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마티아스]우리모두의이야기

한국여성의전화기자단 2015. 9. 18. 11:18

우리 모두의 이야기
산산이 부서진 가족이라는 울타리
- 영화 <마티아스>  -

나소연

 

 

벼랑 끝에 선 모자(母子), 로라와 마티아스


뽀글머리의 귀여운 ‘마티아스’는 친구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자기를 데리러 오지 않는 가족을 찾아 집으로 향한다. 난장판이 된 집에는 크게 다친 듯한 엄마 ‘로라’가 쓰러져 있다. 로라는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마티아스와 함께 쉼터로 향한다. 쉼터가 낯설기는 해도 친구와 함께 그림도 그리고 술래잡기도 하며 놀 수 있다. 기운을 차린 로라는 남편 ‘파비앙’의 접근금지 신청을 하려 법원에 가지만 몰래 빠져나와 이곳 저곳을 떠돌게 되고, 예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묵을 곳을 찾아 나선다. 마티아스는 엄마가 샤워 중일 때 걸려온 아빠의 전화를 받게 되고, 안정을 찾을 새도 없이 의문의 꽃다발을 받게 되어 소스라치듯 놀라 다른 곳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짐을 챙기러 살던 집에 몰래 들어가 급하게 짐을 챙기고 있는데, 파비앙이 집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이웃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티아스는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며 엄마와 대립한다. 마티아스에게 너무나 익숙했던 ‘집’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오지 말아야 할 곳이 되고 엄마는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없다.

 

이의 눈으로 본 가족의 해체


마티아스는 이런 혼돈 속에서도 자다가 오줌을 싼 흔적을 처리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며 제법 어른 같이 군다. 하지만 쉼터에서 친구와 함께 놀 때나, 아빠에게 ‘엄마를 사랑하면서 왜 때리나요?’, 입덧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보고 ‘내가 뱃속에 있을 때도 토하게 했어요?’라고 물으며 얼굴에서 드러나는 천진함은 아이의 순수함 자체이다. 이런 순수함은 가족의 비극과 상반되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마티아스는 할머니 집에 머물며 비로소 안전해짐을 느꼈을 때, 그 동안 억눌려 있던 울분을 터뜨리게 된다. 7살의 어린 나이에 겪게 된 가족의 해체로 인한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충격의 파편들을 고스란히 감당해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직은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에게 엄마의 혼란은 고스란히 아이게도 전해진다. 그 혼란 속에 마티아스가 의지할 것이라고는 엄마 로라 뿐이었고, 부모의 갈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지만 그 중심에 놓여있다. 로라는 둘째를 가졌지만 파비앙의 의심에 휘둘려 무참히 짓밟혔다. 폭행을 당해 겨우 깨어있던 그녀를 발견하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곁에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마티아스였다. 그녀 또한 의지할 것이라고는 작은 마티아스의 손이었고 둘은 다시 한번 손을 꽉 마주 쥔다.

 

엄마와 아내, 그리고 여성이라는 존재


각 가정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여성의 역할은 주로 엄마와 아내로 구분된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여성으로써의 존재는 그저 역할에 묻혀 있을 뿐이다. 가정폭력은 주로 한 사람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고,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파비앙은 폭력을 휘두른 후 용서를 구하는 식으로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아내의 역할을 포기하지만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로라는 집안일이라 여기며 숨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행복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녀의 이런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성 4명 중 1명 꼴로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끔찍한 현실에서 영화 <마티아스>는 우리 모두의 일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로라와 마티아스를 위해, 또 이 땅 위에 존재하는 수 많은 로라와 마티아스를 위해 이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