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움뷰어 204

[흑백가족사진] 올가와 아이들이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이유

올가와 아이들이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이유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우크라이나의 작은 마을에 백인 엄마와 인종이 다른 열일곱 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다. 백인과 유색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모두 '머저리'라고 생각하는 우크라이나에서, 올가 넨야(넨야는 'mama'라는 뜻이라고 한다)는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간다. 올가와 아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부딪쳐야 할 벽들은 너무 많다. 옆집 남자는 "혼혈에게서는 수혈도 받으면 안된다"고 조롱한다. 올가네 아이들이 무리지어 길거리를 걸을 때면, 인종차별주의와 백인우월주위에 빠진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뾰족한 시선이 쏟아진다. 하지만 올가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아이들 역시 올가를 진심으로 믿고 따른다. 한 아이는 "친엄마가 돌아와..

피움뷰어 2013.11.09

[옆집 아이] 침묵의 독이라는 이름

침묵의 독이라는 이름 ‘나랑 엄마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엄마한테 막 소리를 지르더니 엄말 때렸어. 뭐 때문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나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언젠가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놀랐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그 일이 그녀의 삶에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었다. 친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었던 무지했던 내가 조금 더 일찍 영화 ‘옆집 아이’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가부장적인 사회 통념을 바탕으로 집안에서 최고의 권위와 힘을 자랑하는, 아버지라는 그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잘못된 행동에 맞서 싸워야 하며,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더..

피움뷰어 2013.11.09

[돌아보는 사람들]'나'를 찾는 기나긴 여정

돌아보는 사람들 : 나를 찾는 기나긴 여정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포스터 돌아보라, 그리고 나 자신으로 살아가라. 노년의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는다. 그들은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후 다시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혹은 할 예정인) 사람들이다. 한 번도 어렵다는 성전환 수술을 두 번 거쳤다는 얼굴과 몸엔 남성성과 여성성이 동시에 깃들어 있어 언뜻 그들의 성 정체성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두 사람이 젊은 시절 사진을 함께 보며 살아 온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쯤에서 나는 그들의 얼굴 뿐 아니라 성 정체성에서도 모호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1961년 성 전환 수술을 한 올랜도는 동성애자였다. 그러나 동성애가 불법이던 60년대 덴마크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노인들에게 뒤를..

피움뷰어 2013.11.09

[두 개이지 않은 성] '다름'을 틀리게 보는 이분법적 시각, 잊혀져가는 제 3의 진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다름'을 틀리게 보는 이분법적 시각, 잊혀져가는 제 3의 진실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규정' 되어진다. 남자 아이는 남성으로 태어나 남성성을 갖고 자라기를. 여자 아이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성을 지니며 크기를. 대게는 단 한번의 의심조차도 없었던 성(Sex)이라는 영역에 대해, 이 영화는 시작부터 의문스러운 화두를 던진다. '남성 아니면 여성' 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 사이 어디엔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제 3의 성을 가진 존재들이 있다. 당신은 그들의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약간은 생소한 질문을, 이토록 급작스럽게! 사실 간성이라는 용어는 꽤나 낯설다. 영화 제목인 '두 개이지 않은 성'을 통해 유추할 수 있긴 하지만, 여성도 아니요 남성도 ..

피움뷰어 2013.11.09

[걸 파워 / 순결학개론] 여성의 의무에 대한 고찰

여성의 의무에 대한 고찰 걸 파워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티브이를 보면 짧은 옷을 입고, 섹시하게 화장을 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여자 아이돌들이 수도 없이 나온다. 비슷비슷한 색깔을 가진 아이돌 그룹들은 어떻게 해야 시장에 더 잘 먹히는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차라리 솔직하게 느껴졌다. 그들에게 시장이라고 함은 명백하다. 타깃은 남성. 남성에게 어필하려면 보다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여성의 의무이자 조건이다. 걸 파워가 주는 메시지도 그와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쾌함으로 점철된 영화다. 적어도 내 느낌은 그랬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 는 처음에 바지를 입고 가방을 메고, 망원경을 들고 있는 보통의 캐릭터였다. ‘여성적’ 이지도 ‘남성적’ 이지도 않은 그냥 사..

