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평화는 가짜다 이소연 여성인권영화제 피움뷰어 평화는 누구의 언어인가? 나는 불과 이틀 전까지 동네에 있는 PC방에서 알바노동을 했다. 내가 들어오기 전에 일했던 친구는 야간에 PC방에서 일하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꿀을 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하는 일은 딱히 없었다. 10시 이후에는 라면도 끓이지 않을뿐더러 자정 넘어서부터는 손님도 적어 한산했다. 고난은 예상하지 못한 일에서 시작됐다. 손님들이 툭툭 던지는 말과 눈빛에 나의 일터는 성폭력의 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귓속말로 “향수 뭐 써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머리 왜 묶었어요? 나는 푸르는 게 좋던데.”라고 외모 지적을 하는 사람까지, 심지어 엊그제에는 취객이 PC방에 들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