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여성인권영화제 '우린 흔들리지 않지'

2020년 12월 1일(화)~10일(목)

피움뷰어

혁신적인 스타일, 숨 막히는 리듬 『라 차나』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7. 9. 12. 17:56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지금, 당신의 속도로' 상영작 소개 시리즈 첫 번째. 
전설적인 플라밍고 댄서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라 차나'를 소개합니다.

혁신적인 스타일과 숨 막히는 리듬으로 전세계의 관객을 사로잡았던 플라멩코 댄서 '라 차나'. 그러나 1970년대, 최정상의 위치였던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3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는데... 영화는 감춰졌던 비밀을 밝히며, 한 여성댄서의 일대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냅니다.

9/22(금) ART2관 19:45
9/23(토) ART2관 20:30
9/24(일) ART3관 13:30

진정한 ‘나의 삶'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 다큐멘터리 <라 차나> -

춤추는 동안 가장 행복하다 느끼고, 댄서로서의 삶을 꿈꾼다. 타고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은 예술가가 성취할 수 있는 최정상의 단계로 그녀를 이끈다. 그러나 ’여성'의 낮은 사회적 지위는 뜻하지 않은 암울한 사건을 일으킨다. 일상을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행복과 꿈을 방해한다. 그녀가 자기 뜻대로 살 수 있는 ‘나의 삶’을 꿈꾸는 이상, 그의 일상은 곧 투쟁이다. 피움의 특별한 섹션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의 추천작, 루시아 스토예비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라 차나>를 소개한다.

 
 
한 편의 공연과 같았던 삶
스페인 남부지방에서 발달한 플라멩코는 ’정열의 나라'라는 수식어답게 빠르고 강한 리듬의 기타 연주, 노래, 춤을 선보이는 예술적 표현이다. 플라멩코 특유의 격렬한 발놀림으로 시작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그 발놀림의 주인공, ‘라 차나'로 알려진 플라멩코 댄서 안토니아 산티아고 아마도르의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사랑했던 안토니아는 기타를 연주하는 삼촌의 권유로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반대한다. 당시 예술을 하는 여성은 나쁜 평판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촌은 자신이 “항상 안토니아의 옆을 지키고 그녀가 어디 가지 못 하도록 가둬두겠다”는 말로 아버지를 ‘안심'시켰고, 댄서 라 차나의 삶이 시작된다. 놀라운 재능, 개성 넘치면서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빠른 박자로 그녀는 대중들을 열광시켰고, 인기는 빠르게 치솟았다. 무대에서의 실제 영상과 사진, 당시를 회고하는 안토니아의 인터뷰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예술가 라 차나의 삶을 찬찬히 되짚어본다. 관객은 83분의 러닝타임 동안 플라멩코의 매력에, 그리고 댄서 ‘라 차나'의 매력에 자연스레 빠지게 될 것이다.
무엇이 여성의 꿈을 빼앗는가

그런데 1970년대에 인기의 절정에 있었던 그는 갑작스레 은퇴하고 자취를 감춘다. 스스로를 “춤추기 위해 태어났다(I‘m born to dance)”고 표현한 그녀는 어떤 사건에 의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수년간 춤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춤을 시작했다. <라 차나>는 당시 밝히지 못했던 지난 삶의 이야기를 그녀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춤출 때만큼은 자기 자신이 된 것 같았고, 가장 자유롭다고 느끼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작품에 담긴 그의 증언과 회상으로, 그가 당시 겪었을 고통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 그가 활동했던 시대에 여성에게 요구되는 규칙은 단 하나, ‘남성의 명령에 침묵하고 복종하라'였다고 그녀는 말한다. ‘공적' 영역에서 눈부신 성공을 이뤘음에도, 그녀는 가부장제 사회가 가하는 억압과 차별을 쉽게 피해갈 수 없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사적’인 얼굴을 하고 무던히도 그녀를 괴롭혔다.

이 작품은 플라멩코 댄서 라 차나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여성 예술가’ 안토니아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비단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여러 고난을 겪는 이들의 역사가 있고 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누군가의 통제 아래 놓인 삶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춤을 추며 진정한 삶을 살고자 했던 라 차나. 그녀가 3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무대가, 차별을 마주하는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자기 삶을 꿈꾸는 많은 여성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길 바란다.


리뷰 작성 : 지원 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