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204

[순결학개론] 첫사랑 그녀가 쌍년이 되는 순간

[순결학개론] - 첫사랑 그녀가 쌍년이 되는 순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은 첫사랑 서연이 다른남자와 함께 집에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들이 들어간 방에 불이 꺼지자 서연이 선배와 잤다고 추정된다는 이유로 그녀를 쌍년으로 낙인찍는다. 한 남자의 첫사랑에서 쌍년이 된 그녀. 영화 순결학 개론은 그런 승민에게 묻는다. “그녀가 쌍년이 된 진짜 이유가 뭐야?”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이분법적인 '순결' 해석에서 벗어나서 순결. 모두가 가지고 태어났지만 모두가 지키기 어려운, 하지만 누군가는 지켜야 하는 성스러우면서도 특권처럼 발휘되는 단어. 영화 ‘순결학개론’은 순결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 순결을 사라지게 하는 이성애 중심으로 해석되는 섹스에 대한 문제, 그리고 여성주의 시각으로 풀어본..

피움뷰어 2013.11.08

[걸라이징(Girl Rising)] 이 시대의 슈퍼히어로!

걸 라이징(Girl Rising) - 이 시대의 슈퍼히어로!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포스터 이 영화는 아홉 개 나라의 어린 소녀들이 각자 어떻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저마다 처해있는 상황은 다르지만,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그들의 삶에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하나다. 바로 ‘교육’이다. 6살 때부터 식모살이를 한 네팔의 수마는 자신이 노예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쿰라리의 삶을 살아왔다. 야학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수마는 선생님을 통해 구출된 후, 다른 쿰라리를 구출하기 위해 용기를 낸다. 그리고 마치 돌림노래를 부르듯 그녀가 구출한 그 쿰라리는 또 다른 쿰라리를 구출하는데 힘을 쓴다. 수마를 비롯한 네팔의 소녀들에게 교육은 '혁명의 시작'이다. 성폭행 장면을 만화적으로 ..

피움뷰어 2013.11.08

[두 개이지 않은 성 (Intersexion)] 남성과 여성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곳

- 남성과 여성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곳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간성.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단어는 염색체와 상관없이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이들이 맞이하게 되는 첫 세상도 그리 익숙한 풍경은 아니다. 이들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규정할 수 없음’으로 세상을 처음 마주한다. 그러나 이렇게 낯설게 느껴졌던 간성인이 2000명 중에 1명꼴로 태어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에 300만명도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결코 그렇게 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성별을 신체적 구조를 통해 정해왔다. 음경이 있으면 남성이고 질이 있으면 여성이었다. 이렇게 굳어진 이분법적 구조는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사람들을 틀..

피움뷰어 2013.11.08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 그녀들의 외침, 세계를 울리다!

- 그녀들의 외침, 세계를 울리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포스터 직면의 힘. 참 좋은 말이다. 모든 문제는 그 문제와 직면했을 때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듯, 여성 인권 역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올바로 바라봤을 때 비로소 문제의 해결점에 서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여기에 이 '직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푸시 라이엇: 펑크 프레이어'다. 이 영화는 지난 2012년 2월 21일, 스키마스크에 형광색 레깅스를 입고,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제단에 올라 펑크락을 공연한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의 세 멤버인 나디야, 마샤, 카티야가 현장에서 붙잡혀 재판에 회부된 시점으로부터 자신들과 ..

피움뷰어 2013.11.08

[모타라마] 부르카의 프레임을 깨다

[모타라마] 부르카의 프레임을 깨다 며칠전 동생과 동생이 가져온 학교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세상을 구성하는 프레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시간이 있었다. 대체 무엇이 프레임이고 그 프레임이 우리에게 무슨 영향을 주느냐는 것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사실 그 프레임이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느끼고 있는 모든 가치들을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는 어때야 한다라는 일종의 규범과 같은 맥락인데, 문제는 이러한 프레임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또한 그러한 프레임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바꾸어나가려는 것을 프레임을 구성해 이득을 보는 계층이 지지해 줄리도 없고 말이다. 그리고 프레임을 만들어 세상의 틀을 만들었을 때 이득을 보는 계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류계층인..

