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뉴스

"밝히는 사람들을 위한 밝히는 영화들이 왔다!" - 제5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2011 ‘밝히다’

한국여성의전화 2011. 10. 6. 12:41



  어둠을 밝히고, 눈을 밝히고, 그래서 여성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여성폭력 생존자의 희망을 밝히고, 그리고 사실 노는 것도 밝히는 한국여성의전화 제5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메인카피는 그에 몹시 걸맞게도 ‘밝히다’이다.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느라 뜬눈으로 밤도 밝혔다면 사족일까.

  작
년 이맘때쯤, 한 해 거르고 개최되는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혹시 우리 영화제가 잊힌 건 아닐까, 준비는 잘 된 걸까, 맘 졸였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해 개막작 <침묵을 말하라>를 필두로 영화제를 찾아온 관객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을 든든한 디딤돌 삼아, 제5회 여성인권영화제는 여성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현실을 바꿔가는 ‘밝히는’ 사람들을 위한 ‘밝히는’ 영화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신나게 놀아볼 참이다.



주목하라, 올해의 시선 <피움 줌 인; 이것이 공포다>

  당신의 공포는 무엇인가. 어두운 골목길? 잡히지 않는 연쇄 살인범? 솟구치는 물가? 그래, 그것은 공포다. 그러나 이건 또 어떠한가. 온통 성형수술 비포, 에프터 사진으로 도배된 지하철 내부, 누가 죽든 살든 돌아보지 않는 철저한 무관심, 무엇에도 도전하지 않는 대책 없는 현실안주, 학습과 의무로만 남은 모성애, 여성폭력을 끊임없이 비정치화 하는 저 권력들의 야합,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 같은 현실의 대물림. 이것은 공포가 아니고 무엇인가. 올해 피움이 제안하는 공포의 재정의, <이것이 공포다>, 올해의 ‘피움 줌 인’이다. 다섯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장편을 통해 유혈낭자만이 공포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어지는 토크쇼 ‘피움톡톡’에서 이 같은 공포를 ‘축출’할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보자.



주목하라, 올해의 두 번째 시선 <피움 줌 아웃: '진짜 사나이‘의 재구성>

  ‘사나이’로 태어난 남성은 언제 ‘진짜’ 사나이가 되며, 그 조건은 무엇인가.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남성도 사회적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다. 집단적 남성성을 가능하게 하는 가부장적 사회 구조와 대안적 남성성을 탐구해온 여성인권영화제가 2011년 현재, 한국사회의 남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유지되며 강화되는가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남자, 사나이, 진짜 사나이. 네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장편, 이어지는 ‘피움톡톡’을 통해 ‘진짜 사나이’를 재구성해보자.



올해의 여성인권영화는? 당신이 주는 올해의 <피움상>

 
5회 여성인권영화제의 경쟁부문이 수상하다.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총 10편의 쟁쟁한 단편들이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 22일에 마감된 출품공모전에 응한 작품 중에서 여성인권영화제의 주제의식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을 엄선하였다. 소녀에서 할머니까지, 피해자에서 생존자까지, 분노에서 기쁨까지, 현실에서 환상까지를 고루 다루고 있는 10편의 영화를 통해 2011년 한국 영화의 흐름과 영화감상의 재미를 느껴보자. 그리고 영화제의 진수, 감독과의 대화에 흠뻑 취해보자. 총선, 대선만 투표하는 게 아니다. 영화 감상 후, 관객투표에도 필참이다.



지금, 이 순간을 밝히는 여성들을 향한 뜨거운 영화들

  여성인권영화제의 고정 섹션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에서는 언제나처럼 여성인권의 고단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하는 여성들을 이야기하며, 치유와 연대를 통해 성장하는 여성들과 우리 사회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아는 여자들, 어쩌면 알았던 여자들의 고통과 투쟁과 성장을 담은 진솔한 이야기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빛이 난다.

 
새벽을 기다리며 방구석에 웅크려 앉은 조그마한 등짝에서, 편의점에서 무심히 바코드를 찍는 손등에서, 같은 길을 걷고 또 걸어도 자꾸만 길을 잃는 발걸음에서, 누가 잘못한 건지 따져보자며 대로 한가운데서 피켓을 번쩍 치켜든 팔뚝에서, 꾹꾹 밟히는 자전거 페달에 맞춰 날리는 머리카락에서, 그리고 만족한 듯 씩 웃는 얼굴에서 낯선 듯 낯익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싸한 감정을 느껴보는 것. 여성인권영화제의 관객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제 당신과 만나, '밝히다'

 
5회 여성인권영화제는 이렇게 영화제 한 판을 준비했다. 그리고 당신과 곧 만나게 되어 설렌다고, 어서 당신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밝힌다. 이제 당신의 마음을 밝힐 차례이다.



 

글. 란희_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