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사진으로 다시 만나는  현장

 


#0906 “피움 프리뷰 나잇!”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루비 파샤의 전설> <위장 기혼> <생리 무법자> <좋은 부모 대소동> 4편 선공개!

 


# <피움 초이스> 본선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피움상] 자유로 Freeway l 황슬기 
택시운전사인 여진은 중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오랜 친구인 주희와 마지막 드라이브를 떠난다.
 
[심사위원 특별상] 환불 Refund l 송예진 
며칠 전 그렇게 꿈꿔왔던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입사취소 통보를 받은 수진. 다시 한순간에 취업준비생이 되어버린 수진은 첫 출근을 위해 준비했던 정장을 환불받기로 마음먹는다.

#개폐막식 

 

0912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

 

 

개막 축하공연: 이윤정 현대무용가

 

 

축사 : 제니퍼 타운젠드 <델마와 루이스 다시보기> 감독

 

0916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



#피움 톡!톡!

 




#감독과의 대화

감독: <썬데이> 이서희, <환불> 송예진, <여름방학숙제> 김아현, <능력소녀> 김수영 진행: 정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


 

감독: <여자의 아내> 장아람, <선화의 근황> 김소형, <골목길> 오수연 진행: 재재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


감독: <연수의 자리> 박수연 진행: 윤현숙 YTN 문화부 기자


감독: <명호> 김샛별, 김윤정, <증언> 우경희, <셔틀런> 이희선 진행: 김현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


감독: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 이길우, <인사3팀의 캡슐커피> 정해일, <물물교환> 김다영 진행: 이주현 씨네21 취재기자


# 이벤트

이벤트 현장 더 자세히 보러가기(클릭)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슬로건인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그대로, 행사 참여자들이 포스트잇을 활용하여, 서로에게 질문을 하고, 답한다.

 우리가 서로의 대답입니다

  상영관 주변 곳곳에 있는 영화 주인공 캐릭들과 ‘우리가 서로의 대답입니다’ 피켓을 들고 영화제 참여 인증샷 찍기!

 페미니스트 대법관

  여성폭력 사건의 유죄/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 질문카드를 받고, 내가 판사라면 어떻게 구형할 것인지 판결한다. 판결 후 질문카드를 뒤집어 실제 구형된 결과를 확인하고,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 사건에 얼마나 관대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먼지차별 근절 캠페인 ‘뭘 또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도처에 깔려있고, 유해하며, 늘 치우지 않으면 쌓이는 ‘먼지’와도 같은 차별! 먼지차별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참여자들은 자신이 겪은 먼지차별을 적어본다.

 당신의 취향에 답해드립니다!

  바닥에 있는 질문에 답을 하고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영화 취향에 맞는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상영시간을 확인하고 영화관으로 직진!

 그런 가족은 필요 없다

  가정폭력처벌법이 가해자 처벌이 아닌 가정 유지 목적으로 제정되어있는 문제점을 공유하고, 목적조항 개정을 요구하는 서명에 함께한다.

 내가 감독이라면!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어떤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싶은지,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어떤 문화적 환경을 원하는지 적어본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12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폐막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의정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가 9월 16일 폐막했다. 20개국 51편이라는 역대 최다 상영작과 풍성한 행사로 채워졌던 5일간의 일정은 박수 속에 마무리되었다.




  폐막식은 닷새간의 영화제 현장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주제가 있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함께 만드는 영화제'라는 피움의 5가지 주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제를 만들어 낸 '피움족'들이 폐막을 선언하고, 폐막작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 상영으로 막을 내렸다.



  경쟁부문 수상작인 '피움상'으로 <자유로>가 선정되었다. 황슬기 감독이 연출한 <자유로>는 고단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낸 두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여성들의 모습으로 연대의 가능성과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환불>이 수상했다. <환불>은 갑작스레 입사취소를 받은 여성의 모습을 그리며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기업들의 행태 속에서 취업준비생의 현실을 보여준 영화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그 속에 사는 여성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시상을 맡은 유지나 영화평론가는 "리얼하게 그려낸 한국의 N포세대를 보며 현실을 깊이 느끼고, 배운 게 많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환불>의 송예진 감독은, "나도 <환불>의 주인공 수진이처럼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고 있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영화를 그만둘 생각도 했는데,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게 되니 영화를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폐막식 현장을 찾은 다양한 관객들은 사회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영역을 가시화시키고 담론을 활발하게 만드는 여성인권영화제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여성인권영화제를 처음 찾았다는 한 관객은, "여성인권에서 출발해 다양한 주제로 확장시킨 상영작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인권에 대한 존중과 치열한 고민이 느껴진 영화제였다"고 말했다. 자원활동으로 영화제에 참여한 한 피움족은 "이번 영화제 이후 여성인권 관련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었다. 그리고 여성인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주변 친구들과 영화제를 즐기고,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영화제에 왔다는 한 여성 관객은, "평소 아버지에게 잘 와닿지 않는 것 같았던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들이, 영화를 통해서 훨씬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2018년 피움의 여정은 그 슬로건 처럼 서로의 존재가 질문이 되고, 동시에 답이 될 가능성을 확인한 과정이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여성인권영화제는 앞으로도 폭력을 낳는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해 계속 걸어갈 것이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나 자신이 되기 위한 투쟁>