피움뷰어 2013.11.08

[라즈 온 에어 / MJ] 여자어 : 그녀들이 타인과 대화하는 방법

여자어: 그녀들이 타인과 대화하는 방법 '여자어'라는 말이 있다.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단어이다. 한 네티즌이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단어를 사전으로 정리한 데서 시작되었다. 그 사전에 나온 일명 '여자어'들의 정의가 모든 여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니 정답은 아니다손 치더라도, 확실히 한 개인에게(여자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언어가 있는 건 맞다. 저마다 각자의 사전을 가지고 타인과 대화한다. 세상과 소통한다. 라즈와 예민, 민지. 오늘 내가 스크린을 통해 본 여자들이다. 한 명은 트랜스젠더이고, 두 명은 여중생이다. '여자'라는 성별 말고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한 회차에 상영되도록 묶은 기준을 알 수 없었다. 극장의 불이 꺼지고 한 시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알았다. 이 여자들, 자기만..

피움뷰어 2013.11.07

생명만큼 존중받아야 할 인간다운 삶

[피움리뷰공모전 수상작] 델라웨어 12번가(12th & Delaware)를 보고 영화 델라웨어 12번가의 중심 주제는 ‘낙태’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경계로 찬반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여전히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정확히 결론 나지 않은 사회적 쟁점. 고등학교 때 낙태를 주제로 한 토론에 참여했을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델라웨어 12번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나는 낙태를 찬성하는 편은 아니었다. 낙태는 살인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했고, 본인의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닌 태아에게 너무 몹쓸 짓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던가, 출산을 하게 될 때 산모가 위험해지는 경우라면 ..

피움뷰어 2012.11.21

나의 평범한 가족

[피움리뷰 공모전 수상작] 내가 관람한 영화는 네명의 동성 커플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의 이야기를 다룬 였다. 마리는 두 명의 레즈비언과 두 명의 게이 부모를 둔 소녀로, 네 부모들은 각자 헤어져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성탄절을 맞이해 마리는 부모들을 만나러 떠나고, 여행을 하던 중 문득 자신의 출생에 대해 궁금함을 갖게 된다. 이를 해결하면서 겪는 그녀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다.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과연 가족이라는 것이 특정 요소들로 규정될 수 있을까?’ 였다.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다투고 난 후면 곧잘 우리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시면서 너희에겐 미안하지만- 이라는 사과를 덧붙이곤 하셨는데, 그에 대해서 항상 나는 미안할 것 없어, 라고 대답했다. 설령 부모님이 이혼을 하..

피움뷰어 2012.11.21

상처, 음악, 공감, 소통 - 「새래바Sarabah」, 글로리아 브래머, 마리아 L 갬베일, 2010

상처, 음악, 공감, 소통 - 「새래바Sarabah」, 글로리아 브래머, 마리아 L 갬베일, 2010 (sisterfa.com) 음악은 힘이 세다. 그리고 시스터 파는 음악으로 말한다. 예술은 일단 감정의 영역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길들여져 온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생각과 행동을 부정하고 싶기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 특히 논리의 언어가 아닌 리듬과 멜로디가 있는 음악은 이성적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물론 음악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아닌 학자들의 일이므로 여기서는 제외 하겠다-. 그렇기에 음악을 통한 공감은 어렵지 않다. 또한 누군가의 장황하고 긴 연설은 따라할 수 없다. 감동을 받거나 하는..

피움뷰어 2012.09.25

[델라웨어 12번가] 진실된 생명 존중이란...

델라웨어 12번가는 우리사회에서 이슈화되고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바로 '낙태'에 대한 문제다. 영화에는 임신중절센터와 임신관리센터(낙태금지센터)가 너무나도 희극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생긴 임신중절센터 앞에 임신관리센터란 유사한 이름으로 낙태금지센터가 생겨나고, 이 센터는 끊임없이 앞의 임실중절센터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생명권을 우선시 하는 프로라이프의 논리는 굉장히 당연한 논리다. 태아도 생명이고, 그런 생명을 함부로 죽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맞는 말인데, 과연 낳기만 한다고 그것이 생명권이 지켜지는 일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낙태에 대해 프로라이프 의사들이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들을 고발해 헌재..

피움뷰어 2012.09.24

증명이란 이름의 폭력 - 「파이어Fire」(브리기테 마리아 베르텔레)

증명이란 이름의 폭력 - 「파이어Fire」(브리기테 마리아 베르텔레, 2011) (출처 : filmfest-oldenburg.de) 영화가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그리고 그 고통이 전해져 너무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모르겠다. 픽션이지만 픽션 같지 않아서, 가까이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어왔던 일이기에, 이것을 어떻게 글로 풀어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평범한, 그러나 꽤 행복해 보이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던 유디트는 어느날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 성폭력의 고통에서 유디트는 헤어 나오지 못한다. 직장, 사교활동, 연인과의 관계, 안정감, 등등 그녀의 행복한 나날들을 구성하던 그 모든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피해자라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것..

