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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개막작 감독의 이야기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10. 15:43

 

개막작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Pussy Riot: A Punk Prayer

 

마이크 러너, 막심 포즈도롭킨 Mike Lerner, Maxim Pozdorovkin

2013 | HD | Color | Documentary | 88’ | RUSSIA, UK

                                                                                       

11. 07. Thu. PM 19:00

11. 09. Sat. PM 20:00 피움 톡!! Fiwom Talk!Talk!

 

 

 

 

 

“성모님이시여, 페미니스트가 되소서, 성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내고, 독재자를 거둬주소서” 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남자들만 오를 수 있다는 대성당 제단을 차지한 여성들이 나타났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뛴다. 철지난 유행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용기’, ‘신념’, ‘정의’, ‘연대’ 같은 단어들이 그녀들 안에서 팔딱팔딱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차별주의, 정교분리, 독재 등의 이슈를 한 번에, 그것도 1분 안에 성공적으로 제기한 대가는 가혹했다. 그들의 재판을 충실히 기록한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사회의 원칙과 규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지배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때로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내는 것조차 힘이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쩌면 직면의 원천적 힘이 아닐까. 

푸시 라이엇의 공연과 체포, 그리고 공판과정이 오늘의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푸시 라이엇’은 익명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연한 조직체이다. 고정된 멤버도 없다. 그러니 세상의 잠재적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여, 직면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형광색 복면과 의상, 노래뿐이다. 이 영화를 ‘직면의 힘’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이게 되어 더 없이 기쁘다. 

 

 

 

 

감독 : 마이크 러너/막심 포즈도롭킨


개막작 감독의 이야기

마이크 러너 Mike Lerner

저는 항상 사회를 변화시키는 예술의 힘이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2월 러시아 붉은 광장에서 있었던 푸시 라이엇의 공연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마스크를 쓴 이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들이 바라는 건 무엇인지 궁금했죠. 그들은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펑크 프레이어라는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에서 가장 흥미롭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됐습니다.

 

호기심을 안고 간 모스크바에서 저는 예술가, 활동가들의 모임을 접했고, 그들의 에너지, 기발함, 용기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정치 현실에서 겪기 쉽지 않은 이 순간을 영화로 꼭 만들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뒤 6개월 동안은 러시아 사법 체계의 복잡한 절차를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듯했고, 그러면서 기이하고도 희비극적인 이 사건의 우여곡절을 뒤따라가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나디아, 마샤, 카티아 세 영웅들의 도덕적 용기와 진실성이었습니다. 그들의 정치적, 도덕적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저는 이 젊은 여성들이 푸틴의 독재 정권 해체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과 현대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자라나기 어려운지 전 세계에 보여준 모습들에 놀랐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정치, 종교, 민족 정체성, 성평등, 자유의 본성, 펑크 락의 꺼지지 않는 불꽃 등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푸시 라이엇이 이룬 것들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나디아가 법정에서 말했던 것처럼, “모든 문을 열어젖히고, 제복을 벗어던지고,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자유를 맛보세요!” 그거면 됩니다.

 

막심 포즈도롭킨 Maxim Pozdorovkin

익명의 페미니스트 예술 그룹 푸시 라이엇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과 유럽의 행위 예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펑크 락과 페미니스트 펑크 운동의 에너지와 점령운동의 전략을 결합했죠. 그들의 정치적 저항 정신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또한 명백한 러시아의 이야기입니다.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했던 40초간의 공연이 큰 논쟁을 불러왔다는 사실은 오늘날의 러시아에 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줍니다. 저는 푸시 라이엇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했어야 할 질문들을 제기했거든요. ‘펑크 프레이어는 정치, 종교, , 그리고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해 전국가적으로 전례 없는 논의들을 하게 했습니다. 그들은 현 상태를 흔들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켜 준 용감한 이들입니다.

 

푸시 라이엇의 이야기는 또한 저의 개인적 삶을 떠올려보게도 했습니다. 그들처럼 저도 소비에트 연합 시절 유년기를 보내고, 러시아의 첫 20년 동안 성년이 된 세대입니다. 나디아, 마샤, 카티아가 법정에서 진술하는 걸 들으며, 우리가 같은 시인들과 철학자들의 저술을 읽었고, 똑같이 시끄러운 음악을 들었으며, 부모님들과 비슷한 논쟁을 했었다는 걸 알았죠. 정치, 종교, 역사라는 바탕 아래 푸시 라이엇 이야기는 전형적 이야기입니다. 푸시 라이엇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