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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움톡톡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철의시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10. 17:47

‘국가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은 복잡 다양하다.’

“나는 아직도 국가폭력의 연장선 속에 살고 있다”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철의시대 피움톡톡

 

 

10일 여성인권영화제에서는 국가 폭력에 관한 두 편의 영화인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와 철의시대를 상영하였다. 두 편의 영화가 끝나고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와 명지대 권인숙 교수와 관객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피움톡톡 시간을 가졌다.

 

권인숙 교수는 “두 영화 모두 국가폭력아래 개인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관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권인숙 대표는 첫 번째 영화 라이엔바흐로 돌아가기에서는 독일 나치시대를 유태인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국가폭력에 가담했던 독일여성의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영역에서의 고통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서 권인숙 교수는 “독일은 국가폭력에 대해 거리두리를 통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리두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분석과 해석은 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는 철의 시대 영화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들이 광주 5.18 제대로 직면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다. “철의 시대에서 국가폭력이 당신에게 무엇을 남겼다는 질문에 ‘나는 아직도 폭력의 연장선에 살고 있다’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이것은 우리 사회의 전체 구조가 그 고통을 말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권인숙 교수는 유태인의 경우 역사적으로 선악의 판단이 명확했고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개인이 숨 쉴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렇지 못해 개인이 과거를 들추어내기가 힘든 것 같다고 전했다. 권인숙 교수는 “국가폭력은 개인의 입장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철의 시대 영화 속에서 엄마가 딸에게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것에 대해 광주항쟁마저도 드러내기가 힘들어 선을 그어버리는 상황을 보면서, 직면의 어려움에 대한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스틸컷

 

이에 대해 한 관객은 “빨갱이와 연관된 다큐멘터리 할매꽃을 보았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도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도대체 언제 말할 때가 된다는 것인가 답답하였고 힘들지만 경험에 대해 직면하고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인숙 교수는 “개인의 경험을 드러냈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것, 고문과 같은 고통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내 삶의 중심이 되지는 않는다. 국가폭력으로 인한 국가와의 경험이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것과 아닌 것에 대한 선명한 구분을 가져다주었지만,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그것에 대한 직면이다.”고 말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철의시대> 스틸컷

 

영화를 관람한 한 관객은 라이엔바흐로 돌아가기에서의 독일인과 유태인처럼 과거의 같은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지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권인숙 교수는 “국가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이 명확히 드러나지만,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복잡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성을 이해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인간의 약함, 욕망, 부족함에 대한 다양한 요소를 이해할 수 있을 때 개인이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권인숙 교수는 “사람들이 사회를 볼 수 있는 시선이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삶 속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것을 이해하려는 시각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는 엄청난 국가폭력 앞에서 개인은 무기력해질 수 있는데 이것에 맞서 싸우는 것이 개인에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개인에게 맞서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면서, 이 안에서 개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권인숙 교수는 “개인들은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 같다. 나는 피해자라는 과도한 의존성 또는 피해만이 나의 정체성의 전부다라는 태도는 격려 되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개인은 문제의식이 약한 자, 직면을 편하고 당당하게 하는 자, 사소한 경험에도 삶이 좌우되는 자 등 기질에 따라 다양하다고 전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 기자단 김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