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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시대]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 - 영화 '철의 시대' 엄마는 한참동안 말이없었다. 긴 침묵 끝에 터져나온 눈물은 그녀가 지난 몇십년간 말하지 못했던 삶의 역사들이 터져나오는 순간이었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않았던 가족사.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겪었던 역사. 영화 철의시대는 운동가 '이윤정'씨의 구술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광주항쟁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그 패배감과 미완의 혁명에 대한 좌절감은 너무나 충격이 컸다. 그것을 극복해보려고 투쟁으로 노력했어" 광주항쟁 당시 생존자였고 그 이후 통일운동과 여성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백방으로 애썼다. 환갑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지만 광주항쟁 시 계엄군에 대한 트라우마는 아직도 지울수 없는 상처로 깊게 박혀있었다. 그 ..

피움뷰어 2013.11.11

[아버지의 이메일]용서는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버지의 이메일] 용서는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객관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나의 아버지를 정의해 보자면 대략 이렇다. 전쟁을 겪은 부모님 세대를 위로하고, 한국의 민주화를 이끈 주역이었으며, 근면 성실한 태도로 자녀들을 부족함 없이 부양한 베이비부머 세대. 그러나 개인적이고 감정적으로 그를 바라보면 어느 새 자랑스러운 한국사회의 주역은 미움의 대상으로 바뀐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아버지를 무척 미워했고 사이도 좋지 않았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아예 아버지를 망각해 버리고 말았는데 그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까닭이다. 그의 기일마다 별 수 없이 아버지의 존재를 떠올려야 하긴 했지만 제사가 끝나고 나면 나는 다시 내 기억을 봉쇄해 버렸다. 불편한 마음을..

피움뷰어 2013.11.11

[아버지의 이메일] 아버지, 무엇을 원망해야 하나요

[아버지의 이메일] 아버지, 무엇을 원망해야 하나요 대한민국처럼 크지 않은 땅덩어리 내에서, 짧은 역사 속 이렇게 시대적 격변을 맞이한 국가가 어디 있을까. 식민 통치 이후 분단의 아픔, 이념 대립으로 인한 6.25 전쟁과 베트남 참전까지. 대략 반세기 안에 별의별 일이란 일은 다 겪고, 더불어 경제 성장까지 이룩해 내어야 했으니 안 힘들리 없다. 그리고 이 격동의 세월 속 정말 힘든 삶을 살아오신 세대가 바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다. 이제는 인생의 노년기에 접어 들어 삶을 마무리 할 준비를 하는 수많은 역경의 자화상들. 그 중에서도 영화는 이북 실향민이었던 한 아버지의 삶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살아 생전 한번도 가족의 일에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셨던 아버지..

피움뷰어 2013.11.11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 방관자에게 남겨진 것들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 방관자에게 남겨진 것들 같은 공간, 각양각색의 동년배들이 엮인 공동체라면 언젠가 한번은 마주 할 법한 교내 폭력. 불편하겠지만, 피하고 싶겠지만 '학교 폭력'이라는 문제는 그 어느 순간 다가와 사회의 핵심적인 이슈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폭력을 가한 자들과 피해를 입은 자들 사이에서, 그것을 목격하고 외면하고 방관하는 자들. 폭력을 가하고 받은 당사자들은 아니지만, 여전히 소행성처럼 빗겨간 채로 문제의 궤도를 돌고있는 영화 속 '그들'을 보면서, 우리 중 그저 떳떳하기만 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생각해본다. 여기 비슷한 듯 다른 유형의 세 방관자들이 있다. 폭력이 일어난 지점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관찰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문제와 마주치고 대한다. 누군가는 적..

피움뷰어 2013.11.11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 철의 시대] 그들은 여전히 역사의 폭력의 연장선 위에 살고 있다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 [철의 시대] - 그들은 여전히 역사의 폭력의 연장선 위에 살고 있다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세계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폭력이 한바탕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다. 전쟁은 끝났지만, 과연 전쟁을 겪었던 이들에게도 전쟁은 끝난 것일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독일인 여성 요하나와 유대인 소녀 마냐는 경비원과 수감자의 신분으로 만났다. 종전 이후 오십여 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피해자인 마냐도, 전범국민의 낙인을 지닌 채 살아가는 요하나도,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은 여전히 과거의 폭력의 연장선 위에 있었다. 그녀들이 겪은 거대 폭력은 말 그대로 너무나 거대해 그녀들의 삶에 깊숙이 배여 있었다. 그녀들에게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눈앞에 벌어지는 것처럼 생생한 것이었고, ..