현경 한국여성의전화 7기 기자단

“여성의 몸”에서 산다는 것은

2차성징이 시작되고 “여성으로서” 보여지기 시작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나에게 여성으로 보여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꽤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어른들은 여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성역할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옷을 입을지, 밤길에 어떻게 걸을지 고민해야 했다. 나를 둘러싼 모두가 나의 허술한 행동거지가 ‘성폭력’이나 ‘매’를 불러올 것이라며 ‘저주’했다. 그리고 하루도 끊임없이 보도되는 성범죄 사건과 여성 살해 사건들까지, 그즈음부터 ‘여자의 몸은 저주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에게 ‘여성의 몸에서 산다’는 것은,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며 내 몸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지리스탄에서 “여성의 몸”에서 산다는 것은

파키스탄의 탈레반 주둔지역인 와지리스탄에서 태어난 마리아는 스쿼시 선수다. 그는 와지리스탄의 여성에겐 금지된 스쿼시에 몰두한다. 남자인 척하며 비교적 자유롭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나, 뛰어난 실력 때문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주목받음과 동시에 여자인 것이 알려졌고 16살 때 탈레반으로부터 첫 살해 협박을 받는다. 그가 그의 땅에서 안전하게 스쿼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영화 속에서 마리아가 편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두 가지 상황에서만 볼 수 있다. 캐나다와 파키스탄에서 가족과 함께 있을 때이다. 그러나 와지리스탄에서 마리아는 시종일관 긴장 속에 놓여 있다. 살해 협박 때문에 간헐적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했고 총을 쏘는 방법도 배워야 했다. 그가 잘못한 것은 단지 여성의 몸으로 와지리스탄에서 스쿼시를 기깔나게 잘했다는 것뿐이다. 그는 살해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몸과 재능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와지리스탄의 부모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마리아’ 또는 마리아의 정치인 언니인 ‘아예샤’라는 이름을 지어준다고 한다. 그들이 금기를 깬 덕에, 와지리스탄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여성으로 보여지는 이상, 삶 속에서 긴장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저주받은’ 몸을 넘어, 마리아와 아예샤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생과 사를 넘나드는 모습은 전율을 일으킨다. 그들은 여성의 몸에 덧씌워진 온갖 저주와 협박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결국 여성의 몸이 아닌 자유롭게 태어난 인간의 몸으로 살아가려 한다. 공포를 이겨내고 내 몸을 믿을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투쟁하는 그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FGM부터 한국의 여성기성형수술까지

-영화 <자하의 약속> 피움톡톡-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리사, 지현



9월 16일,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자하의 약속>의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FGM(여성기훼손)부터 한국의 여성기성형수술까지”를 주제로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 재재가 진행을 맡았고,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이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정원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하였다.




영화 <자하의 약속>은 여성기훼손(Female Genital Mutilation, 이하 FGM)이라는 악습에 반대운동을 하는 자하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자하가 자신의 경험을 진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하는 아동 결혼으로 가게 된 미국과 자신의 고향인 감비아에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침묵의 문화인 FGM의 실상을 밝히고 더는 지속되지 않도록 맞서 싸운다.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권을 되찾기 위해 뿌리 깊은 여성 억압에 저항하는 자하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다.  


“우리의 아프리카예요.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딸과 자매와 어머니를 위해서 합니다. 

