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가볍게, 더 높이] 뚤라시, 마지막 링 위에 오르다

한국여성의전화 2014. 9. 27. 01:20

뚤라시, 마지막 링 위에 오르다

다큐멘터리 <가볍게, 더 높이> -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가볍게, 더 높이> 스틸컷


이게 정말 다큐멘터리 영화야? 5,60년대, 사람보다 우선시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았던 그 시절의 단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이게 정말 동시대의 이야기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된다.

 

나는 한 명의 여성군대에요. 기꺼이 혼자 싸울 거예요.”


영화 속 주인공 뚤라시는 불합리함과 악습을 타파하기 위한 마지막 링 위에 오른다.

 

국가에서 뽑는 복싱관련 일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 25, 바로 그 경계 앞에 서있는 24살 뚤라시는 꼭 그 직업을 얻어 독립적인 여성이 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인도에서 달릿이라는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난 그녀가 꿈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행복한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 꿈을 위해, 그녀 자신을 위해 10년을 복싱에만 몰두했던 뚤라시지만 현실은 그녀의 노력 그 훨씬 위까지 쌓아올려진 높은 벽이다. 돈을 상납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도 상납해야한다. 이러한 한계들에 부딪혀 어깨부상에도 불구하고 뚤라시는 지역리그에서 우승해 챔피언이 되었지만 일자리에 지원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마침내 그녀는 이러한 벽들을 부수고 또 다른 그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전횡을 일삼던 복싱협회 사무총장 카루나를 고소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복싱계에서 쫓겨나고 주위환경에 떠밀려 억지로 불행한 결혼을 하게 되며 고소를 중지하라는, 돈과 타협하라는 요구들을 받지만 전멸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덕분에 트레이너로 취직하며 그녀 자신의 인생을 얻는다.

 

내가 내 인생을 만들어요.”

 

그릇된 전통과 기차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항의하자 시끄럽게 하면 기차 밖으로 확 차버린다!”라고 소리치는 무자비한 사회는 뚤라시의 인생을 끊임없이 조정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도 그녀는 스스로 그녀의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 바로 이러한 태도가 점점 무언가에 수동적이 되어가는 우리가 취해야할 질주의 한 가지 관점이 아닐까.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이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