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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에게 듣다] 유의미했으나 조금 아쉬운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4. 10. 23. 12:04

 

유의미했으나 조금 아쉬운

 다큐멘터리 <페미니스트에게 듣다> -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60년대와 70년대 여성평등운동의 역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이며 베티 프리댄,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운동가들이 인터뷰로 등장하기도 한다.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2차 세계전쟁, 케네디 대통령의 『여성 실태 위원회』, 그리고 베티 프리덴의 이론이 2차 여성평등운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흥미로운 전반적 설명을 제공한다. 또는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여성행동운동은 인권운동과 베트남전 반전 운동의 연관성을 탐구하기도 한다. 제니퍼 리 감독은 동료가 페미니스트이냐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페미니스트이라고 말할 때 조용할 필요없다는 이유를 탐구하기 위한 영화다.

 

페미니즘이 아직도 필요한가?


그러나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분명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모순으로 시작한다. 즉 많은 젊은 여성들의 생각에 페미니즘은 지난 운동이며 그의 목적을 이뤘는데 리 감독은 “페미니즘이 아직도 필요하는가?” 질문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60년대와 70년대 여성해방운동의 원인, 진화, 그리고 성공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결국 흥미로운 역사 다큐멘터리가 되지만 스스로 던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즉 왜 2014년에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말해야 하는가?


이를 답하기 위해 또다른 질문해야 한다 – 페미니즘의 역사는 왜 중요한가? 이 맥락을 선택하는 이유는 리 감독이 선택한 배경과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할 수 있는 자부심 넘어서 이유 두 가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첫째, 성차별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생했는지, 여성운동이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했는지를 이해한다면 현황도 이해할 수 있고 어떤 문제들이 남아있는지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역사의 담론 속에서 잊어버린 입장과 이론을 이해한다면 현재에 더 다양하고 효율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역사의 가치는 과거를 이끌려서 항상 현재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에게 듣다>의 성취, 그리고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것들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여성해방 역사의 한 부분을 잘 설명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세밀한 내용을 희생하는 것이다. 리 감독은 한 시대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왜 오늘날 필요한지를 설명하고자 하는 작품이라면 80년대와 90년대 넘어가는 게 조금 문제적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현재 필수성을 문의하는 것은 역사로 들어갈 장치일 뿐이었더라도 다큐멘터리에 역기능적이다.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여성해방 단체와 인물을 중심적으로 취급함으로써 여성주의 이론과 특히 여성주의들의 이론적 차이를 넘어가게 된다.


또는 80년대 이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해방의 문제와 반포르노그래피운동을 살펴보지 않다. 그러나 이 이슈에 관하여 반미스아메리카 시위를 설명하기는 했다. 현재 미스아메리카 대회는 인기 별로 없으나 미의 이중기준, 도구화 등 아직도 기본적인 문제들인데 <페미니스트에게 듣다>가 남아 있는 문제들을 설명했으면 페미니즘의 현재 필수성이 더 명확했을 것이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성역할의 문제에 자세히 들어가지 않는다. (베트남 반전운동과 여성주의단체들이 베트남 반전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설명할 때 여성들이 평화롭다는 고정관념과 이에 대해 페미니스트 사이에 논쟁을 언급하기는 했다.) 그러나 현재 페미니스트 담론에서 성역할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90년대부터 규정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사회구조적으로 살펴보려는 페미니스트들의 입장과 ‘남성과 여성은 다르지만 동등하게 봐야 된다’는 입장은 사회 논쟁이 되고 있다. 특히 현재 성별과 성역할 토론에서 진화론적 심리학은 은밀한 관계가 있다.

 

사실 자세히 취급한 여성해방운동의 내부적 논쟁은 여성동성애의 문제였다. 즉 여성해방운동은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위해 같이 투쟁해야 했는지, 여성동성애자들은 여성해방운동에 어떤 위치였는지에 대한 갈등이 나타났다. 베티 프리단과 다른 리더들이 반대했으나 결국 전미여성연맹에서 동성애를 인정했다. 여성동성애자의 문제를 살펴보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여성주의운동에 내부적 갈등을 자세히 탐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60년대 70년대에는 성전환자에 대한 비판과 강한 혐오감이 있었다. 소수의 입장되버렸으나 이 갈등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즉 근무할 권리, 동등 월급 권리, 인종문제의 인권과 반정 운동의 관계 등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현재 논쟁이 별로 없는 이슈만 취급함으로서 과거를 미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해방운동은 당연히 긍정적이고 진보적인 변화를 유발했는데 내부적인 이론적 갈등과 논쟁들을 대체적으로 무시한다. <페미니스트에게 듣다>는 페미니즘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 여성해방운동의 주로 단체와 인물을 잘 설명해주지만 관객에게 논쟁이나 갈등을 초래할 내용을 회피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의 깊이를 희생하게 된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스티어 프레드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