오로지 그뿐이에요”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자하에게, 그리고 그녀의 용기와 의지에 찬사를 보내는 분위기 속에서 피움톡!톡!이 시작되었다. 진행을 맡은 재재는 <자하의 약속>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며, “소위 제1세계에서 FGM에 관한 영화가 많이 나오지만 FGM을 선정적이거나 타자화된 시선으로 그려진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선정을 하지 못했는데, 이 작품은 피해 당사자의 관점에서 구성된 점이 좋아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 관객도 “이제까지 봤던 다큐멘터리에서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아서, 이 영화가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울컥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용기를 낸 자하를 보면서, 그리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지 간에 행동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뿌듯했고 경이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자하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다가 목표가 실현되어가는 모습을 봤을 때 쾌감을 느꼈고, 활동가들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성인권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사안을 둘러싼 사회, 문화적 맥락과 ‘당사자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본 영화는 이슬람 종교를 사회문화적 배경으로 하는데, 자하는 “나는 내 가족과 종교를 사랑하지만, FGM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맞다”라고 단언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말한 관객의 소감에 다른 관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FGM이 이슬람 문화권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슬람 문화권인 국가에서 FGM이 풍습이 아닌 곳도 많다. 특정 종교, 혹은 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팽배하고 또 다른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피상적인 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당사자의 목소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자하는 FGM 수술을 받을 때, 피해자들이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피해 당사자의 맥락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다른 관객은 “이 영화를 보고 와 닿는 게 너무 크고, 이를 춤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비당사자로서 피해 당사자를 타자화할 것이 우려된다”며, “한국에서도 여성기 성형수술이 흔히 있고, FGM과 강도는 다르겠지만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데 어떤 연관점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논의를 확장시켰다.  


"이것은 살짝 다듬은 것이 아닙니다. '절단'입니다. 저는 클리스토리스를 절단당했습니다."


‘색깔이 검고 비대하게 늘어난 소음순’을 작고 예쁘게 고쳐준다는 성형수술 광고를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정원 위원장은 이 같은 성형광고들이 할례를 완곡한 어법으로 말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지적했다. "수술로 만들어진 성기의 모습은 미숙하고 털이 없고 핑크색의, 마치 유아적 이미지에 가깝지 않나. 남성의 취향에 맞게 성기를 절제한다. 당연히 의학의 관점에서도 매우 좋지 않다. 질염의 위험이 높고 성관계 시 고통이 상당하기 때문에 재수술을 원하는 여성 환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래서 FGM은 낯선 대륙이나 어떤 종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억압은 그 모습만 조금씩 다를 뿐 어느 문화권에서나 일어나고 있다. 결국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란 단지 남성을 유혹하는 목적이 내재된 오브제로 통한다. 자하의 투쟁은 자신의 몸이 오브제가 아니라 오롯이 나에게 속해있다는 외침이다.




이야기는 몸의 권리에 대한 기나긴 투쟁, 낙태죄 폐지 운동으로 이어진다. 윤정원 위원장은 과거 의대 재학 시절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임신중절수술을 한 의사들을 고발한 사건을 언급했다. “산부인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 임신중절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직업 활동에 있어 내 신념을 지키는 것이 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윤 위원장은 과거 FGM 피해여성의 치료를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는 생각을 했던 적 있지만 한국에도 낙태죄 폐지 등 여성보건과 관련하여 할 일이 많아 가지 못했다며, 다가올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International Safe Abortion Day)’을 맞아 다음 날 29일 종로일대에서 진행하는 형법 제269조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시민 269명의 피켓 퍼포먼스를 알렸다.


자하와 ‘Safe Hands For Girls’의 움직임은 이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향하고 있다. 2020년까지 아프리카 연합(AU)에 결의안을 통과시켜 대륙 내의 모든 국가가 FGM을 불법화하는 것이 목표다. FGM과 낙태죄,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성의 침해에 저항하는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우리는 ‘혼자인 채로 함께’

좋은 부모 대소동/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 미세스 맥커쳔 피움톡톡 이야기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석희진


9월 16일, CGV 압구정 아트하우스에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상영작 《좋은 부모 대소동》,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의 피움톡톡이 진행되었다. 젠더학 연구자 유화정이 출연하고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정이 진행을 맡았다. 연구자 유화정은 미국 퀴어 영화가 발전해 온 역사를 간단히 언급하며 피움톡톡의 서문을 열었다. 또한 90년대의 퀴어인권영화가 이성애중심주의 사회 안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면, 현재는 일상을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삶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서사가 변화하였다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We are good parents! 우리는 너무 좋은 부모야! 

좋은 부모 대소동은 인권감수성을 겸비한, 진보적 가치관을 지닌 부모가 딸에게 ‘이성애 중심주의적’ 가치관을 무의식중에라도 강요한 건 아닐까 우려하는 모습을 묘사한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는 유쾌한 묘사를 통해 웃음과 함께 우리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도록 만든다.


피움톡톡에서는 미디어 속의 다양한 성소수자 모습에 대한 재현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본 영화처럼 새로운 상상력을 열어주는 다양한 표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모습의 재현 그 전에 퀴어-레즈비언을 주제로 한 미디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미세스 맥커쳔

미세스 맥커쳔(토마스)은 자신이 잘못된 몸을 갖고 태어났다는 생각에 휩싸여있다.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며 지내왔지만 새로운 학교에서 개최되는 댄스파티를 변화의 계기로 삼는다. 이는 학교 선생님과 어머니 그리고 친구 트레버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위계의 승리자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위계질서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폭력일 수 있다는 고민와 깨달음을 주는 영화이다. 


