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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별자리] 세상에는 너무 많은 계단이 있지만, 여기에는 아이댄스 무용단!

한국여성의전화 2014. 9. 27. 01:19

세상에는 너무 많은 계단이 있지만, 여기에는 아이댄스 무용단!

다큐멘터리 <춤추는 별자리> -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춤추는 별자리> 스틸컷

 

영화의 관점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나는 이제까지 장애표현’, ‘을 묶어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춤추는 사람의 몸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건 프로포션이 좋다든가 오랜 시간 춤을 춰 근육이 발달한 몸에 대한 감탄과는 다른 감상이다. 아이댄스(iDANCE) 무용수들의 몸 그 자체가 하나의 사연이었다.

 

무용수들은 무대 위에 올라 춤을 출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된다고 했는데 무대에 오르는 게 쉽지 않다. 장애인 무용수를 올려주지 않는 무대에 대해 하는 말이 아니다. 백스테이지는 휠체어를 놓기엔 좁고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계단을 올라가야만 한다. 무용수들은 그래서 통로 공연도 생각해봤다. 세상엔 너무 많은 계단이 있다. 그래서 무대 위 안무로 계단을 치워버렸다.

 

 

 여기 장애인이 어디 있죠?”

 

그들에겐 계단처럼 많은 장벽이 있다. 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 동호회도, 휠체어 때문에 오랜 시간 기다려서 타야 하는 기구, 단계를 나눠서 해야 하는 머리를 감는 일도. 하지만 영화 시작 누군가 그랬다. “여기 장애인(disabled person)이 어디 있죠?” 그들이 춤을 추는 순간에는 그 무엇도 장벽일 수가 없었다.

 

하반신이 없는 사라에게 휠체어에서 내려오는 안무를 시켜도 될까?’, ‘사라가 원한다면 상관없지 않을까.’, ‘나에겐 척추가 거의 없어요. 있는 거라곤 관절과 관절염뿐이죠.’

 

아름다운 안무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음악과 안무가가 와도 할 수 없는 배려와 이해와 하루 아침에 생겨날 수 없는 유대감. 케이리가 바닥에 있는 사라를 들어 올리는 안무와 앨리슨의 주먹 쥔 작은 손과 안젤라의 손바닥이 마주한 안무를 볼 때 따스한 부드러움을 느꼈다. 감동이란 단어에 담기지 않는 벅찬 감정을 느끼게 하는 몸짓이었다.

 

장벽을 없애고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선 예술이 그렇게 멋있을 줄,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