피움뷰어 2013.11.09

[옆집 아이] 우리 옆집에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옆집 아이] 우리 옆집에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우리 옆집에도 흔하게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 그러나 평범하지는 않다. 유쾌하지도 않다. 이 영화는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의 시작은 우울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911로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엄마, 아빠가 싸우고 있어요. 계속 싸우고 있어요. 멈추지 않아요." 아이의 절규는 처절하게 들린다. 그리고 비명. 전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게 1990년의 일. 시간이 흘러, 2006년 7월 6일. 유사한 형태의 가정폭력은 또 한 번 일어난다. 조금 더 끔찍한 방향으로. 페니와 브래드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자라나 결혼하였다. 가정폭력의 폐해를 똑같이 되물림하는 부모가 되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며 결..

피움뷰어 2013.11.09

[두 개이지 않은 성]'성'이라는 이름표

-남성 혹은 여성, 답안 없는 선택지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다큐멘터리 영화 은 1500-2000명에 한 명꼴로 태어나는 ‘간성Intersex’에 대한 이야기이다. 질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으로, 페니스가 있기 때문에 ‘남성’으로 부르도록 하자는 언어체계 내의 약속이 법칙으로 굳어져 버린 현재 사회에서, 양쪽 모두를 지니고 태어난 그들은 남성/여성이라는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간성’이라는 태생적 정체성을 버리고 남성 혹은 여성으로 자신을 ‘교정’해야만 했다. 둘 중 하나를 고르지 않는다면, “정의내릴 수 없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nothing”일 뿐이라는 사회의 폭력적 협박 속에 고통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사회구조는 끊임없이 그들을 기존 체제 내로 길들이려 한다. 이들은 사..

피움뷰어 2013.11.09

[마이플레이스] SOUL, 어긋난 퍼즐의 마지막 한조각

[마이플레이스] SOUL, 어긋난 퍼즐의 마지막 한조각 이 영화는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받는 삶을 찾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던 문숙이 비혼모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온 것에서 시작한다. 어머니는 문숙이 홀로 아기를 키우기 어렵다면 자신이 키워주겠다며 웃었고, 아버지는 "문숙이가 캐나다로 갔을 때 무슨 사고가 나도 하나 날 줄 알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오빠는 카메라를 들었다. 렌즈 안에 문숙과 뱃속에서 숨쉬는 아기를 담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싱글맘에 대한 이야기일까? 오빠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렌즈 안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오빠도 가족의 곁에 걸어가 스스로 피사체가 되었다. 싱글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남들과 '같은' 울타리 안에서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어느 가족..

피움뷰어 2013.11.09

[회색 지대 : 철창 안의 페미니즘] 우리 사회에 회색이 필요한 이유

[회색 지대 : 철창 안의 페미니즘] 우리 사회에 회색이 필요한 이유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사회는 범죄가 일어나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눈다. 그리고 가해자에게는 법에 따른 심판과 징벌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는 피해자와 가해자, 둘만이 존재할까. 영화는 세 명의 사회복지 강사가 아이오와 주의 여성 교도소를 찾아가 강의를 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재소자들은 그동안 몰랐거나 혹은 알면서도 부인했던 것들에 눈을 뜨고 자신과 사회를 다시 바라본다. 배움을 통해 작고도 거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교도소 안은 변화가 싹트기 시작한다. 수감된 여성 재소자들은 대부분 아동학대나 성적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피해자였다. 그리고 이들은 과거의 트라우마나 폭행 당시의..

피움뷰어 2013.11.09

[걸 파워 / 순결학개론]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여성들의 전쟁

[걸 파워] & [순결학개론] :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여성들의 전쟁 1. 걸 파워 과거 여성을 억압했던 것은 무엇일까? 종교의 교리? 봉건적 도덕관? 보수적인 전통? 남성중심 사회질서? 오늘 날의 여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 더 생겼다. 바로 ‘기업(자본)’과 ‘미디어’이다. ‘걸 파워’는 여성도 남성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1970년대 제 2기 여성운동에서 나온 단어다. 하지만 ‘걸 파워’가 기업과 미디어와 만난 순간 능동성과 자유를 지향하는 본래의 뜻은 퇴색되어 버리고, 남성이 여성을 원하도록 하는 여성의 성적 매력이라는 뜻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여성 자체로써의 아름다움이나 개인의 아름다움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남성중심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는 여성이 ‘걸 파워’라는 뜻이다...

