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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전하는 이야기 <청춘이냐!> 유아람 감독

한국여성의전화 2015. 9. 18. 16:06



육상을 위해 내려온 낯선 지방도시의 쓸쓸한 고시원. 음흉한 이웃은 도둑질을 일삼고, 다리까지 부러져서 더 이상 이 도시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이사 갈 채비를 하며, 마지막으로 한 번도 열어본 적 없는 방 창문을 열어보기로 하는데…. 


Fiwom Note

어떤 일이든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 사실을 처절하게, 결국엔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나서야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 원래 하고자 했던 일로 다시 돌아가거나, 아예 새로운 시작을 하거나.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관객에게 전하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여성인권영화제 관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청춘이냐!>는 체육 입시를 위해 유학 왔지만, 부상으로 인해 다 포기하고 떠나야 하는 고등학생의 마지막 이삿날을 그렸는데요,

10대 후반부터 20대에 걸치는 시기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쉽게 쓰이고 있을 정도로 힘든 시기라고 생각하고, 저도 그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꿈은 크지만,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무슨 일이며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뭔지, 어떤 정당한 대가를 받을지 계산도 되지 않고, 결국 실패했을 땐 나의 탓으로만 돌리게 됩니다. 노력부족이야, 재능부족이야…. 사실 지금 내가 왜 힘든지 잘 알 수 없어서 더 힘든 것이 아닐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아픔을, 청소년보단 크고 기성세대보단 어려서, 이해받기보단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하길 강요받는 이유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이 영화제의 ‘나로부터 출발하여 우리의 관계, 세상의 정의를 바라보자’는 문구가 와 닿습니다. 우리가 아픈 이유를 ‘나’의 범위에서부터 넓혀, 주변으로,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다 보면 이웃의 친구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질 기회가 되기도 하고 나의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과도 맞닥뜨리기도 하며 조금씩 상황을 진전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 여성인권영화제에선 또 어떤 이야기들을 볼 수 있을지 저도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학수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