피움뷰어 2012.09.23

[마취],[열정의 기준],[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방관자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마취] 내과 진료실 침대에 마취된 환자가 누워있다. 방 안에는 의사와 환자 둘 뿐. 그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폭력을 목격하고야 만 지현은 다른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다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주저한다. 자기도 모르는 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피해자를 찾아가보지만 피해자는 진실을 알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삶에 균열을 가져온 지현에게 되려 원망을 쏟아낸다. 가해자인 병원장은 자신의 범행이 목격된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 가해자의 양심적 가책조차 부재한 상황에서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갈등만 더해간다. 더 이상의 폭력을 묵인할 수 없는 지현은 스스로 피해자가 되기를 선택하며 침대 위에 올라간다. [열정의 기준] 사회복지사 미영은 가정폭력 피해자인 은지를 쉼터에서 지내도록 도와주고 돌봐 준다. 그러나 ..

피움뷰어 2012.09.23

[창], [복날], [갑과 을] 내 안의 군사주의 마주하기

* 스포일러 주의. 내 안의 군사주의 마주하기 / [창], [복날], [갑과 을] / 12.09.22 , ⓒ연상호 “보통 인권 영화를 보는 사람은 자신은 착하다고 착각한다. 그런 면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 당신이 가해자일 수도 있다고, 또 관객이 가해자가 되는 기분을 느껴 보게 하고 싶었다.” -연상호 감독, 서울신문 인터뷰 중 나도 누군가에게 가해자였다 옴니버스 인권만화책 (창비.2003.최규석 외)에서 을 먼저 접했다. 어느 정도 연대의식으로 구입한 만화책이었고, 익숙한 불편함에 대한 페이지들은 쉽게 넘어갔다. 장애, 여성, 노동자, 성소수자… 새삼 불편함을 느낄 만한 주제들은 없었다. 그러나 에서 나는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가해자에게 더 감정을 이입해버린 것이다. 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짬..

피움뷰어 2012.09.22

[또 다른 전쟁] 그들, 군인도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입니다.

[출처] [팻 바디] 진짜 우리의 진실된 삶을 묻는다|작성자 소소 지금 내 옆에 애니팡을 하겠다고 후줄근한 옷에 군번줄을 목에 걸고 있는 녀석이 있다. 이제 11월이면 제대하는 내 남동생이다. 직업은 현재 군인이며, 포지션은 의무병이다. 나름 잘 풀려서 그런지 자기 선임과 6개월인가 차이가 나서 군입대와 자대 배치 이후 승승장구해 남들보다 1달 정도 더 빨리 진급하고 병장까지 되고 지금은 분대장까지 하고 있단다. 동생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입대날에도 그냥 '어, 잘가~'로 인사를 대신했고, 아직까지도 정확히 동생녀석의 부대가 어디인지 모른다. 알아서 잘 하겠거니, 하면서 신경을 꺼버린 것이다. 애니팡 하트가 다 떨어져서 영화 좀 보여달라고 징징되는 내 동생녀석은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이라면 의무적으로 들..

피움뷰어 2012.09.22

[The Fat Body (In)visible], [Life Model] 몸의 잃어버린 서사를 재구축하기 위하여

몸의 잃어버린 서사를 재구축하기 위하여 / , / 12.09.21 모든 몸은 다르며 다양하다는 말은 실재하는 몸은 없다는 말과 다름 없다. 모두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말이 개성은 없다는 말과 동치이듯. 다양성을 존중하라, 이것은 문화에서 보편적이고 정언적인 명령이다. 그러나 정말로 다양함 혹은 ‘다름’은 인정받는가? 개인의 몸은, 실재하는가? ‘-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몸에 한정되어서 특히 많이 쓰인다. ‘키가 5cm만 더 컸으면 좋겠다,’ ‘살이 5kg만 더 빠졌으면 좋겠다,’ ‘얼굴이 조금만 더 작았으면 좋겠다,’ ‘눈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턱이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피부가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다,’ ‘뱃살이 좀 들어갔으면 좋겠다,’ 등등등. 익숙하게 듣고, 또 내뱉은 말들..

피움뷰어 201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