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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WOM TALK] 터키의 성소수자 부모 모임 다큐: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함께 행동한다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4. 9. 27. 00:37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함께 행동한다

 터키의 성소수자 부모 모임을 다룬 <마이 차일드> -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마이 차일드> 스틸컷

 

 

성소수자 부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다.”

 

8회 여성인권영화제는 926일 캔 캔던 감독의 <마이 차일드>를 상영했다. 터키의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구성원들을 한 명씩 인터뷰하고 그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던 일곱 쌍의 평범한 부모가 시간이 지나면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단체 활동을 하고 대규모 시위에 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를 위해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담은 영화

 

그들이 처음부터 자녀가 성소수자란 사실을 편하게 받아들인 건 아니다. 아이의 커밍아웃을 격하게 부정하거나 자신이 잘못 키워서 생긴 결과인 게 아닐까 괴로워한다. 성소수자 혐오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터키에서 자녀가 폭력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그러나 성정체성을 부정당하지 않아야 자녀가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는 가장 든든한 지지자로 변한다. 이들은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서 의회발언과 시위, 상담활동을 통해 더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응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피움톡톡(Fiwom Talk! Talk!)’ - 한국에도 있다. 성소수자 부모 모임

 

이후 상영된 영화 주제에 대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피움톡톡에는 게스트로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활동가 모리가 출연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터키의 부모들과 한국의 부모는 비슷하다고 모리는 말한다. 자녀가 성소수자란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반응은 다양하지만, 그 저변에 있는 것은 예상한 적 없는 상황에 대한 당혹스러움이다. “홍석천 하리수 얘기는 들어도 바로 옆에 동성애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에요.” 모리는 말한다. “자녀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부모님들이 솔직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드려고 노력해요.” 모리는 동인련에서 정기적으로 성소수자 부모 모임을 열고 있다. 모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이미 여럿이 참여하고 있다.

 

 

 

성소수자 가족 모임을 알게 된 관객들의 소감은?

 

한국에도 부모 모임이 있다는 사실에 관람석에서 질문이 쇄도했다. “아직도 동성애나 트랜스젠더가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인련 부모 모임에서는 어떤가요?” 성소수자 건강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생의 질문에 모리는 동성애 치료 자료를 찾는 부모도 있다. 이성애자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걱정할수록 자식은 불행해진다. 그래서 나중에는 성정체성을 부인한 것을 더 미안해 한다.”라고 답했다. 또 한 관람객은 한국의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 남성의 참여가 여성보다 적다는 것을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김현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한국은 유교 문화 영향으로 남성일수록 자녀에 대한 감정을 억누르는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자녀의 성정체성을 지지하는 남성이 적은 이유는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가부장제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 것이다.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한 시작이 모두를 위한 운동으로

 

현은 이 영화는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시작한 모임이 점차 다른 성소수자들의 행복을 위한 운동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인권운동의 동력으로 변화시킨 등장인물들에게서 타자와의 연대를 통해 부당함을 해결해나갈 가능성을 본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김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