피움톡톡에 참가한 한 관객은 영화의 시작부분에서 트레버가 미세스 맥커쳔을 ‘여성’이라 생각하고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며, 자신도 통념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전했다. 영화 말미의 트레버가 친구로서 ‘온전한 모습’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방식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미세스 맥커쳔의 정체성이 구체적으로 호명되지 않은 것도 많은 여운이 남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로의 대답이 된 기록들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의 방점은 ‘기록의 중요성’에 찍혀있다. 이 영화는 하위문화에서 시작된 퀴어-레즈비언 영화의 제작자, 평론가들의 이야기이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퀴어영화의 역사와 제작 과정, 그리고 퀴어인권운동의 의제와 함께 발맞춰 발전해온 역사를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담아냈다. 

연구자 유화정은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드라마 ‘L Word’를 언급하며 그 드라마를 통해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의 모델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는 경험을 나누었다. 따라서 미디어는 성소수자의 삶에 대한 재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매체라는 것을 강조하였고, 이와 같은 예시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활동가 정 역시 이러한 드라마가 없었다면 개인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언어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감상을 전했다.  


피움톡톡의 열띤 분위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 관객은 ‘레즈비언 에티튜드’, 접할 수 있는 미디어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실제 한국의 퀴어-레즈비언영화는 제작이 미국에 비해 활발하지 않고 상업영화 역시 손에 꼽기 때문이다. 때로는 퀴어에 관한 왜곡된 시선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이에 연구자 유화정은 실제로 한국 퀴어-레즈비언 영화의 제작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영화의 상업성이 보증되어야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미국 역시 시장논리의 필요성에 의해 퀴어영화가 보급된 역사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퀴어인권운동의 역사가 발전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속에서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던져야 하는 물음들

연구자 유화정은 자신이 가장 감명 깊게 느낀 구절을 공유하며 피움톡톡을 마무리하였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들이 어디서든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성애가 자연스럽고, 그러한 모습이 영화, 드라마 등 어디든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평범한 일상이 된 것이고, 성소수자는 강제적 이성애 규범을 강요당하는 현실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영화를 통해 다양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였다.   

우리에게 전해지는 무력한 물음 앞에서, 세 영화는 어떤 방식으로 운동을 기억해야하고 이러한 노력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제시해주는 작품이었다. 또한, 페미니즘이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기 위해 시작된 움직임이라면, 적극적인 연대가 서로에게 대답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경험이 되기도 했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성평등을 연주해줘>

불협화음이 들리는 음악 시장, 그 안에서 평등을 연주하는 여성들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리사, 정재인


 여성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름은 거의 없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로, 미국 음악 시장에서 여성 프로듀서는 5% 남짓에 불과하고, 엔지니어는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적기 때문이다. <성평등을 연주해줘>는 음악 시장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현실과 원인을 추적한다.


음악 시장에서의 불평등을 다루는 <성평등을 연주해줘>는 9월 16일 오후 12시부터 CGV 압구정 아트하우스 ART3관에서 상영되었다. 상영 후에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정민아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음악 시장의 성차별에 관해 이야기하는 피움톡톡도 진행되었다.


<성평등을 연주해줘>가 다루는 미국·캐나다의 상황과 한국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사용하는 언어만 다를 뿐 스크린에 뛰어들어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상황이 비슷하다"는 말을 했고, 정민아 싱어송라이터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양상은 비슷하고, 특정 음악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은 전 세계의 유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음악 활동을 하거나 한 적이 있는 관객들의 소감도 이어졌다. 한 관객은 "신입생 때 락밴드에서 베이스를 했는데, 선배가 '여자 베이스는 말라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강요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성평등을 연주해줘>라는 영화가 매체를 통해 문제를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는 의견에도 많은 사람이 긍정했다. 한 관객은 "각 직업군에서 여성의 차지하는 비율이 낮음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영화"라는 소감을 전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역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문제의식 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년 전에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여성의 비율에 대해 통계를 낸 적이 있는데, 수치를 보면서 원래 존재하고 있던 문제에 대해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인식하는 것이 참 커다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현상에 관해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3~4년 전만 해도 여성 아티스트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는 것 아닌가'하는 거부감이 들었다"며 지금은 "더 많은 여성이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선순환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다"는 경험을 소개했다. 더불어 현재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관객은 "많은 여성 뮤지션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여성 뮤지션들이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바로잡는 노력이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성평등을 연주해줘>에서는 음악 시장에 만연한 성차별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결말로 마무리된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대중음악상 통계 이후 선정위원에서 여성의 비율이 약 두 배 정도 증가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인식 이후에 변화의 시간도 분명히 있었고,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아주 천천히,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했다. 정민아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역시 "만연하게 스며들어있는 여성혐오를 인지하지도, 말을 하지도 못하던 시대에서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다음에는 또 다른 영화를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언젠가 여성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소감을 밝힌 관객의 소감을 마지막으로 관객과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자기 자리를 지킨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연대가 중요한 만큼 우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연결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피움톡톡을 마무리했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밥상이 마음에 안 들면 차버려!