피움뷰어 2013.11.10

[오리엔테이션/가장자리/더도말고 덜도말고] '일상'을 관통하는 '폭력', '저마다'의 다른 '일상'

이번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섹션 중 하나인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인 '직면의 힘'이 우리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가장 잘 말해줄 수 있는 섹션이다. 특히 일요일 오후에 상영되었던 세 편의 단편 영화 '오리엔테이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자리'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도 쉽게 발견되는 폭력들의 모습과 그런 폭력들에 대처하는 저마다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우리나라의 그리고 내가 처해있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첫번째 영화였던 '오리엔테이션' 은 폭력이 일종의 단합을 위해 이용된 경우로 대학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때나 선후배 사이에서 벌어지는 권력구조 사이에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잘못한 것 없이 정말 이유없이 기..

피움뷰어 2013.11.10

피움톡톡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철의시대]

‘국가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은 복잡 다양하다.’ “나는 아직도 국가폭력의 연장선 속에 살고 있다”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 철의시대 피움톡톡 10일 여성인권영화제에서는 국가 폭력에 관한 두 편의 영화인 라이헨바흐로 돌아가기와 철의시대를 상영하였다. 두 편의 영화가 끝나고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와 명지대 권인숙 교수와 관객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피움톡톡 시간을 가졌다. 권인숙 교수는 “두 영화 모두 국가폭력아래 개인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관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권인숙 대표는 첫 번째 영화 라이엔바흐로 돌아가기에서는 독일 나치시대를 유태인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국가폭력에 가담했던 독일여성의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영역에서의 고통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고 소감을 말..

피움톡톡 2013.11.10

여성인권영화제를 함께 만드는 사람들

여성인권영화제를 함께 만드는 사람들 여성인권영화제는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이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를 준비하기까지 100여명의 추진위원과 50여명의 자원활동가. 그리고 현장을 찾아 준 관객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여성인권영화제를 함께 만들었다. 주제가 있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함께 만드는 영화제 여성인권영화제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 피움족 티켓팀 P씨 “5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안내팀이었고 지금은 티켓팀을 하고 있다. 교수님 추천으로 처음 이 영화제를 알게 되었고, 그때 안내팀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였다. 6회 때는 취업준비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7회때 티켓팀으로 참여하고 있다. 숫기가 없어서 낯가림이 많은 편인데 티켓팀 일을 하면서 내게 일이 ..

피움뉴스 2013.11.10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경쟁작 FIWOM CHOICE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경쟁작 FIWOM CHOICE 그 여자 The Woman 조미혜 l 2012 l Color l Drama l 27' l Korea 11.09. Sat. PM 12:30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이십여 년 전 성전환 수술을 한 윤희는 이제 누가 봐도 여자이다. 상태와 동거중인 윤희는 법적으로도 여자이고 싶고 혼인신고를 위해 호적정정도 신청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윤희의 형 민식이 불쑥 찾아오고 윤희는 자신도 모르게 숨어버리고 만다. 형은 엄마의 위독함을 알리고 윤희에게 연락을 청하지만 오래도록 가족과 단절되어 살았던 윤희에겐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윤희는 우유배달을 하면서 살아간다. 닫힌 대문들에 매달려 있는 우유 주머니 속에 묵묵히 우유를 넣는 것만이 윤희가 세상을 ..

피움뉴스 2013.11.10

피움 톡톡 - 영화를 풍부하게 보는 법

영화를 풍부하게 보는 법, 은 여성인권영화제가 자랑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영화와 관련된 주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 보는 일종의 토크쇼이다. 올해는 총 9개의 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 내용을 기반으로 여성주의 상담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는 특별한 피움 톡톡도 준비 중이어서, 평소 여성주의 상담에 관심 있는 분들 혹은 상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한 분들의 궁금증을 일면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옆집 아이」). 그 밖에 범죄자이며 피해자이기도 한 여성 재소자들을 위한 교정 프로그램(「회색지대; 철창 안의 페미니즘」), 미디어와 지배이데올로기(「걸 파워」, 「순결학개론」), ‘국민 되기’와 인종차별(「흑백가족사진」), 폭력의 구조와 악순환(「오리엔테이션」, 「가장자리」, 「더도 말고..

