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해방의 노래] 그녀들의 노래가 만든 힘

한국여성의전화기자단 2015. 9. 19. 08:41

그녀들의 노래가 만든 힘

- 다큐멘터리 <해방의 노래> -

 

글. 류희정_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이란에서 여성 가수는 홀로 노래할 수 없다.

 

79년 이란 혁명 이후 더 이상의 솔로 여성 가수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오직 여성 관객의 앞에서만 무대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이 대중 앞에서 노래하면, 여성의 목소리가 부드럽기에 남성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란의 여성들도 자유롭게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여성 가수들의 노래는 아름다웠고, 많은 흥분한대중들은 그녀들을 사랑했다. 대중들은 여성이 목소리를 낸 것에 흥분한 것이 아니라, 그 목소리의 아름다움에 흥분했다. 노래를 부른 가수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 모든 이유가 당신이 오직 여성이기 때문이었다는 것임을.

 

공연 전날까지도 프랑스와 이란 여성 가수들의 솔로 공연은 사회의 장벽에 부딪혀야만 했다. 이란 당국의 비자 발급 거부부터 공연에 대한 직/간접적인 협박과 사회의 논란까지, 여성의 노래가 자유로운 프랑스에서는 단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었던 노래에 대한 억압에 그들은 계속해서 좌절하고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그들은 이란의 현실이 너무 가혹했던 만큼이나 좌절했고, 그에 분노하는 만큼이나 다시 일어났다.

 

이렇게 그녀들이 하루,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억압받았던 이유는 지나치게 단순했다. 이란에서 외국인이 노래를 해서도, 노래가 금지곡이어서도 아니었다. 그 모든 이유는 단지 그녀들이 여성이기 때문이었다.

 

노래는 언제나 우리의 삶이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그녀들의 노래를 국가는 왜 숨기고자 했을까. 그들이 아무리 막으려한들 언제나 인간의 삶 속에서 노래는 함께해왔다. 누군가 자신의 아픈 삶에 슬퍼할 때, 분노할 때에도 노래는 있었고, 행복한 삶의 순간에도 노래는 있었다. 노래는 그들의 친구가 되기도 했고, 스승이 되기도 했다. 노래에게는 언제나 그런 힘이 있었다. 게다가 노래는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이들의 삶에 그 품을 내어주곤 했다. 아무리 사회가 어떤 이들을 등져도, 그런 곳에서도 어김없이 노래는 피어났다.

 

이란에서 여성의 노래도 그러했다. 사회가 그녀들에게 노래하지 말라고 이야기해도, 그녀들은 그저 노래하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홀로 가수가 되길 꿈꾸던 여성의 소망을, 노래는 사람들에게 전했고 노래를 들은 이들은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모두의 가슴에 아우성치는 순간이었다.

 

여성의 노래가 가진 힘

 

물론 오직 노래만이 있었다면 그녀는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노래를 부를 수 있기까지 그녀는 직접 많은 억압들에 맞서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억압을 견뎌내는 시간 속에서도 그들은 노래했다. 해방을 꿈꾸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의 노래는 힘이 있다는 것을. 그녀가 견뎌내고 무대에 올라 또 다른 이의 마음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까지 그들을 추동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 보았던, 그들의 공연은 이젠 단순히 꿈같은 하루에 멈춰 서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노래는 물결이 되어 끊임없이 우리 사회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드려, 기필코 그 힘으로 닫힌 사회의 문을 열어낼 수 있을 거다.

 

그 날까지 이란에서 그녀들의 뜨거운 노래가 이어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