 -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인사3팀의 캡슐커피><물물교환><자유로> GV 현장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현경


여자를 미워하는 건 쉬운 일이다. 특히 내가 여자라면, 여자를 미워하는 건 더 쉽다.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 <인사3팀의 캡슐커피>, <물물교환>, <자유로>에서도 다른 여자를 미워하는 여자들이 나온다.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에서 나라 주임은 출산 휴가를 앞둔 지현 대리에게 “매번 여자 휴게실에 가 있으면서 언제 다해요?”라고 비아냥거리며 프로젝트를 빼앗는다. <인사3팀의 캡슐커피>에서 수아 대리는 계약직 민주를 잘라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물물교환>에서는 동생과 단둘이 생활하는 일영이 구청에서 지원받은 생리대 택배 박스를 누군가 훔쳐 가고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의 친구들은 일영에게 등을 돌린다. <자유로>에서 택시기사인 여진은 싹싹하고 애교 많은 친구인 주희를 지긋지긋하게 생각한다. 


명절에 큰집에 모여 밥을 먹을 때, 남자 밥상과 여자 밥상은 다르다. 여자의 밥상은 거실 어느 구석에 펼쳐져, 작은 상 위에 남자의 밥상 조합과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인사3팀의 캡슐커피>에서 수아는 애초에 자기 담당도 아니었던 남자 상사의 인사 업무를 떠안는다. 그 업무는 계약직 민주를 자르는 일이고 수아는 불합리한 일을 저질러야 한다. 계약직 민주는 대리인 수아가 기피하는 믹스 커피 타기와 술자리에서 부장 비위 맞추기 등에 자진한다. <물물교환>에서 생리대 박스를 잃어버렸다는 일영의 말에 구청 직원은 “학생이 생리대를 더 가져가면 다른 학생이 쓸 게 없잖아요.”라며 죄책감을 주는 핀잔을 놓는다.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와 <자유로>에서는 주인공과 다른 여성의 외모를 비교하며 평가하는 남성들이 등장한다. 


아주 익숙한 풍경이다. 여자들의 밥상에는 적은 양의 이상한 맛을 가진 음식이 놓여 있다. 우리는 그 좁고 별로 손대고 싶지 않은 밥상에서 경쟁해야 한다. <자유로>와 <인사3팀의 캡슐커피>에서 여진과 수아는 밥상을 뒤집어버린다. 그 방식은 당연하게도 연대를 통해 이루어진다. 여진, 수아, 소현, 일영이 그랬듯, 여성들은 한정된 자원을 둘러싸고 서로를 착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놓인 경우가 많다. 미움을 극복하고 연대로 구조에 균열을 내는 두 주인공의 시원한 행동을 보면, 내 지난날까지 돌아보게 된다.


9월 15일 12시 GV 현장에서,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실감 나게 담아낸 감독들을 만나보았다. 감독들은 각자 왜 영화를 찍게 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인사3팀의 캡슐커피>의 정해일 감독은 "처음부터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남성이 주인공이 되었을 때 회사 안의 권력다툼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있었고, 여성 캐릭터가 회사 생활 등의 영화 내용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주인공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수아와 민주가 겪는 일이 단순한 권력다툼이 아님을 시사했다. <물물교환>의 김다영 감독은 "'깔창 생리대'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되었다"며 "경제적 취약계층의 삶을 면밀히 알고 섬세하게 묘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의 이길우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 또래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주변에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처음에는 남성을 위주로 썼는데, 여성이 훨씬 더 걸림돌이 많은 것을 느끼고 여성으로 주인공을 바꾸게 되었다"고 밝혔다. 객석에서 함께 한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의 임선우 배우는 "여성에게는 임신과 출산이 자연스러운 일이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 한 일이 되었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이 영화를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앞으로 여성이 대상화되지 않고 하나의 인간으로서 다뤄질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V를 통해 감독들의 생각과 경험을 들으며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 여성의 현실을 드러내며, 동시에 그 현실을 돌파해 나갈 상상력을 제공하는 피움 초이스의 미래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극장을 나올 수 있었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 가 전하는 말 

-피움톡톡 현장 -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석희진


연결되어 있는, 여성의 삶 

9월 15일, CGV압구정 아트하우스에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상영작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감독 제니퍼 타운젠드가 출연하고 동국대학교 교수 유지나가 진행을 맡았다. 이 영화는 1991년 개봉한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관람한 관객들의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관객들은 25년 뒤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강간범을 살해하고 자유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두 여성을 그린 이 영화가 관객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보여준다. 


