한다. 성폭력은 캠프 기획단 내에서 발생했다. 가해자는 공동체의 원년 멤버로, 학부생들 사이에서 박사과정생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여성 구성원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해자가 전, 현 신입 구성원을 대상으로 다수의 가해를 했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된다. 이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깊이 논의했다.

두 패널은 사건 해결을 위해 내린 결정이 바로 사례집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가해자의 권위주의적인 언행과 성폭력 사례를 전부 모아 글로 정리하여 묶은 것이다. 당시는 미투 운동 이전이었고 지금처럼 대학 내에서 여성주의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가해 사실을 ‘공론화’하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피해자가 다른 구성원들이 전면부정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고 한다. 모든 것을 기록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장장 4개월에 걸쳐 가해 사례집을 만들었다. 그 후에는 전체 회의에서 사례집을 공유할 경우 다른 구성원들끼리 따로 모여 가해자를 지지하는 등의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다는 우려에, 개별 구성원 한명 한명에게 사례집을 공유한 후에 전체 회의를 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대처법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은 분노스럽지만, 신중한 판단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프로그래머 정은 미투 운동 이후 공론화를 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이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지만, 피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이들처럼 전략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사례집을 공유한 이후 다행히 다른 구성원들도 가해자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이전 기획단까지 모여서 문제 해결을 위해 깊게 고민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2~3번씩 내부 총회를 하고, 모든 회의의 회의록을 정리해서 남겼다고 한다.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지금 이렇게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그때 정리를 잘 해놓아서 그런 것 같다고 안 패널은 밝혔다. 특히 형사적 절차를 밟기보다 이처럼 공동체 내부에서 분주하게 노력했던 것은, 가해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행할 수 있게끔 했던 공동체의 내부 문화와 구조를 되돌아보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사건 이후, 자유인문캠프는 이전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가 되었다고 한다. 김 패널은 모든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서 각자 할 수 있는 역할과 범위만큼 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관객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해 우려한 부분은 없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안 패널은 공동체 내에서 해결하려면 명예훼손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가해 사실을 알려야 공동체 내에서 그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패널은 공익성이 인정되면 명예훼손으로 판결 날 가능성이 적다는 자문을 받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래서 ‘A교수라고 칭하는 등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이 사실적시가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논리의 틀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동체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공동체 내에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가해자에게 더 큰 권력이 있는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무엇이 해결한 것인지 정의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소중한 시간을 내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 준 두 패널 덕분에, 공동체와 피해자를 보호하면서도 성폭력 사건에 대처하는 방법에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더 많은 피해자가 가해자들로 인해 공동체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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