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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한 선택 <임브레이스>

한국여성의전화기자단 2016. 10. 5. 18:04

우리를 위한 선택

여성의 몸에 대한 다큐멘터리 <임브레이스>

 

채영_여성인권영화제 기자단

 

완벽히아름답기

여성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살을 빼고,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제모해야 한다. 잡지, 방송, 광고판의 여성들은 아름다운 얼굴과 완벽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은 사회가 말하는 완벽한 외모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타인에 의해 재단되고 평가받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아름답지 않고 게으르고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낙오자로 여겨진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종종 고깃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공공연히 외모를 평가하면서 칭찬이나 조언으로 받아들이라고 하고, 시도 때도 없이 남의 몸을 위아래로 훑으며, ‘몸무게가 50kg을 넘으면 여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크고 쌍꺼풀이 있는 눈, 오뚝한 버선 모양 코, 둥글고 입체적인 이마와 갸름한 턱이라는, 굉장히 획일적인 외모가 강요되기 때문에 많은 한국 여성은 성형을 고민하고 5명 중 1명은 성형을 한다. 그러나 보통의 여성이 완벽한외관을 지니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받는 사회가 정상적인 것일까? 사회가 말하는 아름다움이 절대적인 것이고 그 이외에는 추한 것일까? 우리 몸이 어떤 모습이든 그 자체로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한 걸까? 이번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인 <임브레이스>는 이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제 10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임브레이스> 스틸컷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

2013, 페이스북에 한 비포애프터 사진이 게재되었다. 순식간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 게시물은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퍼졌고, 미국,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보도되기까지 하였다. 이것은 다이어트나 성형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여 성취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보통의 비포애프터 사진이 아니었다. 사진의 주인공인 테런 브럼핏은 자신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했을 때를 비포(before), 현재의 모습을 애프터(after)로 설정한 사진을 나란히 놓고 당신의 몸에 충실하고, 당신의 몸을 사랑하세요. 당신의 유일한 몸이니까요(Be loyal to your body, love your body, it's the only one you've got.)'라는 글을 작성하여 올렸다. 그녀의 말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7000명의 사람이 그녀에게 자신의 사연을 적은 메일을 보냈다. 테런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을 보면서, 우리의 몸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움직임을 주도하는 활동가가 되기로 하였다. 그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작된 것이 바로 이 영화, <임브레이스>이다.


20145, <임브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테런은 킥스타터 페이지로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4분짜리 인터뷰만으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하였다. 후원을 위해 만들어진 트레일러 영상은 한 달 동안 62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에 감동한 사람들은 #ihaveembraced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후원 소식을 전했다. 성공적으로 모금된 249,656 오스트레일리안 달러(24천만 원)로 테런은 8개국을 방문하여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고, 이를 영화로 만들 수 있었다. <임브레이스>는 지난 8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봉한 뒤로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영화제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제 10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임브레이스> 스틸컷

 

우리를 위한 선택

역사적으로 여성은 아름다운 성이었다. 특히나 산업혁명 이후 생산을 일정 부분 담당하던 여성의 역할이 가정에 머물게 되면서, 순종적이고 수려한 외모를 지닌 여성이 가치 있다는 문화적 관념이 형성되었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 구조적인 억압으로 여성들은 사회진출에 제약을 받았고, 남성의 성애 대상으로서 스스로의 의미를 찾았으며, 아름다움의 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숱한 고통을 겪었다. 오늘날에도 사회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벽은 견고하다. 활동적이고 진취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성은 드세고, 중년 이후의 여성은 성적 매력을 잃은 무성적인 존재이며, ‘여성스러운 외모이기를 거부하는 여성은 추하다.


<임브레이스>는 이런 획일적인 바디이미지만을 강요하는 사회를 심도 있게 간파해내고 동시에 여성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각각의 사연은 우리가 겪었던 감정을 대변해주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면, 계속되는 다이어트의 실패로 지친다면, 변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이 영화는 분명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스모폴리탄과의 인터뷰에서 테런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임브레이스>를 만든 이유는 여성이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내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예요. 그들은 자신의 몸을 바꾸기 위해 싸울 수도 있고, 아니면 포용하고 진정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도 있죠. (I made Embrace for women to feel empowered to make a change, to understand they can make a choice. They can be at war with their body, or they can embrace it and experience all life has to offer)” 이제는 우리가 변하고, 우리를 위한 선택을 내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