제니퍼 타운젠드 감독은 25년의 시간차를 두고 제작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그들에 관한 글을 쓰려고 했고 영화로 만들 계획은 전혀 없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러나 “영화 <델마와 루이스> 관람 이후 변화한 관객들의 목소리를 그들의 입으로 ‘직접’ 전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성이 진실을 말했을 때 남성중심적 사회가 이를 어떻게 묵살하는지도 알리고 싶었다”며 자신의 첫 데뷔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변하지 않는 이유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남긴 것은 단지 자매애 혹은 여성의 우정만이 아니다. 이 영화는 자유를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의 삶에 대해 말했다. 다이앤을 비롯한 많은 출연진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통해 ‘여성적’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그것은 자신에게 연대이고 삶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25년이 지난 지금 되묻는다. 


“세상이 여성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나요?” 

“여성의 삶은 바뀌지 않았어요.”


여성적인 것은 여전히 비주류적인 것,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회의 인식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여성들의 우정은 견제, 질투, 이기적 등의 부정적 단어로 채워졌다. 또한 여성의 현실 앞에 놓인 어려움은 해결되지 않았다. 25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성차별과 강간문화는 남아있고, 여성은 성폭력 피해자가 되기 쉬운 취약한 구조에 놓여있다. 또한, 남성보다 더 많은 책임과 감정을 요구받는다.  


타운젠드 감독은 이렇듯 ‘좀처럼 바뀌지 않는 현실’에 관한 질문에 대해 미투운동이 일어났고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움직임을 더욱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연대를 통한 가부장제, 성폭력, 여성차별의 해소를 강조했다.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가

델마와 루이스는 당대를 살아가던,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과 닮아있다. 또한, 여성들에게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40대 주부라고 밝힌 한 관객은 20대 때 관람했던 <델마와 루이스>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투영시켜 영화를 볼 수 있었다며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관객들의 열띤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감독님의 삶에도 영화 제작 이후 변화가 있냐”는 관객의 질문에 타운젠드 감독은 “영화를 통해 많은 여성과 만날수록 그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고, 경험을 생생히 전해 듣는 과정에서 이 일을 이제는 자신의 과업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이전과는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영화를 관람한 뒤 감상과 경험을 공유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지금/여기/함께

우리는 함께 사회를 변화시킬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고, 여성이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고백할 때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연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관객과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델마와 루이스 다시 보기>는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의 폐막작이기도 하다. 9월 16일 오후 6시에 시작되는 폐막식은 서로의 질문과 대답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노력해야 할 바를 다시금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25년의 시간차 속에서 삶을 관통하는 질문을 놓지 않고 살아왔던 그/녀처럼 말이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우리는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웃는다


:<웃어봐>,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여자1 여자2 여자3>, <수잔과 남자>, <루비 파샤의 전설> 피움톡톡 후기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소원


2018년 9월 15일, 압구정 CGV 아트하우스에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인 <웃어봐>,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여자1 여자2 여자3>, <수잔과 남자>, <루비 파샤의 전설>상영 후 피움톡톡이 진행됐다. 다섯 편의 영화가 모두 유쾌한 분위기인 만큼 해당 피움톡톡 역시 무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페미니스트 스탠딩 코미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나눔과 회원 윤희근이 진행을 맡았고,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Dora희년과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의 셀럽 맷이 관객에게 웃음을 전파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상영작들의 통쾌한 결말과 진행자들의 능숙한 아이스브레이킹 덕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시작되었다. 




페미, 믿습니까? 믿습니다!

무대에 선 첫 번째 주자는 Dora희년이였다. 페미니즘을 알기 전의 자신은 '옛사람'이고 알고 난 후에 '새사람'이 되었다는 그는 아들 타령을 하는 부모님 앞에서 리모컨을 바지에 넣고 ‘아들이다!’라고 외친 유쾌한 ‘썰’을 풀며 코미디를 시작했다. 기독교 신자 페미니스트 모임인 ‘믿는 페미’에 속해 있기도 한 그는 페미니스트 기독교 신자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다른 기독교 신자와 페미니즘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어 ‘차라리 기독교에 페미니즘을 접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상상은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옷까지 갈아입으며 페미니즘을 전파하는 목사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수잔과 남자>에서 랩 하는 수잔을 연상시켰다. 맨스플레인과 성희롱을 일삼는 남성을 랩으로 해치우는 것, 목사가 페미니즘을 설교하는 일은 현실에서 실행되기는 힘든 상상이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이 많은 사람에게 공유될 때 ‘웃음’이라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웃음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된다. Dora희년의 공연은 그러한 상상력과 웃음의 힘을 몸소 보여준 시간이었다.


