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뉴스

2018 제2회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상영회 후기 - ①

한국여성의전화 2018. 7. 30. 15:39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여성인권영화제가 26편의 상영작을 통해 13개 지역 26개기관, 학교, 공동체를 찾아갔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을 통해 각 지역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지금부터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후기 바로가기 : http://fiwom.tistory.com/448




영화 : 그 인권은 가짜다

'그 인권은 가짜다’는 오늘날 미국에서 여성이 어떻게 대우받는지를 똑똑히 목격하게 한다. 감독은 직장 내 성폭력부터 가정폭력, 성폭력, 위탁 양육 체계, 상업화된 의료 산업, 사법체계까지, 마치 서로 다른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 각각의 문제에 오래된 차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생활과 법적인 선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현행법이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기에는 부족하며, 성평등 헌법수정안이 즉각 통과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7월 6일 노원여성회 & 마들주민회 너른들판 & 심성 TF팀


“앞선 미국 여성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기에 현재의 미국 여성들과 오늘의 한국 여성들이 자리매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폭력, 정서폭력 등 내가 당하면 창피하다고 숨거나 참지 말고 작은 소리라도 내야겠다 생각했고, 한 목소리로 여성들의 부당함에 소리를 모아야겠다고 느꼈다”

7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 인권강사모임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인해 성폭력을 끊임없이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성폭력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가정폭력을 사소한 개인사로 치부하는 것이 문제이다.

성폭력에 대한 우리나라 법도 좀 더 피해자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7월 8일 경성대학교 페미니즘동아리 파워페미레인저


‘그 인권은 가짜다’에서 인권은 헌법에 명시된 허울뿐인 평등이다. 영화는 미국 내의 여성들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동일임금동일노동,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청소년성매매, 여성수감 등 다양한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당사자들의 이야기로 영화는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임을.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 중 단 하나라도 겪지 않은 여성이 있을까? 남성들이 당연하게 숨을 쉬듯 누리는 권리를 여성도 누리게 해달라는 요구가 이렇게 오랫동안 묵살되어 왔다는 사실이, 성평등 헌법 수정안을 반대하는 이유가 터무니없이 초라하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왔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각계 사회계층에서, 미국 전역에서 대부분의 사회 문제가 해결될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텐데. 영화를 보고 세상을 흔들기 위해 더욱 연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 그들만의 명예

이 영화는 무슬림 사회에서 활동해 온 9명의 용감한 여성인권 운동가들의 대화로 채워져 있다.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직접 목격해 온 이들은 그들이 속한 사회, 그 이상에까지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아랍의 봄 이후, 그동안 침묵해야 했던 여성들은 기나긴 성차별과 억압의 역사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영화 <그들의 명예>는 무슬림 사회의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알리고, 나아가 행동하도록 하는 운동이다.


7월 6일 부산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싫다잖아' & 여성주의실천동아리 '여명'


무슬림 사회에서 조혼, 강제 결혼, 명예살인, 할례가 문화로 행해진다면 한국에서는 가부장제라는 문화가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요새는 가부장제가 어딨냐라는 말로 존재하는 차별을 덮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길 바란다. 가정에서 남자 형제가 있는 가정이라면 다들 한 번쯤 차별로 서러워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독박 육아, 독박 가사는 여전히 존재하고 이 문제들의 뿌리를 타고 올라가면 할머니 때부터 구구절절 이어오던 가부장제 문화가 턱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러워서 부모님께 불만을 토하면 원래 이런 걸 어쩌냐?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문화와 전통이라는 핑계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무시하는 것이다. 무슬림 사회에서 남성들이 명예를 규정한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제가 규정하는 가치들 속에 여성들이 정한 것이 있을까?




영화 : 또 다른 전쟁

「또 다른 전쟁」은 미국이 가장 수치스러워하며 은폐하고자 하는 문제 중의 하나인 군대 내 성폭력 확산에 관한 획기적인 고발 다큐멘터리이다. 오늘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여군은 적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기보다 동료 군인에 의해 강간당하기 더 쉽다. 몇몇 젊은 여성들의 강력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영화는 범죄의 구조적 은폐를 드러내는 한편, 삶을 회복하기 위한 그녀들의 투쟁과 정의를 향한 싸움을 추적한다. 「또 다른 전쟁」은 고위 군사장교, 의원들과의 직설적인 인터뷰를 통해 군대 내 강간을 지속시키는 완벽한 조건들, 그 은폐의 역사를 폭로하면서 변화를 위해서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7.3 국방부


다큐멘터리의 배경이 군이다 보니 참석하여 시청한 직원들의 관심도와 몰입도가 좋았고, 특히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치과정에 있어서 미군에서의 문제점을 통해 우리 군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피해자를 배려하고 조치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배움이 있는 영상물이었습니다. 또한 향후 기관에서 협조가 가능하다면 예하 군 부대에도 희망하는 부대를 대상으로 영상물을 배포하여 장병들의 성인지감수성을 높이고, 특히 조직 내 성폭력 사건 발생 시 피해자 입장을 고려한 조직의 대처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 말하기의 힘

#내가 겪은 첫 번째 여성폭력(#MyFirstHarassment)이라는 해시태그가 브라질 전역을 휩쓸었다. 이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갈망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말하기의 힘(FACES OF HARASSMENT) 캠페인은 여성들이 그들의 진실을 말할 공간을 마련하여 이 흐름에 힘을 실었다.