피움뷰어 2013.11.08

[마이 플레이스] : '마이 플레이스'는 어디입니까?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어느 날 캐나다에 유학 갔던 여동생이 임신한 채 돌아온다. 그리고 혼자서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고 선언한다. 캐나다도 아닌 엄연한 한국에서 미혼여성이 아이를 키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동생은 고집을 굽히지 않고, 가족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엄마는 선뜻 내켜하진 않지만 동생의 뜻을 따른다. 아빠는 주위에 알려질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전전긍긍해한다. 여동생의 오빠이자 여동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이 영화의 감독도 여동생을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이런 혼란스러움 속에서 여동생은 아들 ‘소울’을 낳는다. 영화는 여동생을 따라, 여동생의 현재와 여동생을 비롯한 가족들의 과거를 되짚어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집안은 문제의 핵심이었던 ..

피움뷰어 2013.11.08

[돌아보는 사람들] - 규정되지 못한 자들

돌아보는 사람들 Regretters 다큐멘터리/ 스웨덴/ 60분 감독 : 마르쿠스 린딘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돌이킬 수 없는. 돌아 볼 수밖에 없는" 영화는 덴마크에서 1960년대에 처음 성전환 수술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둘은 선천적으로 남성의 신체를 타고 났으며 여성으로 수술했고 다시 남성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 영화가 특이한 점은 둘 다 원래의 성으로 돌아가려는 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빨간 옷을 입은 올란드는 다시 남성으로 수술했으며 미카엘은 수술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수술대로 들어가는 미카엘이 나온다. 이 영화는 트렌스젠더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 담고 있는 내용은 트랜스젠더로 구분 짓기엔 한정적이다. 그들은 트랜스젠더라는 성..

피움뷰어 2013.11.08

[오리엔테이션/가장자리/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은 상처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중, 어느 쪽입니까?

[오리엔테이션 / 가장자리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REVIEW 당신은 상처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중, 어느 쪽입니까? 폭력은 몸에게 가해질 수도 있고, 마음에 가해질 수도 있다. 또 사소한 흔적을 남길 수도,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온갖 형태의 폭력들은 때론 보이지 않고 심지어 당사자도 모르는 새에 사람들 사이를 오간다. 이런 일상의 폭력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위치에 놓여있을까. 당신은 폭력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인가? 그게 아니라면 폭력과는 완전히 무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1. 오리엔테이션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의과 대학에 다니던 ‘오리엔테이션’ 속 정은의 동기들은 선배들에게 이유 없는 폭행을 당한다. 이에 몇몇의 학생들은 선배들의 이유 없는 구타와 불합리..

피움뷰어 2013.11.08

[아버지의 이메일] 시선

아버지의 이메일 리뷰 - 시선 제 7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스틸컷 술만 먹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술이 원수라는 어머니,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술을 마시는 아버지, 아버지에게 맞고 도망나간 언니, 보다 못해 아버지를 밀친 나와 남동생, 맞고 나서도 다음 날 아침은 꼭 차려주어야 도리라고 생각하는 어머니. 누군가에게는 늘 똑같은 레퍼토리의 ‘진부한’ 가정폭력 일화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혹은 현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제 3자’의 눈으로 볼 때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 ‘제 3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홍재희 감독의 은 그녀의 아버지가 죽기 직전 딸(홍재희 감독)에게 보낸 47편의 이메일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일생을,가족사를 담담..

피움뷰어 2013.11.08

[회색지대 : 철장 안의 페미니즘] 가해자와 피해자, 그 언저리에 있는 회색의 사람들의 이야기

가해자와 피해자, 그 언저리에 있는 회색의 사람들의 이야기 - 영화 ‘회색지대 : 철장 안의 페미니즘’ 3살때부터 17살까지 양부의 성폭행을 견디다 못해 집에 방화를 저질러 살인죄로 잡혀온 한 여성이 있다. 그녀가 자비를 배풀어달라는 말에 가석방심사위원은 이렇게 답한다. “사형이 없다는 것이 자비다. 이미 아이오와주는 당신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다.” 영화 ‘회색지대’속 실제 가석방 심사에서 나온 말이다.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포스터 '여성폭력' 끊어지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이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살인, 살인미수, 방화, 마약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교도소에 모인건 우연같지만 실은 우연이 아니다. 영화는 여성폭력과 범죄는 연관성이 짙다고 말한다. 평생을 여성폭력을 피해 도망다닌 어떤 여..

피움뷰어 2013.11.08