손쉽게 페미니스트가 되려는 남성에게

스탠딩 코미디 두 번째 주자는 셀럽 맷이었다. 그는 ‘고민 없이 손쉽게 페미니스트라 이야기하는 남성’을 중심으로 여러 페미니즘 이슈를 코미디로 풀어냈다. 여성의 삶에 대한 이해 없이 여성을 ‘사랑’한다며, ‘딸이 있다’며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뻔뻔한’ 남성들의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출산력’을 비꼬며 정자에도 등급을 매겼으면 좋겠다는 ‘정자력’ 이야기는 현실 속 여성에게 강요되는 아들 출산의 압박을 연상시키며 속 시원하면서도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셀럽 맷은 자신이 당했던 성희롱을 이야기하며 남성들이 쉽게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대신 자신을 더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진짜' 남성 페미니스트가 많아지길 바란다는 얘기로 끝을 맺었다. 입담이 좋아 한마디 한마디마다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 가운데는 뼈가 확실한 코미디였다.




우리는 웃을 것이다

<웃어봐>의 주인공은 웃어보라는 남성에게 침을 뱉는다.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의 주인공은 무대를 압도하는 마임을 선보이고, <여자1 여자2 여자3>의 여성들은 관객을 향해 '이제 여러분 차례'라고 말한다. <수잔과 남자>에서 수잔은 랩으로 남자의 머리를 폭발시키고, <루비 파샤의 전설>에서 루비는 약혼자의 가족을 죽인 후 세계적인 전설이 된다. 다섯 편의 영화는 모두 속 시원한 결말을 맞으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함께 분노하고 슬퍼하며 짐을 나눠서 지는 것만큼이나 함께 웃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현실을 버티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다섯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피움톡톡이 진행되는 동안 극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함께 웃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희망이 되었다.


피움톡톡 시간에 ‘감사하다’는 말이 두 번 나왔다. 한 번은 무대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보여준 Dora희년이 힘을 얻고 갈 수 있어 감사하다는 얘기였고, 다른 한 번은 피움톡톡이 다 끝나갈 무렵 페미니스트인 자신의 가치관이 옳다는 확신을 주어 감사하다는 관객의 이야기였다. 이렇듯 웃음은 그 웃음을 주는 사람도, 그 사람 덕에 웃는 사람도 모두 힘을 얻어갈 수 있는 일종의 마법이다. 함께 웃었던 이 시간이 피움톡톡에 참석했던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 다른 일들을 버텨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되리라 믿는다.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

'우리‘의 약속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자하의 약속> 리뷰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김지현


<자하의 약속>은 ‘여성기훼손(Female Genital Mutilation)’이라는 악습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는 자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하는 세상에 나온 지 2일 만에 여성기훼손을 당하고 15살의 나이에 중년 남성과의 강제결혼으로 뉴욕에 끌려간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고통과 후유증, 그리고 폭압적인 결혼생활. 결국 자하는 첫 번째 결혼으로부터 탈출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10년 뒤, 자하는 그녀 자신과 같이 여성기훼손을 당한 여성들의 삶을 파괴하는 악습을 중단하고자 고향인 감비아로 돌아가는데... 영화 <자하의 약속>은 자하의 진술을 통해서 그녀의 삶과 가족에 대한 기록으로 전개된다. 여성의 몸에 대한 주권을 되찾기 위해 뿌리 깊은 사회적 억압과 맞서 싸우는 자하의 삶과 정신이 담겨 있다. 


여성기훼손, 관습인가 악습인가

여성기훼손(FGM, Female Genital Mutilation/Cutting)은 의료행위와 무관하게 여성의 생식기 일부를 절제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여성기훼손은 주로 15세 이하의 여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유니세프(2018)에 따르면 하루에 6,000명의 피해자들이 발생하며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30개국에서 최소 2억 명의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그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여성 여성기훼손은 심각한 통증과 함께 지속적인 출혈, HIV, 요도감염, 불임 등의 부작용을 겪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여성기훼손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종교적 오해이다. 이슬람 국가 전체가 여성기훼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반대로 여성기훼손을 실시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종교와 상관없이 이를 전통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여성기훼손이 지역적, 문화적 요인들의 결합으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여성 억압의 실천이라는 의미이다. 단지, 여성의 ‘올바른’ 결혼 생활을 위해서 순결을 보존하고, 외도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종교 교리에서도 여성기훼손을 강요하지 않음에도 이는 지역사회를 지배하는 강력한 사회, 문화적 규범으로 작동한다. 혹은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또한 많다. 


