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톡톡

[FIWOM TALK] 모든 사건은 특별하고, 인생을 통해 변화된다.

한국여성의전화 2014. 9. 28. 20:41

 

모든 사건은 특별하고, 인생을 통해 변화된다.

다큐멘터리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 -

 

 

 

 

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에서 이틀째에 만난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정폭력 생존자이자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을 중심으로 여러 피해자들의 사건을 다룬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특별하다. 생존자이기에 특별하고, 그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특별하다. 킷은 말한다. 피해 여성들은 늘 '왜 도망가지 않았나, 왜 신고하지 않았나, 그리고 왜 돌아갔는가라는 질문에 둘러싸인다. 영화는 내내 이 질문을 화두로 던지며 여성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을 폭행하던 남자친구를 결국 살해하게 된 라티나, 그녀는 이전에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폭행의 결과 안구가 함몰되고 오른쪽 눈의 실명에 이르러 마침내, 그 남자친구를 살해했다. 데이나는 가족여행으로 시작되었던 트럭여행에서 시작된 폭행으로 남편을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그녀는 폭력 도중 도망치고, 신고했지만 그 결과 다시 붙잡혀 폭행당하는 연속적 과정에 놓이게 되기도 했다. 그녀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에 담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담담해져 갔고, 그 모든 경험들을 마주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은 데이나의 담담한 사건경위에 대한 서술로 끝맺음된다.

 

왜 도망치지 않았냐고 질문하십니까?

 

가정폭력은 쉽게 만날 수 있는 폭력 형태 중의 하나이다. 또 가장 쉽게 '남의 일'로 치부되는 일이기도 하다. 상영 이후 피움톡톡은 전국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협의회 상임대표, 단아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샛별 전 송파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현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감)과 이민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샛별 경감은 말했다. “현재 한 해에 신고가 접수되어 검거까지 가는 가정폭력이 19,000건이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폭력을 겪고 있는 여성 중 실제 신고에 이르는 비율은 1%에 지나지 않는다. 법률적으로도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 보호명령제도 등의 처벌조항이 있지만 현장에서 사법체계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여전히 기존 통념에서 탈피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왜 도망치지 않았는가하는 질문 역시 여성이 폭력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들은 가해자에게 변명의 여지를 주며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김 경감은 현장에서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많은 활동가들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때로는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에 죄책감

 

이민종 변호사는 이런 논평을 내놓았다. “가부장 문화에서 남성들은 가족들에게 당연하게 권리를 행사하고 압박한다. 이런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시작하고 나서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 ‘이 나이로 산다는 것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때로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할까? 교육면에서 왜곡된 지점을 봐야 한다.'고 평했다.

 

피움톡톡의 마지막에 한 관객은 여성으로서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눈물이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과 후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기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상을 전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이 우리를 향해 요청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아 대표의 맺는말을 빌려보자.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계기들을 만들며 네 잘못이 아니다’, ‘네가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시사해주고 있었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홍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