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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딸] 작은 촛불이 모여 하나의 희망으로

한국여성의전화기자단 2015. 9. 19. 04:53

    

작은 촛불이 모여 하나의 희망으로

- 그날 버스에서 있었던 일 <인도의 딸> -

                                    

죄를 정당화하는 가해자들 

 이 영화는 2012년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일어난 끔찍한 집단 강간 및 살인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8, 친구와 영화를 보고 귀가하던 여대생 조티가 버스에서 6명의 남성에게 구타와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지게 된 사건이다. 감독은 사건의 전말과 함께 가해자 남성들의 인터뷰, 이에 격분한 인도 시민들의 시위를 보여준다. 관객들로 하여금 분노를 산 것은 가해자와 그들을 변호하는 변호인들의 망언이었다. (물론 본인들은 망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은 밤8시에 가족이 아닌 외간남자와 다니는 여자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 주장하며, 여성은 집에서 내조하면 보물이고 꽃이지만 밖에 나와 있으면 더럽혀져도 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도에서 이러한 통념이 형성된 이면에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남아선호사상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인권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회 전반에 깔린 가부장적인 사회제도과 너무도 닮았기에, 관람하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인도여성들의 빛이 된 그녀, 조티

  조티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것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남녀평등에 대해 주장해온 깨인 여성이었고, 사회에 당당히 여성으로써 자리매김하기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의사의 길을 바로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러한 조티의 사연은 인도여성들의 침묵하던 분노를 폭발시키기에 충분했다. 사건 다음날, 광분한 군중들은 여성이 더 이상 당할 수는 없다며 justice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했다. 밤에는 촛불을 들고 가해자의 처벌과 사회의식을 바꾸기 위해 울부짖었다. 그 피나는 노력의 결과, 성폭력관련 법이 개정되고 가해자들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 또한 이 사건 이후 인도의 성폭력 신고접수율이 35% 증가했다. 조티는 을 뜻하는 그녀의 이름처럼, 인도여성들의 빛이 되고 정당한 분노의 불씨가 된 것이다. 인도사회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그 불씨는 여성인권의 희망이 되었다

 

  보복적인 처벌, 반성폭력운동의 해답일까 

 조티의 친구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묻는다. “가해자를 사형한다고 해서 인도에서 성폭력이 사라질까요?“ 개인적으로 이 질문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해자들의 처벌만 기다렸지 그 이후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난 시민들이 가해자를 교도소에서 끌고나와 구타한 뒤 시신을 탑에 매달았다고 한다. 과연 연간 3만 건이 넘는 인도의 성범죄가 잔인한 처벌을 교훈삼아 하루아침에 줄어들까? 한 여성인권가는 교육만이 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인도의 가난한 아이들은 여성이 천대받는 모습을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며 성장한다. 지금부터라도 여아들은 자존감을 기르고, 남아들은 여성을 존중하는 남녀평등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한다면 미래의 인도는 달라질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난하게 자랐다는 이유로 절대 개인의 범죄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을 단순히 괴물이나 악마로 취급하고 버려두기보다 같이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써 그들을 개화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글. 이진주_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