특히 이것이 지역적 문화로 자리한 국가에서는 시술 과정 또한 매우 문제적이다. 주로 동네에 절제술을 집행하는 나이 많은 여성들이 있는데, 이들은 마취 없이 녹슨 면도칼이나 주사기를 재활용한다. 여성기훼손 관습 국가들의 경우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 또한 매우 낮아 위생과 이후의 질병, 증상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악습이자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여성기훼손은 처녀성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종교적, 문화적 억압이다. 이는 재생산을 목적으로 한 성관계마저 평생 고통스러운 “숙명”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사람들은 여성기훼손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여성의 결혼이나 집안의 사회적 지위에 타격을 우려하여 이를 대물림할 수밖에 없다. 종교적 명목뿐만 아니라 오랜 관습을 따르기 위한 문화로서, 혹은 미적인 이유로도 여성기훼손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예를 들자면, 서울 시내를 비롯한 인터넷 광고 배너에는 ‘꽃잎’수술, ‘이쁜이’수술이라고 적힌 소음순 성형, 질 성형이 꽤 많이 등장한다. 성적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서 생식기의 미용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한국의 ‘성형’문화와 더불어 여성이 일상적인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준비된 ‘아름다움’을 간직해야한다는 것 이상이 아니다. 이는 여성기훼손, 혹은 수술이 멀리 있지 않으며, 가부장제의 폭압이 여성의 생식기에까지 번진 것이기 때문에 ‘후진’ 문화권 혹은 ‘개발도상국’으로 지칭되는 지역만의 일이 아니며, 문화적 타자화를 경계해야 한다.   

여성기훼손은 조혼을 부추긴다


여자 어린이가 성기 절제술을 받고 나면 전통∙문화적 관점에서 ‘여성’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적 성인 연령과는 무관하게 피해 여자 어린이/청소년들은 강제적으로 조혼을 하게 되고 조기 임신과 출산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며,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학업을 중단해야 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교육권을 박탈당한다. 이는 여성기훼손과 조혼이라는 악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독립할 수 없게 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과거 한국에서 ‘여성은 낫 놓고 ㄱ자도 몰라야 한다’며 글을 읽고 쓰거나 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던 것과 같이 여성을 문화적으로 억압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여성기훼손, 조혼, 여성의 교육권 박탈로 이어지는 관습들과 이를 지속시키는 비논리적인 설명들은 여성을 가부장제에 종속시키는 폭력이자 인권 유린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이로비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찰스 올릉가는 “여성기훼손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여성의 처녀성을 강조하고, 여성들이 ‘진정한 여성’으로 성숙하기 위해서 스스로 여성기훼손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불평등한 결혼은 강조하지 않는다”며 여성기훼손과 조혼의 강력한 연관성을 설명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가부장제의 폭력에 대해서 비판했다. 일련의 장치들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억압의 산물이자 현재진행형의 과정이다. 



‘우리’의 약속

자하는 여성기훼손 반대운동 단체인 “Safe Hands For Girls”를 설립하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감비아의 여성기훼손 금지법 제정하기 위해서, 더 나아가 감비아 전체에 더 이상 여성기훼손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청소년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기훼손에 대한 논의가 국가 전체적으로 활발하게 논의하게 함으로써 이를 지속하게 하는 오해와 지식들이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여아와 여성청소년들의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 미국 커뮤니티에서 아프리카계 이민자 및 난민 소녀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미래에 대한 선택을 현명하게 내릴 수 있도록 교육 지원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자하는 이런 노력들로 2018년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선정되었으며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의 산 증인”, “감비아에서 실질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음에 놀랍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국가 등장 이후, 시공간을 초월하여 여성의 성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는 단 한 번도 여성 자신의 것인 적이 없었다. 국가와 가부장제는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통제함으로써 여성을 체제 내에 종속시키는 방식으로 결탁하여 자가 생식한다. 여성에게 순결함과 처녀성을 강요하는 것에서부터 비혼 임신과 비혼모에 대한 낙인, 임신중절 불법화, 성매매 여성에 대한 악마화, 인구관리를 위해 여성의 몸을 이용하는 것까지. 하지만 여성의 몸은 더 이상 성적 대상화, 기계화, 혹은 폭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자하의 약속>은 자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절실함이다. 더불어 생존자 모두의 굳건한 의지이자, ‘우리’의 딸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싸움이다. 자하는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공론화하고, 성과 재생산의 권리가 여성 스스로에게 있도록 싸운다. 이 싸움에 함께 하고 싶다면, 그리고 자하의 놀라운 싸움이 궁금하다면 <자하의 약속>을 강력하게 권한다. 그리고 함께 외치자. "My body, My Choice"! 



블로그 이미지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제12회여성인권영화제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 2018년 9월 12일(월)~9월 16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