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영화제 128

생명만큼 존중받아야 할 인간다운 삶

[피움리뷰공모전 수상작] 델라웨어 12번가(12th & Delaware)를 보고 영화 델라웨어 12번가의 중심 주제는 ‘낙태’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경계로 찬반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여전히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정확히 결론 나지 않은 사회적 쟁점. 고등학교 때 낙태를 주제로 한 토론에 참여했을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델라웨어 12번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나는 낙태를 찬성하는 편은 아니었다. 낙태는 살인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했고, 본인의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닌 태아에게 너무 몹쓸 짓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던가, 출산을 하게 될 때 산모가 위험해지는 경우라면 ..

피움뷰어 2012.11.21

나의 평범한 가족

[피움리뷰 공모전 수상작] 내가 관람한 영화는 네명의 동성 커플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의 이야기를 다룬 였다. 마리는 두 명의 레즈비언과 두 명의 게이 부모를 둔 소녀로, 네 부모들은 각자 헤어져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성탄절을 맞이해 마리는 부모들을 만나러 떠나고, 여행을 하던 중 문득 자신의 출생에 대해 궁금함을 갖게 된다. 이를 해결하면서 겪는 그녀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다.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과연 가족이라는 것이 특정 요소들로 규정될 수 있을까?’ 였다.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다투고 난 후면 곧잘 우리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시면서 너희에겐 미안하지만- 이라는 사과를 덧붙이곤 하셨는데, 그에 대해서 항상 나는 미안할 것 없어, 라고 대답했다. 설령 부모님이 이혼을 하..

피움뷰어 2012.11.21

[델라웨어 12번가] 진실된 생명 존중이란...

델라웨어 12번가는 우리사회에서 이슈화되고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바로 '낙태'에 대한 문제다. 영화에는 임신중절센터와 임신관리센터(낙태금지센터)가 너무나도 희극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생긴 임신중절센터 앞에 임신관리센터란 유사한 이름으로 낙태금지센터가 생겨나고, 이 센터는 끊임없이 앞의 임실중절센터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생명권을 우선시 하는 프로라이프의 논리는 굉장히 당연한 논리다. 태아도 생명이고, 그런 생명을 함부로 죽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맞는 말인데, 과연 낳기만 한다고 그것이 생명권이 지켜지는 일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낙태에 대해 프로라이프 의사들이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들을 고발해 헌재..

피움뷰어 2012.09.24

[난리피움] 1층 갤러리 편

제 6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주제는 탐정이었다. 탐정 ; 드러나지 않은 일을 몰래 살펴 알아내다 정치를 즐기다 정의를 찾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에 맞게 영화제는 아리랑 씨네 센터 곳곳에서 다채로운 이벤트를 매우 뜻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주제도 컨셉도 탐정. 우리는 한 사람의 탐정이 되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났던 성차별적인 이야기와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들을 보고 직접 국회의원이 되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나는 많은 난리피움(행사)들 중 1층을 방문해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 안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슬픈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왜 우리가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도 말이다. 여성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곧 나의 문제고..

난리피움 2012.09.23

증명이란 이름의 폭력 - 「파이어Fire」(브리기테 마리아 베르텔레)

증명이란 이름의 폭력 - 「파이어Fire」(브리기테 마리아 베르텔레, 2011) (출처 : filmfest-oldenburg.de) 영화가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그리고 그 고통이 전해져 너무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모르겠다. 픽션이지만 픽션 같지 않아서, 가까이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어왔던 일이기에, 이것을 어떻게 글로 풀어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평범한, 그러나 꽤 행복해 보이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던 유디트는 어느날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 성폭력의 고통에서 유디트는 헤어 나오지 못한다. 직장, 사교활동, 연인과의 관계, 안정감, 등등 그녀의 행복한 나날들을 구성하던 그 모든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피해자라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것..

피움뷰어 2012.09.23

[마취],[열정의 기준],[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방관자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마취] 내과 진료실 침대에 마취된 환자가 누워있다. 방 안에는 의사와 환자 둘 뿐. 그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폭력을 목격하고야 만 지현은 다른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다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주저한다. 자기도 모르는 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피해자를 찾아가보지만 피해자는 진실을 알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삶에 균열을 가져온 지현에게 되려 원망을 쏟아낸다. 가해자인 병원장은 자신의 범행이 목격된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 가해자의 양심적 가책조차 부재한 상황에서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갈등만 더해간다. 더 이상의 폭력을 묵인할 수 없는 지현은 스스로 피해자가 되기를 선택하며 침대 위에 올라간다. [열정의 기준] 사회복지사 미영은 가정폭력 피해자인 은지를 쉼터에서 지내도록 도와주고 돌봐 준다. 그러나 ..

피움뷰어 2012.09.23

[창], [복날], [갑과 을] 내 안의 군사주의 마주하기

* 스포일러 주의. 내 안의 군사주의 마주하기 / [창], [복날], [갑과 을] / 12.09.22 , ⓒ연상호 “보통 인권 영화를 보는 사람은 자신은 착하다고 착각한다. 그런 면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 당신이 가해자일 수도 있다고, 또 관객이 가해자가 되는 기분을 느껴 보게 하고 싶었다.” -연상호 감독, 서울신문 인터뷰 중 나도 누군가에게 가해자였다 옴니버스 인권만화책 (창비.2003.최규석 외)에서 을 먼저 접했다. 어느 정도 연대의식으로 구입한 만화책이었고, 익숙한 불편함에 대한 페이지들은 쉽게 넘어갔다. 장애, 여성, 노동자, 성소수자… 새삼 불편함을 느낄 만한 주제들은 없었다. 그러나 에서 나는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가해자에게 더 감정을 이입해버린 것이다. 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짬..

