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톡톡

[FIWOM TALK] 한국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나이지리아의 한 모녀 이야기

피움 2014. 9. 26. 07:36

 

한국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나이지리아의 한 모녀 이야기

다큐멘터리 <쿠디라트와 하프사트> -

 

925,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질주.

조안나 리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쿠디라트와 하프사트>로 그 막을 열었다.

 

나이지리아 땅에 민주화와 여성인권운동의 씨앗을 뿌리다

 

영화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독립 이후 군부독재로 민권정부가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모습을 담았다. 제목인 쿠디라트와 하프사트는 어떤 모녀의 이름이다. 어머니의 이름은 쿠디라트, 그녀는 군부독재 속에서 민권정부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한 남자의 아내였으며 그 시도가 실패한 이후 투옥된 남편의 구명과 나이지리아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민주화 운동가였다.

 

하프사트는 딸의 이름으로 하프사트 역시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주지사 정책 고문역으로 일하며 여성인권운동과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 M.K.O 아비올라는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었지만 한 달 만에 군부의 선거 무효화와 군부개입으로 투옥되게 된다. 이후 쿠디라트는 민주화 운동을 펼쳐나갔지만 위협을 느낀 군부에 의해 암살당한다. 미국에서 공부했던 하프사트는 미국 정부에 망명 신청을 하였고, 이후 군부 수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민권정부가 들어서자 나이지리아로 돌아오게 된다.

 

지나간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작품 상영 이후에는 영화와 관련한 간단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피움톡톡(Fiwom Talk! Talk!)'이 진행되었다. 게스트로 동국대 영상학과 유지나 교수가 참석했다. 유 교수는 "영화를 통해 지나간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적으로는 아르헨티나 여성들에 관한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군부 독재에 희생된 손자, 아들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여성은 힘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제의 베일 속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특히 한국은 국제통계에서 봤을 때 여성의 사회참여율이나 인권의 정도가 아랍에미리트보다도 낮다. 그것을 해체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성과 감성을 길러야 한다. 영화 속의 하프사트는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고 강평했다.

 

남성 뒤에 숨어버린 여성들의 이름

 

유지나 교수의 강평에 대해 한 관객은 '어머니 쿠디라트가 암살당하지 않고 아비올라도 죽지 않아 아비올라가 민주대통령이 되었다면 쿠디라트나 하프사트의 이름이 역사 어디에 기록될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한국 민주화 운동에서도 남성의 뒤에 숨어버린 이름들이 있다' 며 시사점을 제시했다.

 

여성들이 연대할 때는 재즈처럼 '따로 또 같이'

 

또 다른 관객 최경숙씨는 영화에서 제기된 군부독재의 문제가 강대국들의 자본에 의한 담론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과 여성운동의 측면에서도 거대 담론의 문제가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유지나 교수는 '벤야민이 제시했던 것처럼 우리는 성찰적 사유를 할 필요가 있다. 자연스럽게 흐름대로 생각해야 하는 것. 무조건 방법론을 만들고 정리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담론의 문제는, 흩어져 활동하는 여성들이 연대할 때 마치 재즈처럼 따로 또 같이 어울리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답했다.

 

영화에 이어 진행된 피움톡톡은 다양한 감상과 생각을 나누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쿠디라트와 하프사트>를 본 후의 감동과 영화를 통해 구체화 된 생각들이 어울려 좋은 생각을 나누는 거대한 통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8회 한국여성인권영화제 질주’ 25일 목요일 개막을 시작으로 28일 금요일까지 한국여성의전화 주관으로 진행된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홍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