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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정치 _ The fat body (in)visible/ Life model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21. 12:19

The fat body (in)visible/ Life model _ 몸

 

 

 두 영화는 처음부터 나의 눈에 비주얼적인 충격으로 다가왔다. 눈에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뚱뚱해도 너무 뚱뚱한 몸매(The fat body (in)visible), 처질대로 너무 처진 늙은 70대 노인의 몸(Life model). 역시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나도 시각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오늘도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늙고 쳐진 몸을 꽁꽁 싸매고 숨기려는 당신을 발견한다면 누구보다 당당하고 아름답게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을 보시길! 사회가 만들어놓은 족쇄 같은 기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물어봐라. 나의 시선은 과연 진짜 나의 시선인지,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사랑할 자신이 있는지.

 

 The fat body (in)visible, 첫 시작부터 뚱뚱한 여성이 이리저리 자세를 취하고 셔터가 눌러진다. 비만도 그냥 비만이 아닌 심하게 ‘뚱뚱한’ 몸이다. 하지만 영화 주인공이자 패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비만여성운동가 jessica와 keena는 최선을 다해 포즈를 취한다. 자신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Life model도 마찬가지. 누드모델. 하면 보통 떠오르는 젊은 여성의 잘 빠진 곡선. 하지만 Life model에는 70대 할머니가 누드모델이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봉긋해야 할 가슴은 온 데 간 데 없이 축 쳐졌다. 코미디 프로에서 이런 장면은 그냥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http://ask.nate.com/qna/view.html?n=8840369

 

 

 우리는 언제 사회에서 만들어 낸 몸의 기준에 자유로운 적이 있었을까? 아직도 아찔한 하이힐에 다리는 퉁퉁 부어도 기어이 이겨내고, 몸과 얼굴에 칼을 대고, 살이 찌기 두려워 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폭식하고 다 토해내는 섭식장애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어린 것이 대세라며 늙는 것을 두려워하고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럽게 주름을 정기적인 보톡스로 핀다. 사회에서 만들어진 “미”의 기준과 자본주의가 밀접하게 결합해 수많은 마케팅 전략이 이루어지고 성이 상품화 되는 과정들을 보면 우리는 “미의 족쇄”에 스스로를 가두고 풀려는 의지조차 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 최근 한 기사에 의하면 비만율(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25 이상)은 최근 3년간 21∼22%를 유지했다. 그러나 스스로 자기가 비만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2008년 29.5%에서 지난해 34.1%로 증가했다고 한다.(국민일보) 또한 의학적으로 상관없이 여성의 95%가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 경험을 가진다고 한다.

 

 마른 몸이 추앙받고 뚱뚱한 몸은 “자기관리가 부족하다.”. “둔해 보인다.”처럼 외모로부터 성격까지 평가당하는 사회 속에서 jessica와 keena는 당당히 자기애의 도전장을 내민다! 사회에서도 어떤 법에서도 우리는 BMI지수가 25가 넘으면 안 된다고 강제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혹은 만들어지고 받아들여진 기준에 맞추지 못해 ‘비정상’으로 규정받기를 두려워하며 자기를 가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기준에 당당히 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주체적인 몸의 주인이 되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나이는 23살,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위에서 종종 25세가 넘어서 소개팅 하는 건 소개팅이 아니라 “선”이라며, 25세가 넘으면 피부노화가 생기니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걸 보면 지극히 구체적이지만 지극히 관념적인 “나이”라는 기준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Life Model에서도 볼륨감도 탄력도 없는 그녀의 모습을 진지하게 그리는 사람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나이든 몸이 혐오스럽지 않다. 오히려 감정을 실어 최대한 아름다운 포즈를 취하려 노력한다. 오늘도 늙어감을 혐오하는 당신. 지극히 자연스럽고 충분히 아름다운 몸을 가진 프로 누드모델을 만나보시길!

 

위의 소개한 두 영화 The fat body (in)visible 과 Life model은 제 6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21일 금요일 19시에 상영한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2기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