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낙태죄 폐지를 향해! 싸우는 것을 더 이상 멈출 수는 없어

- 13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베이 베이> -

 

 윤서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중국계 이민자 여성 베이 베이가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1급 살인으로 기소된다. 기소 사유는 태아 살인. 애인과의 관계 속에서 혼전 임신을 한 베이 베이는 애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충격에 쥐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베이 베이는 다행히도 살아났지만, 8개월 된 아이는 태어난 후 뇌사 상태가 되어 며칠 후에 산소 호흡기를 떼야 했다. 영화 <베이 베이>2012년 인디애나주에서 1급 살인으로 기소된 베이 베이라는 중국계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베이 베이> 스틸 컷

1973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은 헌법에 기초한 사생활의 권리에 여성의 임신 중단권이 포함된다고 판결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후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낙태죄는 여성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관련 법률이 폐지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미국 사회에서 다시금 여성의 임신중절을 제한하고 규제하고자 하는 흐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2년 인디애나주에서 태아 살해라는 죄목으로 1급 살인으로 기소된 베이 베이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영화 <베이 베이> 스틸 컷

영화 <베이 베이>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민자 여성인 베이 베이의 삶을 보여주면서, 미국 사회가, 그리고 법이 여성에게 얼마나 가혹한지를 보여준다. 애인에게 버림을 받고 우울증에 고통 받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도를 하게 된 베이 베이를, 인디애나주 검찰은 살인죄로 기소한다. 태아를 모체의 일부가 아니라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로 보고, 베이 베이가 아이를 살해했다며 평생을 감옥에서 살 수도 있는 죄목인 '살인'으로 그를 기소한 것이다. 1급 살인으로 베이 베이를 기소한 그들의 시선에는 베이 베이라는 한 여성의 삶은 녹아들어 있지 않다. 오직 태어날 생명과 죽음만이 그들의 고려대상이고, 살아있어도 죽은 것처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베이 베이의 삶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힘들었으면 도움을 요청했어야지. 그건 온전히 네 잘못이야."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순간, 그 순간부터 여성은 오롯이 혼자가 된다. 여성은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고,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은 ''가 된다.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과, 임신중절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과 고통에 대해서 사회는, 그리고 법은 주목하지 않는다. 임신중절이 음지화 되었을 때 여성은 부르는 게 값인, 하지만 어떠한 의료적 절차에도 개입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임신중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여성 혼자서 아이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혼자서 키우는 아이는, 그리고 그 여성은 곧바로 사회적 낙인의 대상이 된다.

영화 <베이 베이> 스틸 컷

영화는 임신 후 혼자 남겨진 베이 베이라는 한 여성의 현실과 베이 베이를 돕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의 몸의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완전한 낙태죄 폐지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미국의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여성의 임신중절 관련 법안들은 자꾸만 후퇴한다.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피임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며,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자신의 재생산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낙태죄 폐지'를 향한 투쟁을 이어나가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들과 함께, 영화 <베이 베이>는 많은 생각을 스쳐가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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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여성인권영화제 '이제 멈출 수는 없어' 2019년 10월 2일(수)~10월 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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