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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지금, 당신의 속도로’ 개막

한국여성의전화 2017. 9. 21. 02:30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지금, 당신의 속도로’ 개막


이현경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9월 20일,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여성인권영화제는 2006년부터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 12년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약 400편의 여성인권 영화를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 그리고 용기를 전해온 여성인권영화제는 올해도 12개국 35편의 새로운 영화들로 변함없이 깊은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여성인권영화제는 매해 새로운 슬로건을 걸어 그해의 여성인권 현실에 대해 전달하고 싶은 말을 담는다. 12년 전,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라는 슬로건으로 그 시작을 열었던 여성인권영화제는 ‘지금, 당신의 속도로’라는 슬로건으로 2017년의 여성인권의 현실을 말한다. 


개막식은 여성인권영화제의 아프리칸 타악팀 원따나라의 타악기 축하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이어진 개막선언에서는 고미경, 손명희 집행위원장이 ‘2017년 미디어 속 여성폭력은 오히려 흥미로운 컨텐츠로 자리 잡았다’라며 여성인권의 현주소를 짚어내었다. 참석자 중 남윤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과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황경숙 한국여성주의실천연구소 연구위원 그리고 이지원 한국여성의전화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수강생이 축사로 나서 여성인권영화제에 대한 기대와 감사를 표현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인권의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백미순 대표는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우리의 속도, 힘찬 속도로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개막식장에 용기를 북돋웠다. 황경숙 연구위원은 한국여성의전화가 여성인권영화제를 주최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영화제가 사회에 가지는 힘을 상기시켰다. 이어서 이지원 수강생은 자신이 가장 힘든 시기에 힘과 용기가 되었던 한국여성의전화의 활동가의 “급히 생각하지 말고 몸이 쉬자 하면 쉬고 몸이 하자 하면 힘내서 하고 몸이 울자 하면 울다가도 천천히 다가서시길요. 미래를 품은 스스로에게요.”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지금, 당신의 속도로’라는 슬로건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전했다. 


축사를 마친 후, 개막작인 <뼈아픈 진실>이 상영되었다. <뼈아픈 진실>은 한 여성의 정의와의 오랜 사투를 다룬 연대기이자, 사회가 가정폭력에 대처하는 모습, 그리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세대에 걸쳐 주는 아픔을 조명한 다큐멘터리이다.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각자의 속도로 트라우마와 아픔을 이겨내거나 견뎌낸다. 그 과정은 아름답기만 하지도 않고 그들은 수동적인 피해자상에 갇혀있지도 않는다. 그저 살아나가며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낸다. 삶을 견디며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는 것이 자신의 속도가 아닐까. 김슬 피움 자원활동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여성인권활동가가 되어 여성인권을 위해 싸워나가는 그 긴 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서 더 인상 깊었다고 감상을 전했다. <뼈 아픈 진실>은 23일, 24일에도 상영되며 23일에는 <뼈아픈 진실>의 에이프릴 헤이스 감독과 카티아 매과이어 감독이, 24일에는 정춘숙 국회의원과 표창원 국회의원이 출연하는 관객과의 대화 피움톡톡이 준비되어 있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자원활동가들을 ‘피움족’이라고 부르며 여성인권영화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원임을 강조한다. 피움족 안내팀으로 참여하게 된 차지연 씨는 “성평등한 세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영화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프로그램팀으로 참여하게 된 권오연 씨는 “심혈을 기울여 분야별로 영화를 선정하고 배치했다”며 “여성인권에 관심 있는 누구나 한 섹션 정도는 관심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11회를 맞은 여성인권영화제는 9월20일부터 24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진행된다. 감독과의 대화부터 관객과 대화하는 피움톡톡까지, 여성인권을 다룬 다양한 섹션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여성인권영화제에 함께해 위로와 감동을 찾아보자. 특히, 싸우느라 지쳐버린 페미니스트들에겐 ‘지금, 당신의 속도’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