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여성인권영화제 '우린 흔들리지 않지'

2020년 12월 1일(화)~10일(목)

피움뷰어

[마이플레이스] SOUL, 어긋난 퍼즐의 마지막 한조각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9. 02:58

 

[마이플레이스] SOUL, 어긋난 퍼즐의 마지막 한조각

 

 

 

 

       이 영화는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받는 삶을 찾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던 문숙이 비혼모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것에서 시작한다. 어머니는 문숙이 홀로 아기를 키우기 어렵다면 자신이 키워주겠다며 웃었고, 아버지는 "문숙이가 캐나다로 갔을 때 무슨 사고가 나도 하나 날 줄 알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오빠는 카메라를 들었다. 렌즈 안에 문숙과 뱃속에서 숨쉬는 아기를 담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싱글맘에 대한 이야기일까? 오빠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렌즈 안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오빠도 가족의 곁에 걸어가 스스로 피사체가 되었다.

 

<My Place> 싱글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남들과 '같은' 울타리 안에서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가난한 고학생이었고 학비 때문에 대학을 가지 못해 무작정 큰누나가 살고 있는 캐나다로 향했다. 어머니는 엔지니어였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늘 '보조'여야 했다. 어머니는 한계를 넘기 위해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결혼했고 문칠과 문숙을 낳아 가정을 이뤘다. 마침내 캐나디언 드림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뜻에 따라 가족은 한국으로 역이민을 갔고, 가족 모두에게 낯설어진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여기서 문칠과 문숙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문칠은 한국의 학교에 적응하려 노력했고 모범생 길을 걸은 반면, 문숙은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학교를 그만뒀다. 문숙은 한국행을 결정한 어머니를 미워했고, 아버지는 한국을 거부하는 문숙에게 화를 냈다. 시간이 더 흘러 남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문칠은 번듯한 직장을 얻었고 문숙은 캐나다로 향했다. 그리고 문숙은 임신한 채 한국으로 돌아온다. 결혼 없이 아기만 낳아 캐나다에서 기를 생각이었던 문숙은 남자친구와 뜻이 어긋나 헤어지고 결국 한국에 머무른다. 정석의 길을 걷던 문칠도 일탈을 시작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영화 일을 시작한 것이다.

 

문칠은 내레이션을 통해 문숙과 부모님의 남들과는 '다른' 역사를 담담히 읽어준다.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를 누구보다 바랐던, 결국은 완전히 삐걱대고 어긋나야 했던 가족의 역사를 말이다.

 

다행히 어긋난 가족 퍼즐은 문숙의 아기 '소울(SOUL)'이가 세상에 나오면서 완벽한 그림을 이룬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문칠도, 모두 문숙과 소울이를 아낌없이 사랑한다. 소울이 덕에 이해의 창이 열린 것이다. 아버지는 한때 자신이 '사고'의 결과라 불렀던 소울이를 껴안아주며 딸에 대한 애정표현을 대신했고, 어머니는 소울이를 돌봐줌으로써 자신이 이루지 못한 학업의 꿈을 딸이 꿀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한국에 적응하기를 강요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래서 부모님을 몸서리치게 미워했던 문숙 역시 소울이의 엄마로서 자신의 부모님을 이해한다. 문칠은 소울이가 "'내'가 에일리언이 아닐 곳"을 꿈꿨더 문숙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 편'이었으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 '정석'의 길을 걸었던 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결국 사랑스러운 소울이 덕에 스크린 안에도, 그리고 그 바깥 객석에도 행복한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_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