피움뷰어 2012.09.22

[The Fat Body (In)visible], [Life Model] 몸의 잃어버린 서사를 재구축하기 위하여

몸의 잃어버린 서사를 재구축하기 위하여 / , / 12.09.21 모든 몸은 다르며 다양하다는 말은 실재하는 몸은 없다는 말과 다름 없다. 모두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말이 개성은 없다는 말과 동치이듯. 다양성을 존중하라, 이것은 문화에서 보편적이고 정언적인 명령이다. 그러나 정말로 다양함 혹은 ‘다름’은 인정받는가? 개인의 몸은, 실재하는가? ‘-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몸에 한정되어서 특히 많이 쓰인다. ‘키가 5cm만 더 컸으면 좋겠다,’ ‘살이 5kg만 더 빠졌으면 좋겠다,’ ‘얼굴이 조금만 더 작았으면 좋겠다,’ ‘눈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턱이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피부가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다,’ ‘뱃살이 좀 들어갔으면 좋겠다,’ 등등등. 익숙하게 듣고, 또 내뱉은 말들..

피움뷰어 2012.09.22

[은실이 감독과의 대화] 당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찜찜함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작은 움직임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첫날 상영된 는 개봉 초부터 ‘애니메이션 판 ’라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는 지적 장애인인 은실이의 죽음과 남겨진 그녀의 아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시골 마을 공동체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부를 알 수 없는 아기는 은실이에게 직ㆍ간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마을 사람들로부터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에 의해 은실이를 둘러싼 모든 이들이, 주인공 스스로를 포함해, 가해자였음을 깨달아가는 영화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과 공포를 느끼게 했다. 의 공동연출을 맡은 김선아ㆍ박세희 감독이 영화제를 ..

피움톡톡 2012.09.21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 - 나누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칠흙 같이 깜깜한 극장 안에 한 줄기 불빛이 나타났다. 숨 막히는 음악 소리와 함께 불빛은 관객석으로 내려와 누군가를 찾는 듯 어지럽게 사람들을 훑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300여 명의 관객은 숨을 죽이고 불빛을 쫓았다.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펼쳐진 ‘소리 댄스 프로젝트’의 오프닝 공연 모습이다. 이번 영화제의 컨셉인 ‘탐정’ 이미지를 형상화한 현대무용 퍼포먼스였다. 20일 저녁 7시 30분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가 개막했다. 여성인권영화제 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에 시작한 영화제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여성인권영화제는 그동안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피움뉴스 2012.09.21

[정의의 법정] 여성 자맛, 진실된 승리를 말하다!

영화 제목 : 정의의 법정 | Invoking Justice 영화 감독 : 디파 단라즈(Deepa Dhanraj) 영화 등급 : 전체관람가 관람 날짜 : 2012. 9. 20. 목요일 관람 장소 : 아리랑 씨네 센터 =========================================================================================== 인도. 수없이 많은 신들과 그 아래 인간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어딘가 모르게 신비한 나라. 세계 4대 종교 중 반 이상이 태어나고 나머지 반 이상의 종교들도 많은 영향을 받은 종교의 고향. 인도는 그런 나라다. 인도의 남부는 이슬람교도가 많이 모여 살고 있는 지역이고, 이 지역 안에서 가족 문제는 '자맛'이라는 남성 위주의 자치의회..

피움뷰어 2012.09.21

전설의 꽃이 FIWOM(피움)을 만나 희망의 열매를 맺다.

전설의 꽃이 FIWOM(피움)을 만나 희망의 열매를 맺다. 첫 상영작 My Wonderful Career, 2011 -감독: 박지선 -상영시간: 75분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그 대단원의 막을 연 첫 상영작은 박지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이다. 단편 다큐로서 그 역량은 인정받은 젊은 여감독의 시선이 이번에는 부산 아지매의 구수한 입담으로 옮겨갔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수출산업의 성장 역군인 여공들이 이제 ‘아지매’가 됐다. 방직공장, 신발공장 그리고 고무공장에서 시끄러운 재봉틀 소리와 컨베이어벨트 소리 속에서 가족과 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그녀들을 기억하는 영화다. 그렇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다. 조선방직과 국제상사 등이 있던 부산의 197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은 이제 중년의 ..

피움뷰어 2012.09.21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탐정" 트레일러 촬영 현장 + 배우 김재화님의 인삿말

주제가 있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 여성인권영화제 FIWOM이 2012년 제6회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아리랑 시네센터에서 열릴 영화제 준비로 요즘 사무국은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지난 7월 27일에는 영화제 트레일러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영화 , 등을 통해 다채롭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재화님이 여성인권영화제 트레일러 촬영에 함께해주셨습니다. 트레일러 촬영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메이킹 영상을 공개합니다. 김재화님이 관객분들께 전하는 인삿말과 여성인권영화제에 보내주신 응원의 메시지를 공개합니다.

피움뉴스 2012.08.01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순이를 찾아라 UCC 공모전

. 주제가 있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 여성인권영화제 FIWOM. 여성인권영화제(Film Festival for Women's rights)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6년에 시작된 영화제입니다. ‘여성의 일상이 곧 정치다’라는 주제의 폐막작 영화로 상영될 전국 각지의 다양한 여성의 삶의 모습을 담은 UCC를 공모합니다. 여러분들이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피움뉴스 201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