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모델들의 몸에서 우리의 몸으로

한국여성의전화 2016. 10. 10. 01:02



모델들의 몸에서 우리의 몸으로

- 몸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를 튕겨낼 

힘을 주는 다큐멘터리, <임브레이스>



박정흠 페미디아

 

 부족하다, 쳐졌다, 뚱뚱하다, 작다, 크다, 보기 싫다, 잘라내고 싶다, 혐오스럽다, 구역질 난다, 울고 싶다…. 모두 영화 여성들이 스스로의 몸을 한두 단어로 표현한 방식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겹게 듣는 전혀 낯설지 않은 혐오 표현들은 결국 각자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굳어집니다. 잡지와 TV, 모든 생활 공간에서 보게 되는 완벽한 몸매의 이미지는 끊임없이 몸의 부족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몸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은 오로지 완벽한 몸매에 다가갈 때만 주어집니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 사진 편집 기술이 만들어낸 허상에 다다를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나이가 들면서 멀어지기만 뿐입니다.



<감독 자신이 사진 편집 기술을 통해 잡지 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타린 브럼핏은 친구들과 몸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장의 사진을 올립니다. 흔한 몸매 관리 , 사진과 같은 형식이지만 번째 사진은 운동을 통해 완벽한몸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한 모습, 번째 사진은 대회 이후 다시 살을 찌운 후의 사진입니다. 오히려 과한 운동을 멈추고 일상으로 복귀한 이후가 훨씬 행복하다는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게시물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고, 수많은 여성들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어 묻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되었나요?” 어처구니 없게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아들고, 그는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돌며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게 됩니다.



 <“ 몸은 아름다워요.”>


 

 표면적으로 영화는 미디어가 잘못된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방식을 보여주고, 이를 극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무척 설득력 있게 전개되지만, 그런데도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스크린에 펼쳐지는 온갖 이미지에 있습니다. 감독은 애초에 , 사진이라는 형식을 뒤집어 반향을 일으킨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자체를 대안적인 미디어로 삼아 새로운 이미지와 말을 쏟아냅니다. 건강을 위협받을 정도로 마른 몸의 모델들이 독점하고 있던 아름다운 몸의 이미지를 작거나 뚱뚱하거나 다리를 절거나 털이 많은 일반인들의 것으로 되찾아옵니다. ‘뚱뚱하다’, ‘못생겼다’, ‘왜소하다대신 아름답다’, ‘부드럽다’, ‘아찔한 굴곡을 가지고 있다’, ‘좋은 향기가 난다등으로 자신의 몸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도 자신의 몸을 표현할 새로운 수단을 제공하고 부정적 메시지를 튕겨낼 힘을 제공합니다.



 <우리 몸은 아름다워요.”>

 


시드니의 누드 수영대회에 참가한 여성은 다른 여성을 발견하고 반가워서 뛰어갑니다. “저처럼 한쪽 가슴이 없으시군요!” 거의 매일같이 보고 있는 자신의 몸이지만 그것이 나의 밖에서 재생산될 , 화면에 펼쳐질 , 다른 사람의 몸에서 발견될 ,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을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임브레이스>에서는 어떤 영화에서보다 많은, 다양한, 있는 그대로 표현되는 수많은 여성의 몸을 만날 있습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관객들 역시 자신의 아름다운 몸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embrace) 체험을 하는 것이 감독의 바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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