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할머니 배구단] 네트를 넘는 그녀들의 도전

한국여성의전화 2014. 10. 1. 22:29

 

네트를 넘는 그녀들의 도전

다큐멘터리 <할머니 배구단> -

 

8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할머니 배구단 > 

 

 

늙음에 대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피로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모습이, 힘없이 털썩 앉아있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늙은이들의 모습이다. 늙음의 과정을 거쳐 주름진 이들을 우리는 ‘노인’이라 부른다. 검버섯이 핀 볼, 주름진 몸, 흰머리, 앙상한 팔과 다리, 느린 걸음, 굽은 등. 보통의 사람들이 노인들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올려지는 이미지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생각에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이들이 있다. 노르웨이의 여성 배구단 ‘낙천주의자들’이 바로 그것이다.

 

네트를 넘는 그녀들의 도전


66세부터 98세까지의 노인들로 이루어진 여성 배구단 ‘낙천주의자들’. 창단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시합을 치러보지 못했던 그녀들은, 스웨덴의 남자 배구단과 시합할 수 있게 된다. 서브로 공을 네트를 넘기는 것도 벅차고, 애꿎은 ‘복싱’만 계속하는 그녀들이지만 시합을 준비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훈련하고, 스스로 지원금을 요청하고, 파란 유니폼을 준비한다. 
우왕좌왕, 허둥지둥. ‘낙천주의자들’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엉거주춤하게 팔을 휘두르고, 피구하듯 공을 잡아채버리는 그녀들. 실수 연발이지만 그녀들의 입가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다시 공을 던지고, 다시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향해 몸을 던진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아무리 숱한 실수를 해도 다시 일어서는 그녀들. 실패에 두려워 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생각하는 ‘노인’들의 이미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느 누구보다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서로의 실수에 웃으며 다독이고, 성공에는 크게 박수치며 기뻐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선 검버섯 핀 피부도, 주름진 몸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흘러가는 시간을 힘껏 즐기고 있는 여자의 밝은 미소만이 보일 뿐이다.
 


 

제 8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서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