7.7 강북여성주의모임 '문'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활발하지만 아직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아요. 정작 여성모임에서도 별도로 깊게 이야기 나누지 못했지요. 끝나고 관람객들이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우리들의 말하기였어요. “브라질의 이야기고 우리 한국과 다르다고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다르지 않다”는 말하기.“여기 어느 누구라도 한 번도 이런 폭력을 겪지 않은 사람이 있냐”고 해 모두를 울컥하게 했던 말하기. “태어나 기억이 나는 어린 시절부터 억압, 폭력의 기억이 존재한다”는 말하기. “그 수많은 폭력 가운데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영화의 말하기에 공감했다”는 말하기. “남편에게 말하면서 치유됐다”는 말하기부터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아들을 성교육하며 처음으로 미투했다”는 말하기. “안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공간에서 여성들에게 말하기를 요구하는 것도 폭력”이라며 “말하지 않아도 된다”, “준비될 때 말하고 싶을 때 말하자”는 말하기까지.  

우리 여성들이 너무나 일상적으로 겪어온 폭력에 대해 말하기, 이제 겨우 그 시작인 것 같아요. 우리 여성들은 알아요. 다시 #미투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요.     



영화 : 부치, 젠더질서의 교란자

부치는 소위 '여성스러운', '약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남성을 모방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스스로의 자아에 충실한 여성들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문제라 할 수도 있겠지만.




7.5 동아대학교 페미니즘소모임 ‘더치페미’




영화 : 뼈아픈 진실

1999년 콜로라도, 제시카의 어린 세 딸이 전남편에 의해 유괴되어 살해당했다. 그 끔찍한 악몽 후에, 그녀는 거듭된 요청에도 경찰이 가정폭력으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남편을 강력히 제지하지 않았음을 주장하며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제시카는 딸들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사건을 미국 대법원과 국제인권재판소에 제소하고,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자 노력한다. 한편, 이 비극적인 아픔과 싸워야만 했던 또 한 명의 생존자, 아들 제시와의 관계는 썩 순탄치 못하다. 9년에 걸쳐 촬영된 <뼈아픈 진실>은 한 여성의 정의와의 오랜 사투를 다룬 연대기이자, 사회가 가정폭력에 대처하는 모습, 그리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세대에 걸쳐 주는 아픔을 조명한 작품이다.


7.8 여성인권에 관심있는 자발적인 부산 학생들의 모임

가정폭력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정 내부에서 발생하는 만큼 더 알아차리기 힘들고 생활에 밀접한 흉악 범죄라는 것을 깨달음. 따라서 가정폭력의 파괴력과 위험성을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가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여러 나라에서 여전히 법, 제도에 허점이 존재하고 있기에 꾸준히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무엇보다 재난,범죄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초기 대처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에는 여전이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한 개인이 이를 해결하고자 행동할 때 그 효과가 미약해도 사회는 조금씩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다큐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내가 직접 격을 수 있고, 주변에서 겪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느끼게 됨.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든 이 국민 소수자의 편이 아니라 국가의 손해를 안 입히고 싶어 하는 게 보여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서 소수자의 주장이 받아드려지는 현실이 보게 됨.



영화 : 순결학개론

종교, 역사, 대중문화를 고찰하며 여성의 처녀성’ 혹은 순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왜 여성의 처녀성’, 순결’이 지금까지도 가치 있게 여겨지는지 도전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여성의 처녀성’이란 무엇일까? 처녀성’, 순결’에 대한 공식적인 의학적 정의란 없다. “섹시해져라, 그러나 섹스는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여성에게 주입하는 이 사회에서, 영화는 특유의 흥미로운 시선과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으로 처녀성’이라는 논쟁적인 개념을 탐구해간다.


7.11 민족사관고등학교



“순결학개론”은 1시간 9분에 “동정을 잃는다”는 개념에 대한 문제제기, 동정과 관련된 여성혐오의 역사, 처녀막의 진실, 순결해야하지만 동시에 성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한다는 여성을 향한 모순된 요구, 젊은 여성에게 강요되는 모습 등의 내용을 유쾌하게 축약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21명이 모두 웃음에 터진 적도 종종 있었다. 순결클럽 회원, 성교육자, 동정인 30살 코미디언, 할 건 다 했지만 삽입만 결혼을 위해 남겨둔 커플, 어린 버진을 판타지화 시키는 포르노 시리즈 제작자, 성전환수술을 기다리는 트렌스젠더 여성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을 인터뷰해서 성과 동정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했고 무엇보다도 동정녀 프레임을 깨기 위해 무조건 성적으로 개방된 삶의 양식만을 지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성생활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성에 대한 선택권을 해답으로 제시하는 점이 좋았다.


7.9 포스텍 총여학생회


이 영화를 보고나니 순결이라는 게 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웠고 우리나라도 아직 순결을 특히 여성에게 강요하는 분위기가 많은 게 생각났다. 여자친구를 많이 사귀는 남자에 비해 남자친구를 많이 사귀는 여자에게 더 눈초리가 가해지고, 더 뒷소문이 많이 돌고 이런 모습들이 생각났다.

순결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다룰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더 적나라해서 약간 놀랐지만 코미디 장르도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순결의 의미, 그 안에 씌워진 강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