피움뉴스 2013.11.10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개막작 감독의 이야기

개막작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Pussy Riot: A Punk Prayer 마이크 러너, 막심 포즈도롭킨 Mike Lerner, Maxim Pozdorovkin 2013 | HD | Color | Documentary | 88’ | RUSSIA, UK 11. 07. Thu. PM 19:00 11. 09. Sat. PM 20:00 피움 톡!톡! Fiwom Talk!Talk! “성모님이시여, 페미니스트가 되소서, 성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내고, 독재자를 거둬주소서” 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남자들만 오를 수 있다는 대성당 제단을 차지한 여성들이 나타났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뛴다. 철지난 유행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용기’, ‘신념’, ‘정의’, ‘연대’ 같은 단어들이 그녀들 안에서 팔딱팔딱 살아 ..

피움뉴스 2013.11.10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직면의 힘 The Power of Facing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직면의 힘 The Power of Facing 2013. 11. 7~11. 10 메가박스 동대문 주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 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에 시작된 영화제이다. ‘직면의 힘’을 주제로 시작되는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는 어떤 영화, 어떤 이야기,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번 영화제는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12개국 2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글.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 지금, 당신은 직면하고 계십니까? “어떤 일이 생기면 피하거나 맞서 싸우는 게 방법이라고 하잖아요. 전 이제 맞서 싸우는 거예요. 전에..

피움뉴스 2013.11.10

피움톡톡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가장 파격적이고 용감한 그녀들 피움톡톡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셋째 날 마지막 상영된 은 러시아에 있는 페미니스트 펑크락 그룹 ‘푸시 라이엇’이 대성당에서의 공연 이후 기소가 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개념예술(완성된 작품 자체보다는 제작상의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로 보는 반미술적 제작 태도)과 퍼포먼스 그리고 펑크락을 접목해 부당한 정부에 대해 저항하는 모습이 담긴 을 보고,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와 양효실 서울대학교 미학과 강사가 관객과 함께 피움톡톡을 진행하였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의 포스터(좌)와 스틸 컷(우) 먼저, 양효실 서울대학교 강사는 영화에 대해 “절대로 반성하지 않는 점. (푸시 라이엇이) 양심의 가책이나 도덕적인 반성이라는 부분에서 고개..

피움톡톡 2013.11.10

[잔인한 나의, 홈]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이야기

[잔인한 나의, 홈]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이야기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포스터 / 스틸컷 영화를 보는 내내 울음이 몇 번씩 터질 뻔했다. 영화 속 주인공.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야 할 한 사람인 ‘돌고래’ 가 울 때면 나도 울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터지려는 울음을 꾸역꾸역 눌러 담았다. 그와 비슷한 경험, 그와 같은 아픔을 간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녀의 밝은 미래를 진심으로 빌어주고 싶어졌다.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누군가의 행복을 간절하게 바라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던 많은 관객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지극히 사실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잔인한 나의, 홈’ 은 잔인했다. 누구나 살아가..

피움뷰어 2013.11.10

[흑백가족사진] 그들이 가족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들이 가족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 영화 흑백가족사진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는 바로 엄마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나는 아직 '엄마'가 아니라서 이 말의 의미를 몸소 체험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우리 엄마를 비롯해 주위의 어머니들을 보며 평범한 여성이 어머니라는 이름하에 얼마나 변화하고, 강인해질 수 있는지는 안다. 내가 감상한 영화 ‘흑백가족사진’ 속 어머니 '올가' 역시 과거에는 그저 평범한 여성이었으리라.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올가는 피부색이 다른 17명의 아이들을 입양해 그들과 함께 지낸다. 비록 시설도 열악하고, 최고급의 음식이나 환경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흰색 피부를 가진 순수 우크라이나인들의 인종차별주의가 ..

피움뷰어 201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