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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이지 않은 성] '다름'을 틀리게 보는 이분법적 시각, 잊혀져가는 제 3의 진실

피움 한국여성의전화 2013. 11. 9. 03:57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두 개이지 않은 성> 스틸컷

 

 

 '다름'을 틀리게 보는 이분법적 시각, 잊혀져가는 제 3의 진실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규정' 되어진다. 남자 아이는 남성으로 태어나 남성성을 갖고 자라기를. 여자 아이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성을 지니며 크기를. 대게는 단 한번의 의심조차도 없었던 성(Sex)이라는 영역에 대해, 이 영화는 시작부터 의문스러운 화두를 던진다. '남성 아니면 여성' 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 사이 어디엔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제 3의 성을 가진 존재들이 있다. 당신은 그들의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약간은 생소한 질문을, 이토록 급작스럽게!

 

           사실 간성이라는 용어는 꽤나 낯설다. 영화 제목인 '두 개이지 않은 성'을 통해 유추할 수 있긴 하지만, 여성도 아니요 남성도 아닌 새로운 성을 지칭하는 단어라니. 이제껏 모르고 있었던 우리들의 무지 혹은 무심함에 한번 놀라고, 약 2000분의 1이라는 높은 확률로 태어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은폐하려는 지속적인 외압이 그  원인임에 두번 놀란다. 간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 그 어느 것 중 하나라도 온전히 갖추지 않은 양성구유의 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는 이들이 겪은 고충에 대해 귀기울이고 그들이 바라는 바를 비슷한 상태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입을 빌려 전달하고자 한다.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숨겨야 한다고 훈련받아온 그들의 아픔을, 자신이 누구인지 결정할 수도 없는 나이에 이미 저질러진 신체적 심리적 고통에 대한 회고를, 약 한시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에 의미있게 담아낸 것이 바로 이 영화의 포인트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두 개이지 않은 성> 스틸컷

 

            약 스무명 남짓한 인터뷰 대상자들의 말을 통해 간성인 자들이 받아온 냉담한 시선과 차별적인 대우, 그리고 허락없이 진행된 잦은 수술로 인한 신체적인 불편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중에서도 권위적인 의학 교육 기관의 명성을 앞세워 주창한 머니요법 (성은 양육에 의해 결정되므로 키우는 환경에서의 강압을 허한다) 은 양성규우인 자들에게 큰 상처가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병원에서 지속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이라는 기본권을 무시하고 사회의 기준에 맞추려는 부조리한 면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사회는 다름을 틀리다고 보고, 다수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정상적인 것' 으로 인식한다. 그 속에서 간성인 이들처럼, 이미 오래동안 우리 속에 존재해왔던 자들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시도도 있어왔다. 그러나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 의도하지 않은 상태의 그들에게 '비정상' 이라는 사회적인 낙인을 찍지 않고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이것이 진정 진실을 마주해야 할 우리들의 자세임이 분명하다.

 

영화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는 아이들을 있는 그 상태로 사랑해야 하며,  이러한 케이스가 하나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정해준 성별에 맞게끔 수술을 권유할 것이지만, 그 아이 자체를 그대로 보아라. 그리고 그 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난 후 진정 원하는 성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날까지 기회를 주라. 때로는 본 적 없는 진실이 아프고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나의 기준에 맞게 반드시 바꿀 필요는 없다. 흑백논리 식의 좁은 선입견에서 상처받은 자들이 후대에 더 많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제 3의 성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도 조금씩 열리길 바란다.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_피움뷰어 조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